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승급한 신승원 "안주하면 발전 없죠"

  • 뉴시스

입력 : 2017.02.06 09:41

미소짓는 신승원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발레리나 신승원(30)이 국립발레단(예술감독 강수진) 수석무용수로 승급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대다수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2009년 국립발레단에 입단한 지 8년 만이다. 신승원은 그간 탄탄한 테크닉을 바탕으로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여 왔다.

최근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신승원은 "생각보다 많은 분들의 축하를 받았다"며 "기다려주시고 응원해주신 분들이 많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0일 강수진 예술감독에게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승급 소식을 전해들은 그녀는 "발레 무용수라면 누구나 항상 바라왔던 거"라고 했다. "더구나 솔리스트로 오래 있었거든요. 하지만 기대를 하고 있으면 실망이 클 거 같아서 마음을 내려놓고 있었어요."

신승원은 발레에 단숨에 빠져들었다. 독립문 근처에 살던 초등학교 2학년. 건강을 위해 수영을 권한 엄마를 따라 스포츠센터에 갔다가 투명 유리문 건너편에서 예쁜 선생님이 발레를 가르치는 모습을 보고 반해 "엄마 나 저거 할래"라고 말했다. 이후 취미로 접하다 초등학교 4학년 겨울방학, 예원학교 입시를 준비하는 초등학교 6학년 언니를 통해 장충동 국립극장 문화학교 내 청소년 발레교실(현 국립발레단 아카데미)에 시험을 치러 들어가게 됐다. 그 때 보조 선생님이 지금 국립발레단 대표 수석무용수인 김지영이었다.

예원학교 입학 당시만 해도 신승원은 초등학교 때 콩쿠르에 나가지 않아 무명에 가까웠다. 하지만 바로 실기 시험 등을 통해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예원학교와 서울예고를 모두 수석 졸업하는 등 내내 주목 받았다. 두 학교를 연달아 수석 졸업하는 건 지금도 드문 경우다. 2003년 '제31회 로잔 국제무용콩쿠르' 결선 최연소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발레계 황금 세대로 통하는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무용원 05학번이다. 신승원을 비롯해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박슬기, 국립발레단과 루마니아 국립발레단을 거친 윤전일,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이영도, 보스턴발레단 수석무용수인 한서혜, 국립발레단 출신 배우 왕지원 등이 동기다.

국립발레단 입단 이듬해인 2010년 '코펠리아'로 주역 데뷔를 한 뒤 '호두까지 인형'을 비롯해 여러 작품에서 주역을 맡아 눈도장을 받았다.

하지만 입단 초기는 힘든 시절이기도 했다. "욕심이 많았는지 처음부터 많은 걸 바랐다"고 머리를 긁적였다. "실력이 뛰어난 언니들도 많으니 당연한 건데, 원하던 작품에 주역을 맡지 못하니 실망을 하게 되더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신승원이 그러나 단 한번의 무대라도 소홀하게 대한 적이 없다는 건 잘 알려져 있다. "신승원이라는 사람이 무슨 역할을 맡든, 코르 드 발레(군무)로 있든 지켜보시는 분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 분들을 위해서 그리고 무용수로서 항상 최선을 다하는 건 당연하죠."

코르드발레, 솔리스트를 거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무대 위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다 알게 되니 매년 더 성숙해진 느낌이 들었어요. 특히 매년 마지막 공연은 '호두까기 인형'인데 피날레에 눈이 내리고 오케스트라 음악이 나오면 매번 심장이 터질 듯 뭉클해졌어요. 코르드발레, 솔리스트 모두 함께 하는 순간이라…"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수석무용수가 돼 설레는 마음이 드는 동시에 어깨도 무거워지는 이유다. "강수진 단장님 신무섭 부예술감독님을 비롯한 위원님들, 선배들, 후배들 그리고 부모님 모든 분에게 감사해서 더 잘해야 해요."

신승원은 강 단장에 이어 김지영 김주원 그리고 현재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들로 이어지는 스타 계보를 따르게 됐다. '말괄량이 길들이기'의 사랑스런 카테리나를 비롯해 캐릭터 분석이 탁월한 그녀는 상큼한 외모로 팬들도 많다.

"일단 더 많은 춤을 추고 싶어요. 수석무용수 자리에 걸맞은 사람이 되도록 더 노력을 해야겠죠. 항상 스스로 인정할 수 있는 무용수가 되고 싶어요. 안주하면 발전이 없잖아요. 이제부터 정말 시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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