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음이 좋았다'...클래식 음악 '도깨비' 강석우에 여사님들 환호

  • 뉴시스

입력 : 2017.02.06 09:39

콘서트 '아름다운 당신에게' 현장
씩씩하지만 과하지 않게 격정적인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 Op. 84', 영화·드라마 등에서 너무 울려퍼졌지만 매번 진가를 확인케 하는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K.622' 중 2악장, 세상의 모든 현(絃)을 연주하듯 몰아치는 사라사테의 '치고이네르바이젠 c단조 Op.20'….

2일 저녁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진행된 콘서트 '강석우의 아름다운 당신에게'에서 울려퍼진 곡들은 익숙한 클래식 음악들이었다.

하지만, 2500석을 가득 메운 객석의 뜨거운 집중력 덕분에 산뜻한 기운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그동안 공허한 메아리의 단골손님이었던 '클래식음악 대중화'라는 허울이 실속을 챙긴 현장이었다.

라디오 클래식음악 프로그램으로는 이례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CBS 음악FM(93.9㎒) '강석우의 아름다운 당신에게'(아당)가 처음 연 콘서트다.

배우 강석우는 2015년 9월부터 이 프로그램의 마이크를 넘겨 받은 강석우는 1년 만인 작년 9월 청취율 5% 달성했다. '이달의 좋은 프로그램 상' 수상, 동 시간대 청취율 1위, 심지어 최근 국내 라디오 프로그램 통틀어 청취율 톱5에 올랐다.

신사다운 풍모와 여전한 미모로 '중년계 아이돌'로 통하는 그 덕분에 클래식음악에 낯선 중장년 여성들이 대거 라디오에 귀를 쫑긋 세운 덕분이다. 이런 열기로 이번 콘서트는 티켓 오픈 즉시 매진됐다.

인터파크티켓 예매자 정보를 살펴보면 40대가 36.2%, 50대가 24.6%다. 클래식음악 마니아층을 보유한 서울시향이 오는 11일 같은 장소에서 여는 사라스테의 베토벤 교향곡 제4번 예매자 정보를 보면, 공연 업계의 큰손인 30대가 52.8%(3일 오전 현재)를 차지하는 것과 비교된다. 서울시향 이 공연의 예매에서 현재까지 40대는 13.2%, 50대는 11.3%다.

이날 공연 시작 전 로비는 스타 피아니스트 조성진, '클래식계 아이돌'로 통하는 앙상블 디토 공연 못지 않은 열기를 자랑했다. 곳곳에서 기념 사진 촬영을 하는 중장년 여성들이 눈에 띄었다. 강석우는 직접 로비에서 청중을 맞이하며 함께 사진 촬영도 했고, 덕분에 로비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공연 분위기는 정숙하고, 집중력이 대단했지만 클래식 마니아가 엄밀하게 본다면 완벽하지는 않았다. 피아니스트 김정원이 협연한 곡으로 '황제'라는 부제를 단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 E♭장조 Op.73' 악장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 나온 것이다. 본래 클래식음악 공연에서 악장 사이의 박수는 금물이다. 하지만 김정원은 진심으로 터진 박수에 당황하지 않고, 객석을 향해 정중하게 인사를 한 뒤 다음 악장을 이어갔다.

유명 오케스트라 내한공연도 아니고, 청취자와 팬들을 위한 클래식음악 현장이니 이 또한 색다른 묘미다. 김정원은 앙코르곡으로 슈베르트의 즉흥곡 90-3을 들려주며 여운을 이어갔다.

강석우는 "클래식음악을 어렵게 느끼지 않게 하는 것이 내 일이다. 지배당하지 말고, 지배하시라"고 말했다.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K.622' 중 2악장과 사라사테의 '치고이네르바이젠 c단조 Op.20'을 각각 협연한 클라리넷티스트 채재일과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에게 힘찬 박수가 쏟아졌다.

이날 정나라 부지휘자와 함께 무대에 오른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앙코르곡으로 '헝가리 무곡 제5번'을 들려줬다. 박수를 마음껏 칠 수 있는 신나는 곡이다. 객석은 이 순간 클래식음악이 주는 무거움에 해방됐다.

CBS와 '강석우의 아름다운 당신에게'는 매년 3월 이 콘서트를 정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악장 사이에 박수 듣는 경우가 점차 줄어들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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