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3.08 09:54
창극계 '환상의 커플'이 탄생했다. 각자 연출과 소리꾼 앞에 스타라는 수식을 달고 다니는 고선웅과 이자람이다.
각자의 영역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굳혀온 두 사람은 오는 4월 5~16일 달오름극장에서 초연하는 국립극장(극장장 안호상)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예술감독 김성녀) 신작 창극 '흥보씨'(Mr. Heungbo)를 통해 처음 호흡을 맞춘다.
고선웅 연출은 7일 오전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뜰아래 연습장에서 열린 '흥보씨' 제작발표회에서 이자람과 함께 작업을 하고 싶었다며 영광이라고 흡족해했다.
기발한 연출력과 비상한 필력으로 정평이 난 고 연출은 이번에 극본·연출, 창작 판소리극 '사천가' '억척가' 등으로 국내외에서 호평 받은 이자람은 이번에 작창·작곡·음악감독을 도맡았다.
"제 입장에서는 제가 맡은 작품들에 대해 새로운 관점에서 다른 해석이 필요했어요. 이자람 씨가 가지고 있는 젊고 재기발랄하면서도 창의적인 면을 원했죠. 그래서 자람 씨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함께 하고 싶었죠. 하하."(고선웅) 고 연출이 이자람과 함께 하면서 놀라웠던 점은 그녀의 텍스트 분석력이다. 이자람은 실제 마르케스의 잘 알려지지 않은 단편 '본 보이지, 미스터 프레지던트(Bon Voyage, Mr.President!)'를 '이방인의 노래'라는 제목의 공연으로 멋스럽게 옮겼고, 와일더의 희곡 '아워타운(Our Town)'를 판소리로 재창작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고 연출은 "자람 씨가 텍스트를 파악하는 능력이 어마어마하게 뛰어나다"며 "대본을 툭툭 자르고 붙이는데 정말 잘 꿰매더라고요. (자신의 별명인) '비틀기의 달인'은 자람 씨에게 더 어울리는 말이죠. 전도유망한 분입니다"고 웃었다.
이자람은 고 연출에 대해 "옥석을 가리는 눈이 있어 재빨리 판단한다"고 했다. "치울 건 재빨리 치우고, 가져갈 건 재빨리 가져가는 분이죠. 그래서 이분이 함께 하는 프로덕션은 팀워크가 좋다는 걸 알았어요"라고 덧붙였다.
올해 상반기 공연계 최대 기대작이기도 한 '흥보씨'는 판소리 '흥보가'를 고쳐쓴 작품이다. 고 연출은 대본을 집필하며 고전 속 권선징악의 교훈은 살리면서도 원작에 없는 새 이야기와 캐릭터를 추가했다.
흥보와 놀보 형제의 출생에 얽힌 비밀 사연, '다른 별에서 온 스님' '말하는 호랑이' 등의 캐릭터를 더해 극적 긴장감과 재미를 높였다. 특히 '선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원작의 주제를 오늘날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고심했다.
2014년 국립창극단 '변강쇠 점 찍고 옹녀' 극본·연출로 창극에 처음 도전해 차범석 희곡상 수상(2014)과 창극 첫 프랑스 진출(2016년 테아트르 드 라 빌) 등의 쾌거를 이뤄낸 고 연출은 "두 번 창극을 해서 괜히 실수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부담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제 머릿속에 '착하게 지내면 손해를 보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는데 '착해도 손해보지 않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연출을 맡게 된 이유를 밝혔다.
"요즘에는 그저 흐름에 내맡겨 사는 게 옳다는 생각이 들어요. 흘러가는 대로요. 그러다보니 '흥보씨'와 국립창극단과 인연을 맺게 된 거죠. 프로그램 북에 '소리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당돌하게 썼는데 연출 역시 만들어지는 것이지 제가 어떻게 한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흐름 속에 내맡겨서 생각이 건강하고 재미있는 창극을 만들려고 합니다."
'흥보씨'의 이야기는 각박해지는 세상에서 진부한 이야기일 수 있다. "연극을 하면서 진부한 것을 되돌아 봐요. 성실, 근면, 협동 등 그런 것에 관심이 생기죠."
선하며 드라마가 없어질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이 자신을 다시 끌어당겼고 했다. "고등학교 졸업할 때 '손해를 보고 살아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부모님께도 그런 말씀을 들었는데 염두했지만 이해를 못하는 부분이 있었거든요. '흥보씨'를 보면서 '그렇게 살았는데 손해를 안 본 것 같아'라는 공감을 해주셨으면 해요."
2005년 출연자로서 국립창극단 '춘향' 무대에 오른 바 있으나 창작자로서 국립창극단과 처음 호흡을 맞추는 이자람은 "기분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고 흡족해했다.
"이를 테면 저도 몰랐던 창극단이 가지고 있는 좋은 기운들과 작창을 제 작업으로 10년을 했지만 기량이 좋은 배우들이 제가 만든 소리를 불러주는 경험은 아름답고 즐거운 시간"이라는 것이다. "제 할일만 잘 하면 잘 될 프로덕션입니다"라고 웃었다.
이자람은 판소리 '흥보가' 원형을 토대로 하면서도 자유자재로 음악을 변주하고 새로운 사운드를 입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음악을 탄생시키는 중이다. '흥보가'의 눈대목을 가져와 음악의 격을 높이는 동시에 새롭게 추가된 이야기에는 리드미컬한 현대음악을 더한 것이다.
예컨대 이날 들려준 '쟁기질 노래' 데모 음원만 살펴봐도 전통의 애잔함과 현대의 그루브가 동시에 존재한다. "포스터에 UFO, 예수, 붓다 등의 이미지가 있는데 이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감각적인 사운드가 필요할 것이라고 봤어요. 사운드를 만들어주는 친구랑 협업하면서 전통과 현대적인 균형을 맞춰가고 있다"고 했다.
"새롭다는 것은 기존에 없는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대를 살면서 쌓인 데이터가 재조합되는 것이에요. 지금의 작창이나 음악이 새롭다고 하면 새로울 수 있죠. 전통의 육자배기에 우리가 아는 화성이 같이 간다든지 하면 새로운 조합을 느낄 수 있는 거죠."
하지만 음악과 작창의 목표가 새로운 것은 아니라고 했다. "대본에 충실하며 배우들이 말을 하는데 뉘앙스가 맞게 작업하는 것이 제 임무"라는 것이다.
최근 10간 리더로 있던 팀을 해산하고 첫 작업으로 '흥보씨'를 택한 이자람은 "새로운 공기, 새로운 경험, 새로운 사람들이 필요했을 때인데 이런 기회가 주어져서 열심히 일을 하며 제 몸에 흘러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각자의 영역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굳혀온 두 사람은 오는 4월 5~16일 달오름극장에서 초연하는 국립극장(극장장 안호상)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예술감독 김성녀) 신작 창극 '흥보씨'(Mr. Heungbo)를 통해 처음 호흡을 맞춘다.
고선웅 연출은 7일 오전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뜰아래 연습장에서 열린 '흥보씨' 제작발표회에서 이자람과 함께 작업을 하고 싶었다며 영광이라고 흡족해했다.
기발한 연출력과 비상한 필력으로 정평이 난 고 연출은 이번에 극본·연출, 창작 판소리극 '사천가' '억척가' 등으로 국내외에서 호평 받은 이자람은 이번에 작창·작곡·음악감독을 도맡았다.
"제 입장에서는 제가 맡은 작품들에 대해 새로운 관점에서 다른 해석이 필요했어요. 이자람 씨가 가지고 있는 젊고 재기발랄하면서도 창의적인 면을 원했죠. 그래서 자람 씨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함께 하고 싶었죠. 하하."(고선웅) 고 연출이 이자람과 함께 하면서 놀라웠던 점은 그녀의 텍스트 분석력이다. 이자람은 실제 마르케스의 잘 알려지지 않은 단편 '본 보이지, 미스터 프레지던트(Bon Voyage, Mr.President!)'를 '이방인의 노래'라는 제목의 공연으로 멋스럽게 옮겼고, 와일더의 희곡 '아워타운(Our Town)'를 판소리로 재창작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고 연출은 "자람 씨가 텍스트를 파악하는 능력이 어마어마하게 뛰어나다"며 "대본을 툭툭 자르고 붙이는데 정말 잘 꿰매더라고요. (자신의 별명인) '비틀기의 달인'은 자람 씨에게 더 어울리는 말이죠. 전도유망한 분입니다"고 웃었다.
이자람은 고 연출에 대해 "옥석을 가리는 눈이 있어 재빨리 판단한다"고 했다. "치울 건 재빨리 치우고, 가져갈 건 재빨리 가져가는 분이죠. 그래서 이분이 함께 하는 프로덕션은 팀워크가 좋다는 걸 알았어요"라고 덧붙였다.
올해 상반기 공연계 최대 기대작이기도 한 '흥보씨'는 판소리 '흥보가'를 고쳐쓴 작품이다. 고 연출은 대본을 집필하며 고전 속 권선징악의 교훈은 살리면서도 원작에 없는 새 이야기와 캐릭터를 추가했다.
흥보와 놀보 형제의 출생에 얽힌 비밀 사연, '다른 별에서 온 스님' '말하는 호랑이' 등의 캐릭터를 더해 극적 긴장감과 재미를 높였다. 특히 '선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원작의 주제를 오늘날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고심했다.
2014년 국립창극단 '변강쇠 점 찍고 옹녀' 극본·연출로 창극에 처음 도전해 차범석 희곡상 수상(2014)과 창극 첫 프랑스 진출(2016년 테아트르 드 라 빌) 등의 쾌거를 이뤄낸 고 연출은 "두 번 창극을 해서 괜히 실수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부담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제 머릿속에 '착하게 지내면 손해를 보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는데 '착해도 손해보지 않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연출을 맡게 된 이유를 밝혔다.
"요즘에는 그저 흐름에 내맡겨 사는 게 옳다는 생각이 들어요. 흘러가는 대로요. 그러다보니 '흥보씨'와 국립창극단과 인연을 맺게 된 거죠. 프로그램 북에 '소리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당돌하게 썼는데 연출 역시 만들어지는 것이지 제가 어떻게 한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흐름 속에 내맡겨서 생각이 건강하고 재미있는 창극을 만들려고 합니다."
'흥보씨'의 이야기는 각박해지는 세상에서 진부한 이야기일 수 있다. "연극을 하면서 진부한 것을 되돌아 봐요. 성실, 근면, 협동 등 그런 것에 관심이 생기죠."
선하며 드라마가 없어질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이 자신을 다시 끌어당겼고 했다. "고등학교 졸업할 때 '손해를 보고 살아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부모님께도 그런 말씀을 들었는데 염두했지만 이해를 못하는 부분이 있었거든요. '흥보씨'를 보면서 '그렇게 살았는데 손해를 안 본 것 같아'라는 공감을 해주셨으면 해요."
2005년 출연자로서 국립창극단 '춘향' 무대에 오른 바 있으나 창작자로서 국립창극단과 처음 호흡을 맞추는 이자람은 "기분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고 흡족해했다.
"이를 테면 저도 몰랐던 창극단이 가지고 있는 좋은 기운들과 작창을 제 작업으로 10년을 했지만 기량이 좋은 배우들이 제가 만든 소리를 불러주는 경험은 아름답고 즐거운 시간"이라는 것이다. "제 할일만 잘 하면 잘 될 프로덕션입니다"라고 웃었다.
이자람은 판소리 '흥보가' 원형을 토대로 하면서도 자유자재로 음악을 변주하고 새로운 사운드를 입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음악을 탄생시키는 중이다. '흥보가'의 눈대목을 가져와 음악의 격을 높이는 동시에 새롭게 추가된 이야기에는 리드미컬한 현대음악을 더한 것이다.
예컨대 이날 들려준 '쟁기질 노래' 데모 음원만 살펴봐도 전통의 애잔함과 현대의 그루브가 동시에 존재한다. "포스터에 UFO, 예수, 붓다 등의 이미지가 있는데 이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감각적인 사운드가 필요할 것이라고 봤어요. 사운드를 만들어주는 친구랑 협업하면서 전통과 현대적인 균형을 맞춰가고 있다"고 했다.
"새롭다는 것은 기존에 없는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대를 살면서 쌓인 데이터가 재조합되는 것이에요. 지금의 작창이나 음악이 새롭다고 하면 새로울 수 있죠. 전통의 육자배기에 우리가 아는 화성이 같이 간다든지 하면 새로운 조합을 느낄 수 있는 거죠."
하지만 음악과 작창의 목표가 새로운 것은 아니라고 했다. "대본에 충실하며 배우들이 말을 하는데 뉘앙스가 맞게 작업하는 것이 제 임무"라는 것이다.
최근 10간 리더로 있던 팀을 해산하고 첫 작업으로 '흥보씨'를 택한 이자람은 "새로운 공기, 새로운 경험, 새로운 사람들이 필요했을 때인데 이런 기회가 주어져서 열심히 일을 하며 제 몸에 흘러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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