입력 : 2017.03.10 10:01
탄핵정국때문에 봄이 왔어도 아직 봄이 오지 않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지만 창작 뮤지컬시장은 활짝 꽃이 폈다. 지난해 말부터 중소형 초연작들이 잇따라 쏟아지며 활기를 보이고 있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레드북'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가 거름과 물 그리고 햇빛들도 이들 작품은 최근 종연하자마자 재연을 확정했다.
몇년째 침체가 거듭되면서 수렁에 빠져든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은 이 세 작품의 매력과 '웰메이드' 창작뮤지컬이 탄생한 배경을 짚어봤다.
◇아날로그 매력…어쩌면 해피엔딩 지난 5일 막을 내린 소극장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연출 김동연)은 불황에도 잘 만든 창작뮤지컬'은 통하다는 걸 증명했다. 지난해 12월20일 개막한 이 공연은 초반부터 입소문이 번지면서 평균 유료 객석점유율 85%를 기록했다. 총 97회 중 60회가 매진됐다. 막판에는 티켓을 구하지 못한 관객이 문의가 온라인에 잇따랐다.
사람과 완전하게 흡사하게 생긴, 그러나 구형이 돼 버려진 채 외롭게 살아가는 두 헬퍼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주인공이다. '어쿠스틱한 분위기가 흐르는 미래시대'가 콘셉트로 미래가 배경이지만 재즈 레코드, 반딧불이, 제주도 등을 등장시켜 감성을 자극했다.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감성적인 멜로디와 노랫말을 선보인 작곡가 윌 애런슨·작가 박천휴 콤비의 멜로 정서가 아날로그 분위기를 북돋았다.
올리버 역의 김재범·정문성·정욱진, 클레어 역의 전미도·이지숙·최수진 등의 호연도 돋보였다. 특히 로봇을 통해 지속성 등 사랑이라는 감정의 속성을 톺아보며 메시지를 던지는데도 성공했다.
최대 공연예매사이트 인터파크의 평점은 10점 만점에 무려 9.8점을 기록했으며 후기 개순느 대형 인기 뮤지컬 못지 않은 6000개에 육박한다. 지난달 오리지널 캐스트 OST가 발매디자 이 앨범을 구입하려는 줄이 공연장 바깥으로 이어지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 같은 인기에 힘 입어 벌써부터 스몰 라이선스 형식으로 일본 공연이 확정됐다. 대본과 악보의 라이선스를 확보한 넌-레플리카 프로덕션으로 오는 5월 19~29일 도쿄 선샤인 극장에서 공연된다.
올해 이미 확정된 다른 극장 대관 등으로 변동이 있으나 이르면 올해 안에 재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전대미문의 여성캐릭터…레드북
'레드북'(연출 오경택)은 기념비적인 여성 캐릭터를 탄생시켰다는 점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신사의 나라 영국, 그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으로 평가 받는 빅토리아 시대는 여성을 남성의 부속품처럼 취급하던 때다. 안나는 이 시대에서 야한 소설, 즉 레드북을 쓰는 엉뚱한 소설가다.
그런 안나를 사랑하지만 고지식한 변호사 브라운은 자신이 옳다고 믿는 쪽으로 그녀를 변화시키려고 한다. 하지만 안나 모습 자체를 받아들인 뒤 오히려 위기에 처한 그녀를 구한다. 악영향만 끼칠 듯하던 레드북은 보수적인 사람들과 마음을 조금씩 변화시키며 긍정적인 영향을 드러낸다
그간 한국에서 공여된 뮤지컬에서 기능적이거나 수동적으로 그려진 여성 캐릭터가 활력과 통쾌한 울림을 안겨주면서 10여일의 짧은 공연 기간(지난 1월 10~22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도 화제가 됐다. 초반에 크게 주목 받지는 못했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막판에는 표가 동이 났다.
스테디셀러 창작뮤지컬로 자리매김할 태세인 '여신님이 보고 계셔'의 작가 한정석, 작곡가 이선영의 신작으로 '사랑은 마치', '낡은 침대를 타고' 등 넘버도 처음부터 귀에 척척 감긴다. 이르면 올해 안에 재공연을 계획 중이다.
◇너무나도 시적인…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연출 오세혁)는 시(詩)적인 노래와 무대, 강필석·오종혁·이상이 등 배우들의 감성적인 연기로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대학로에 잔잔한 반향을 일으킨 작품이다.
백석의 시와 사랑 이야기를 주제로 한다.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시대를 풍미했던 모던보이이자 해방 전 가장 주목 받던 시인 '백석'과 한 때 뜨겁게 사랑했던 한 시인을 못 잊어 평생을 그리워한 기생 '자야'의 시와 사랑 이야기다.
백석 시의 싯구가 신중하게 변형 또는 축약돼 노랫말로 치환되는 아름다움과 그에 동반하는 서정성이 일품이다. 멜로디뿐 아니라 의상, 무대 등 한국적인 요소가 배어 있는데 고루하지 않으면서도 이를 모던하게 배치한 연출도 눈여겨 볼만하다.
지난 1월 한국뮤지컬협회가 주최한 '제1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2016 뮤지컬 작품상' '극본·작사상' '연출상' 등 3관왕을 차지하며 작품성도 검증 받았다. 오는 10월 13일부터 내년 1월 28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재공연도 확정했다.
◇웰메이드 창작뮤지컬, 잇따른 탄생 왜?
세 작품은 숙성을 통해 점차 개발시켜온 뮤지컬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와 '어쩌면 해피엔딩'은 우란문화재단 개발프로그램 '시야 플랫폼'을 통해 개발된 공연으로, 각각 지난 2월과 9월 트라이아웃 공연 당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레드북'은 공연 제작지원금 뿐만 아니라 극장 대관과 홍보, 공연 실황 기록 지원 등을 통해 예술가들이 창작에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 제공하는 사업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박명진)의 '대한민국 창작무대 - 2016 공연예술 창작산실 우수신작 릴레이공연' 선정작이다.
작품성보다는 인기 배우를 캐스팅, 주먹구구식으로 상업적인 접근을 시도한 지난 몇몇 뮤지컬들과 달리 뚜렷한 목표와 작품 방향성을 가지고 작업한 것이 결과물로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사회의식이 높아지면서 여성 캐릭터를 다루는 방식이 변화한 것도 인기 요인이다. '레드북'의 안나뿐 아니라 당차고 적극적인 사랑스러움을 보여준 '어쩌면 해피엔딩'의 클레어, 자신의 힘으로 인생을 개척하려는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의 자야도 좀 더 많은 여성의 공감대를 살 수 있는 캐릭터였다.
뮤지컬 관계자는 "스타 배우나 물량공세만이 아닌, 작가 정신과 시대 정신을 녹여내는 새로운 뮤지컬 어법의 작품들이 잇따라 탄생하면서 침체된 대학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짚었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레드북'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가 거름과 물 그리고 햇빛들도 이들 작품은 최근 종연하자마자 재연을 확정했다.
몇년째 침체가 거듭되면서 수렁에 빠져든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은 이 세 작품의 매력과 '웰메이드' 창작뮤지컬이 탄생한 배경을 짚어봤다.
◇아날로그 매력…어쩌면 해피엔딩 지난 5일 막을 내린 소극장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연출 김동연)은 불황에도 잘 만든 창작뮤지컬'은 통하다는 걸 증명했다. 지난해 12월20일 개막한 이 공연은 초반부터 입소문이 번지면서 평균 유료 객석점유율 85%를 기록했다. 총 97회 중 60회가 매진됐다. 막판에는 티켓을 구하지 못한 관객이 문의가 온라인에 잇따랐다.
사람과 완전하게 흡사하게 생긴, 그러나 구형이 돼 버려진 채 외롭게 살아가는 두 헬퍼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주인공이다. '어쿠스틱한 분위기가 흐르는 미래시대'가 콘셉트로 미래가 배경이지만 재즈 레코드, 반딧불이, 제주도 등을 등장시켜 감성을 자극했다.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감성적인 멜로디와 노랫말을 선보인 작곡가 윌 애런슨·작가 박천휴 콤비의 멜로 정서가 아날로그 분위기를 북돋았다.
올리버 역의 김재범·정문성·정욱진, 클레어 역의 전미도·이지숙·최수진 등의 호연도 돋보였다. 특히 로봇을 통해 지속성 등 사랑이라는 감정의 속성을 톺아보며 메시지를 던지는데도 성공했다.
최대 공연예매사이트 인터파크의 평점은 10점 만점에 무려 9.8점을 기록했으며 후기 개순느 대형 인기 뮤지컬 못지 않은 6000개에 육박한다. 지난달 오리지널 캐스트 OST가 발매디자 이 앨범을 구입하려는 줄이 공연장 바깥으로 이어지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 같은 인기에 힘 입어 벌써부터 스몰 라이선스 형식으로 일본 공연이 확정됐다. 대본과 악보의 라이선스를 확보한 넌-레플리카 프로덕션으로 오는 5월 19~29일 도쿄 선샤인 극장에서 공연된다.
올해 이미 확정된 다른 극장 대관 등으로 변동이 있으나 이르면 올해 안에 재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전대미문의 여성캐릭터…레드북
'레드북'(연출 오경택)은 기념비적인 여성 캐릭터를 탄생시켰다는 점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신사의 나라 영국, 그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으로 평가 받는 빅토리아 시대는 여성을 남성의 부속품처럼 취급하던 때다. 안나는 이 시대에서 야한 소설, 즉 레드북을 쓰는 엉뚱한 소설가다.
그런 안나를 사랑하지만 고지식한 변호사 브라운은 자신이 옳다고 믿는 쪽으로 그녀를 변화시키려고 한다. 하지만 안나 모습 자체를 받아들인 뒤 오히려 위기에 처한 그녀를 구한다. 악영향만 끼칠 듯하던 레드북은 보수적인 사람들과 마음을 조금씩 변화시키며 긍정적인 영향을 드러낸다
그간 한국에서 공여된 뮤지컬에서 기능적이거나 수동적으로 그려진 여성 캐릭터가 활력과 통쾌한 울림을 안겨주면서 10여일의 짧은 공연 기간(지난 1월 10~22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도 화제가 됐다. 초반에 크게 주목 받지는 못했지만 입소문이 나면서 막판에는 표가 동이 났다.
스테디셀러 창작뮤지컬로 자리매김할 태세인 '여신님이 보고 계셔'의 작가 한정석, 작곡가 이선영의 신작으로 '사랑은 마치', '낡은 침대를 타고' 등 넘버도 처음부터 귀에 척척 감긴다. 이르면 올해 안에 재공연을 계획 중이다.
◇너무나도 시적인…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연출 오세혁)는 시(詩)적인 노래와 무대, 강필석·오종혁·이상이 등 배우들의 감성적인 연기로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대학로에 잔잔한 반향을 일으킨 작품이다.
백석의 시와 사랑 이야기를 주제로 한다.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시대를 풍미했던 모던보이이자 해방 전 가장 주목 받던 시인 '백석'과 한 때 뜨겁게 사랑했던 한 시인을 못 잊어 평생을 그리워한 기생 '자야'의 시와 사랑 이야기다.
백석 시의 싯구가 신중하게 변형 또는 축약돼 노랫말로 치환되는 아름다움과 그에 동반하는 서정성이 일품이다. 멜로디뿐 아니라 의상, 무대 등 한국적인 요소가 배어 있는데 고루하지 않으면서도 이를 모던하게 배치한 연출도 눈여겨 볼만하다.
지난 1월 한국뮤지컬협회가 주최한 '제1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2016 뮤지컬 작품상' '극본·작사상' '연출상' 등 3관왕을 차지하며 작품성도 검증 받았다. 오는 10월 13일부터 내년 1월 28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재공연도 확정했다.
◇웰메이드 창작뮤지컬, 잇따른 탄생 왜?
세 작품은 숙성을 통해 점차 개발시켜온 뮤지컬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와 '어쩌면 해피엔딩'은 우란문화재단 개발프로그램 '시야 플랫폼'을 통해 개발된 공연으로, 각각 지난 2월과 9월 트라이아웃 공연 당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레드북'은 공연 제작지원금 뿐만 아니라 극장 대관과 홍보, 공연 실황 기록 지원 등을 통해 예술가들이 창작에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 제공하는 사업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박명진)의 '대한민국 창작무대 - 2016 공연예술 창작산실 우수신작 릴레이공연' 선정작이다.
작품성보다는 인기 배우를 캐스팅, 주먹구구식으로 상업적인 접근을 시도한 지난 몇몇 뮤지컬들과 달리 뚜렷한 목표와 작품 방향성을 가지고 작업한 것이 결과물로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사회의식이 높아지면서 여성 캐릭터를 다루는 방식이 변화한 것도 인기 요인이다. '레드북'의 안나뿐 아니라 당차고 적극적인 사랑스러움을 보여준 '어쩌면 해피엔딩'의 클레어, 자신의 힘으로 인생을 개척하려는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의 자야도 좀 더 많은 여성의 공감대를 살 수 있는 캐릭터였다.
뮤지컬 관계자는 "스타 배우나 물량공세만이 아닌, 작가 정신과 시대 정신을 녹여내는 새로운 뮤지컬 어법의 작품들이 잇따라 탄생하면서 침체된 대학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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