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파운틴헤드', 무슨 내용이길래 4시간이나?

  • 뉴시스

입력 : 2017.03.06 13:46

연극 '파운틴헤드'
벨기에 출신의 세계에서 가장 핫한 연출가인 이보 반 호브(59)가 4년 만에 두 번째 내한 무대를 펼친다.

오는 31일부터 4월2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네덜란드의 토닐그룹 암스테르담과 함께 연극 '파운틴헤드'를 선보인다.

2012년 LG아트센터에서 '오프닝 나이트'를 통해 영화와 연극, 현실과 드라마 사이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신의 솜씨를 뽐낸 연출가다.

2006년 셰익스피어의 3개 작품을 엮어 '로마 비극'을 발표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로마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코리올레이너스', '줄리어스 시저',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를 하나로 엮은 이 작품은 중간 휴식 없이 6시간 동안 공연되는 대작임에도 새로운 극적 경험으로 모던함을 안겼다.

영국의 영 빅 씨어터와 함께 만든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으로 2015년과 지난해 영국과 미국의 권위 있는 공연예술상인 올리비에상과 토니상의 '작품상'과 '연출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지금 세계 무대에서 가장 각광받는 연출가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파운틴헤드'는 구 소련 출신으로 미국으로 망명한 작가 아인 랜드의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다. 1943년에 발표된 이 소설은 지금까지 2500만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에게 필독서로 꼽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무려 700쪽에 이르는 방대한 원작을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어버린 반 호브는 각자의 위치에서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소설 속의 등장인물들과 이야기 속에 흐르는 깊이 있는 철학에 매료됐고, 이를 연극화하기로 결심했다.

작품은 번영을 구가하며 앞다퉈 더 높이 마천루를 세워 올리던 1920~30년대 미국이 배경이다.

관습에 대한 순응, 다수와의 타협을 거부하고 오직 자신만의 신념과 예술적 가치관에 따라 건축가로서의 길을 개척해나가는 주인공 하워드 로크의 폭풍 같은 삶을 그린다.

여기에 그와는 대조적으로 사회적 평판과 성공에 매달리며 오로지 야망으로 점철된 길을 걷는 건축가 피터 키팅, 과거의 전통적인 건축디자인들을 무비판적으로 답습하며 명성을 쌓아온 건축기업가 가이 프랭컨, 이타주의의 가면을 쓰고 대중을 조종하는 지식인 엘스워스 투히, 대중과 영합하며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언론재벌 게일 와이낸드 등을 등장시킨다.

2014년 6월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서 초연된 '파운틴헤드'는 그 해 여름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다.

러닝타임이 4시간에 달하는 이 대작은 빛나는 재능과 자유롭고 독립적인 영혼을 지닌 주인공 하워드 로크의 고고한 결단과 행동의 궤적을 흥미롭게 따라간다.

창작의 본질이란 무엇이며, 예술적 진정성이란 무엇인지, 전통과 혁신, 개인의 자유의지와 이를 구속하는 집단주의 사이에서 어떠한 선택을 할 것인지 등의 철학적 질문과 마주하게 한다. 비디오 아티스트와 라이브 뮤지션 등이 앙상블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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