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칠팔 새삼륙' 연출한 이나오 "시대에 담긴 사랑이야기"

  • 뉴시스

입력 : 2016.12.22 10:13

뮤지컬 '콩칠팔 새삼륙'
"초연 때와 비슷한 이야기지만 시각이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사람과 사람 간의 사랑 이야기에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시대에 포함된 사랑 이야기로 관점이 바뀌었죠."

2012년 당시 신선한 소재와 웰메이드 음악으로 주목 받았던 창작 뮤지컬 '콩칠팔 새삼륙'이 4년 만에 업그레이드돼 돌아왔다.

작곡가 이나오는 21일 오후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음악이 가장 중요한 작품이라 여러가지로 확장성이 필요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1931년 4월 영등포역 기차선로로 뛰어든 홍옥임과 김용주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팩션이다. 경성시대를 배경으로 아무도 자기 것을 가질 수 없던 '결핍의 시대'에 꿈과 사랑, 욕망을 깨달은 두 여성의 사랑을 그린다. 경성시대, 화려한 외면에 비해 속살은 여전히 봉건적인 세태에서 꿈을 빼앗기고 원치 않은 인생을 산 두 젊은 모던걸의 이야기다.

이 작곡가가 2008년부터 구상해온 작품으로 이번 재연에서 작가, 작사가에 이어 연출까지 맡는다. 그녀는 두 여성의 사랑 이야기를 정치적인 관점에서 풀 생각이 없다고 했다.

"제가 홍옥임과 김용주에 끌렸던 건 좀 달라요. 여러 신문물이 들이닥치는 혼재, 혼란의 시대에 모든 걸 가졌던 여성으로만 두 사람에 대한 관점이 남아 있는데 저는 연민이 더 들었거든요. 다 가진 것 같지만 분명히 아픔과 고달픔이 있었을 테고, 선로로 뛰어들 만한 이유가 있어 그런 선택을 했겠죠."

두 여성의 그런 감정과 정서를 따라가다 보니 두 여성이 처한 시대를 배제할 수 없었다며 이번 작품을 업그레이드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런 선택은 시대 때문이었을 거예요. 인력으로 타파할 수 없었던 거죠."

제목 '콩칠팔 새삼륙'은 '남의 일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고 떠든다', '콩은 팥이고, 삼 더하기 사는 육이다'라는 뜻이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사람을 가십거리로 대하는 시대를 조롱하는 말이라는 설명이다.

"말이라는 건 사람을 옭아맬 수 있어요. 하지만 그런 옭아맴에도 옥임과 용주가 나들이 가듯 웃으며 영등포 선로로 들어가는 것이 당차고 아름다웠죠."

2016년 대한민국은 여성이 유독 힘든 한 해였다. 혐오 등이 그녀들을 괴롭혔다. 이 작곡가는 "당당할 수 없는 여성의 시점을 당당할 수 있는 시선으로 평행하게 가져가고 싶었다"고 했다.

"용주가 (마지막에 부르는) 넘버 '퍼플시대'는 덜 기계적이고 서커스적이에요. 용주의 욕망과 자유분방함이 넘치죠. 그 당당함은 '달래 주세요'라는 느낌보다 '이게 쇼고 인생이고 서커스다'라는 느낌이 강해요. 비참하게 보지 말고 여유롭게 바라보자는 느낌이죠."

초연에서 용주와 옥임을 맡아 호평 받은 배우 신의정과 최미소는 재연에도 같은 역으로 출연한다. 옥임의 약혼자이자 엘리트 의대생인 류씨 역에는 배우 김대현과 김바다가 더블 캐스팅됐다. 내년 1월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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