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관객 20% 줄어든 서울시향… 정명훈 후폭풍?

  • 김경은 기자

입력 : 2017.01.12 03:04

국공립 연주단체 중 최고지만 티켓 판매율 2년 새 92%→72%
상임지휘자·악장 空席 영향

유료 티켓 판매량 그래프

'2014년 92%→2015년 84%→2016년 72%.'

지휘자 정명훈의 빈자리가 컸던 탓일까. 서울시립교향악단(대표 최흥식)의 티켓 판매율이 2년 새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2400석)을 기준으로 2014년부터 3년간 서울시향 정기 연주회 티켓 판매량을 따져보니 2014년 92%(총 18회·평균 2201장)였던 판매율은 2015년 84%(22회·2050장), 지난해엔 72%(25회·1716장)까지 떨어졌다. 2년 새 5분의 1이 줄어든 셈이다.

티켓 판매율은 서울시향이 그동안 발표해온 유료 객석 점유율과는 다르다. 2005년 재단법인으로 독립한 서울시향은 10년 만인 2015년 전체 관객 중 유료 관객이 93.2%를 차지했다. 재단법인 출범 이전 서울시향의 유료 관객은 회당 평균 466명으로 유료 객석 점유율이 38.9%에 불과했다. 지난해에도 정기 공연 전체 유료 관객은 3만8208명으로 91%를 기록했다.

국내 국공립 연주 단체들의 티켓 판매율은 공연 관계자들에 따르면 20~30%, 기껏해야 60% 정도다. 서울시향의 티켓 판매율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공연 기획자들이 "티켓값에 비해 연주력이 뛰어난 서울시향 때문에 해외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티켓이 잘 팔리지 않는다"고 푸념할 정도다. 그러나 해마다 10%씩 뚝뚝 떨어지는 흐름을 예사로 보긴 어렵다.

서울시향의 유료 티켓 판매가 줄어든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정명훈 전 예술감독의 사임과 상임 지휘자 공석(空席)을 들 수 있다. '티켓 파워'를 갖고 있는 정 전 예술감독이 2015년 12월 갑작스럽게 서울시향을 떠나면서 지난해 그가 맡기로 되어 있던 정기 공연 25개는 대타 지휘자들이 이끌었다. 크리스토프 에셴바흐, 엘리아후 인발 등 명(名)지휘자들과 서울시향이 호흡을 맞췄으나 정 전 감독이 자리를 비운 지 반년이 지나면서 서울시향의 연주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도 나오기 시작했다.

2007년부터 함께했던 스베틀린 루세브가 떠나면서 악장도 공석이 됐다. 빈 필처럼 오래 내공을 쌓은 오케스트라라면 몰라도 서울시향처럼 재창단 10년밖에 안 된 오케스트라는 상임 지휘자가 중요하다. 선장이 없는 배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서울시향을 향한 관객 기대치는 높아진 상황에서 고르지 못한 연주력과 정 전 감독 사임 전후의 잡음으로 청중이 이탈하면서 티켓 판매율이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