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2.08 03:06
[국립무용단 '향연' 흥행 비결]
초연부터 3년째 전석 매진
풍류와 강인함으로 충만한 무대
單色의상에 무용수 화장도 엷게… 춤에만 집중될 수 있도록 연출
"전통은 구식이란 고정관념 깨"
매진 또 매진이다. 2015년 12월 초연 당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전석 매진. 이듬해 4월 공연 때는 쏟아지는 관람 요청에 한 회차 더 늘려 사흘 공연. 올해는 나흘 공연(8~11일)에 이미 전 회차 전석(1205석) 매진으로 추가 174석을 부랴부랴 마련했다. 블록버스터급 뮤지컬 아닌 한국 전통무용 얘기다.
국립무용단의 '향연(饗宴)이 그 주인공이다. 11개 한국 전통춤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엮었다. 1막 '봄'은 '제의' '진연' '무의'로 이어지는 종묘제례를 부분 구현한 궁중무용으로 연회의 시작을 알린다. 2막 '여름'은 마음을 정화하는 '바라춤' '살풀이춤' '진쇠춤'으로 기원을 뜻한다. 3막 '가을'이 하이라이트. 도포 자락 휘날리며 남성적 기품을 뽐내는 '선비춤'에 이어 '장구춤' '소고춤' '오고무'로 연회의 흥을 최고조로 올린다.
국립무용단의 '향연(饗宴)이 그 주인공이다. 11개 한국 전통춤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엮었다. 1막 '봄'은 '제의' '진연' '무의'로 이어지는 종묘제례를 부분 구현한 궁중무용으로 연회의 시작을 알린다. 2막 '여름'은 마음을 정화하는 '바라춤' '살풀이춤' '진쇠춤'으로 기원을 뜻한다. 3막 '가을'이 하이라이트. 도포 자락 휘날리며 남성적 기품을 뽐내는 '선비춤'에 이어 '장구춤' '소고춤' '오고무'로 연회의 흥을 최고조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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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을 내세웠지만 젊은 층에 특히 인기다. 지난해 관객 10명 중 6명이 20~30대였다. 인터넷 게시판 등엔 "정갈하고 스타일리시한 무대에 압도됐다" "한국 춤이 이렇게 섹시할 줄은 몰랐다"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8일 개막을 앞두고 막바지 연습이 한창인 6일 국립극장을 찾았다.
◇치마폭에서 바람 가르는 소리가…
'덩덩덩쿵덕' '다다다다닥' 연습실을 가득 메운 장단에 맞춰 단원들 버선발이 재빨리 움직인다. 장구춤이다. 몸 움직이는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치마폭에서 바람 가르는 소리가 났다. 돌고, 또 돌고, 메고, 전진하고…. 무용수들의 손놀림과 하늘을 향한 발끝이 요염하고도 우아했다.
◇치마폭에서 바람 가르는 소리가…
'덩덩덩쿵덕' '다다다다닥' 연습실을 가득 메운 장단에 맞춰 단원들 버선발이 재빨리 움직인다. 장구춤이다. 몸 움직이는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치마폭에서 바람 가르는 소리가 났다. 돌고, 또 돌고, 메고, 전진하고…. 무용수들의 손놀림과 하늘을 향한 발끝이 요염하고도 우아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이수자이자 남성 태평무 1호인 조흥동 안무가는 여성 무용수의 춤이 중심이던 기존 작품에 남성성을 듬뿍 가미했다. 그는 '소고춤' 추는 남성 단원들에게 "춤사위 하나하나에 우주가 담겼다. 마음대로 끼를 부리라"고 주문했다. 발 디딤새가 단단하더니, 몸을 공중에서 회전시키는 자반뒤집기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마치 힙합이나 비보잉을 보는 느낌이었다. "소주 한 잔 쭈욱 들이켤 때 손끝까지 찌릿함이 전해지는 것처럼 너희 춤을 보는 관객들도 손끝 발끝 머리끝까지 전율을 느끼게 하라"고 다시 안무가가 외쳤다. '선비춤'도 근사했다. 의관을 갖춘 선비들이 부채를 펴고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한량무'와 겅중겅중 한 발로 뛰는 '학춤'이 어우러져 풍류가 물씬했다.
이번 공연은 어느 자리에서든 춤사위를 입체적으로 관람할 수 있도록 무대를 구성했다. 샛노란 의상을 입은 24명 무용수가 일제히 북을 두드리며 추는 '오고무'는 무대를 360도 회전시킨다. 원래 혼자서 추는 '살풀이'도 7명의 군무로 형식을 바꿔 절제되면서도 강인한 힘으로 충만한 무대를 연출한다.
◇단색 의상, 그리고 무대의 파격
연출을 맡은 패션 디자이너 출신 정구호의 실험도 '향연'을 흥행으로 이끌었다. 의상부터 새롭다. 알록달록 오방색 섞인 화려한 한복 대신 정구호는 단색을 택했다. 계절의 변화를 나타내려 1막 봄에서는 흰색과 흑색으로만, 2막은 붉은색, 3막은 초록과 파랑으로만 옷을 지었다. 정구호는 "비우고 정리하는 데서 모더니즘이 완성된다. 춤 이외의 모든 요소를 덜어내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단원들에게 화장도 최대한 엷게 하라고 주문했다.
무대는 더욱 파격이다. 스크린을 설치해 조명에 따라 색상이 변화하는 미디어 아트 요소를 가미했다. 흰색 무대와 강렬한 조명은 단원들에겐 '고통'이었다. 일부 단원은 "전통춤은 밑으로 가라앉는 춤인데 흰색 무대는 무용수가 붕 뜨는 느낌이 들고 조명도 반사돼 어지러웠다"는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관객은 그 불편이 즐겁다. 춤에 더 집중할 수 있어서다.
김미애 수석 무용수는 "전통이지만 동시대를 사는 듯 현대적으로 느껴지면서도 춤이 한결 도드라지고 세련되게 다가오는 건 특별한 무대 덕분"이라고 말했다. 무용평론가 김경애는 "전통무용은 어렵거나 구식이라고 느끼는 젊은이들이 많은데 이번 작품은 그간의 고정관념을 깬 역발상으로 조형미가 뛰어난 현대 미술작품을 보듯 세련되고 신선하다"면서 "남성적이고 스피디한 안무가 많아 몰입감이 뛰어난 것이 '향연'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8일부터 11일까지(평일 오후 8시 토요일은 3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02)2280-4114
이번 공연은 어느 자리에서든 춤사위를 입체적으로 관람할 수 있도록 무대를 구성했다. 샛노란 의상을 입은 24명 무용수가 일제히 북을 두드리며 추는 '오고무'는 무대를 360도 회전시킨다. 원래 혼자서 추는 '살풀이'도 7명의 군무로 형식을 바꿔 절제되면서도 강인한 힘으로 충만한 무대를 연출한다.
◇단색 의상, 그리고 무대의 파격
연출을 맡은 패션 디자이너 출신 정구호의 실험도 '향연'을 흥행으로 이끌었다. 의상부터 새롭다. 알록달록 오방색 섞인 화려한 한복 대신 정구호는 단색을 택했다. 계절의 변화를 나타내려 1막 봄에서는 흰색과 흑색으로만, 2막은 붉은색, 3막은 초록과 파랑으로만 옷을 지었다. 정구호는 "비우고 정리하는 데서 모더니즘이 완성된다. 춤 이외의 모든 요소를 덜어내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단원들에게 화장도 최대한 엷게 하라고 주문했다.
무대는 더욱 파격이다. 스크린을 설치해 조명에 따라 색상이 변화하는 미디어 아트 요소를 가미했다. 흰색 무대와 강렬한 조명은 단원들에겐 '고통'이었다. 일부 단원은 "전통춤은 밑으로 가라앉는 춤인데 흰색 무대는 무용수가 붕 뜨는 느낌이 들고 조명도 반사돼 어지러웠다"는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관객은 그 불편이 즐겁다. 춤에 더 집중할 수 있어서다.
김미애 수석 무용수는 "전통이지만 동시대를 사는 듯 현대적으로 느껴지면서도 춤이 한결 도드라지고 세련되게 다가오는 건 특별한 무대 덕분"이라고 말했다. 무용평론가 김경애는 "전통무용은 어렵거나 구식이라고 느끼는 젊은이들이 많은데 이번 작품은 그간의 고정관념을 깬 역발상으로 조형미가 뛰어난 현대 미술작품을 보듯 세련되고 신선하다"면서 "남성적이고 스피디한 안무가 많아 몰입감이 뛰어난 것이 '향연'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8일부터 11일까지(평일 오후 8시 토요일은 3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02)2280-4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