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2.01 00:42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기 기념, 빈 국립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플로레스·가리풀리나 환상 호흡… 31일엔 임세경 '토스카' 주역 나서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기를 맞은 올 시즌, 오스트리아 빈 국립 오페라극장은 독일 연출가 위르겐 플림이 연출한 구노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을 선택했다. 지난 28일(현지 시각) 본 '로미오와 줄리엣' 지휘는 요즘 바리톤으로 맹활약 중인 플라시도 도밍고(76)가 맡았다. 로미오 역은 페루 출신 세계 정상 테너인 후안 디에고 플로레스(44), 줄리엣 역은 빈 국립 오페라극장의 솔리스트이자 요즘 국제 무대에서 화려하게 떠오르는 러시아 카잔 출신 소프라노 아이다 가리풀리나(30)였다.
도밍고가 지휘대에 나타나자 청중은 너나 할 것 없이 기뻐했다. 객석은 기분 좋은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두 사람의 죽음을 애도하는 장면으로 시작한 오페라는 줄리엣이 첫 장면에서 청바지를 입고 등장할 만큼, 전통과 현대 의상이 뒤섞인 모습이었다. 로시니, 도니제티, 벨리니 등 이탈리아 벨칸토 오페라 전문 테너인 플로레스가 프랑스 낭만 레퍼토리로 분야를 넓히면서 처음 부른 역도 이 로미오다. '줄리엣의 발코니' 장면에서 부른 로미오의 아리아 '아, 태양아 떠올라라'는 청중의 브라보 연호와 박수 갈채를 받았을 정도로 존재감이 빛났다.
가리풀리나는 2013년 도밍고의 오페랄리아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국제 무대에 데뷔했다. 최근 메릴 스트리프가 주연한 영화 '플로렌스 포스터 젱킨스'에서 릴리 퐁스 역할을 노래했을 만큼 날씬하고 아름다워 '제2의 안나 네트렙코'라 불리며 주목받고 있다. 캐퓰렛가(家) 무도회에서 부른 '줄리엣의 왈츠'는 흐름이 끊기는 듯 아쉬웠고, 독약을 마시기 전 부른 아리아는 카리스마가 부족했지만 고운 음색으로 사랑에 빠진 10대 소녀 줄리엣을 부르기에 적격이었다. 특히 플로레스와의 음량이 좋은 짝을 이뤘다. 두 사람이 하늘나라에서 만나는 설정으로 그려진 마지막 장면에선 영화 '라라랜드'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빈 국립 오페라극장은 이날 공연을 전 세계에 중계했다. 가리풀리나를 특집으로 찍는 TV 채널도 있었다. 곧 이 오페라를 영상물로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도밍고는 31일과 오는 3일(현지 시각) 빈 국립 오페라에서 소프라노 임세경, 테너 알렉산드르스 안토넨코, 바리톤 마르코 브라토냐가 출연하는 '토스카'도 지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