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12.14 00:09
국립극장 마당놀이 '놀보가 온다'
탄핵 정국 반영해 매일 결말 고쳐
"도대체 최종 대본은 언제쯤 나오는 건가요?"
최순실 게이트에서 비롯된 '탄핵 정국' 파장이 마당놀이에까지 번졌다. 지난 8일 개막한 국립극장 마당놀이 '놀보가 온다'(배삼식 극본, 손진책 연출)는 매일 공연 대본을 뜯어고친다.
최신 뉴스를 반영해 풍자하는 마당놀이답게 '놀보가 온다'는 "내가 바로 비선 실세여"(마당쇠) "혼이 병든 꼬라지를 보니 나가야 쓰겄다"(놀보) "이렇게 굶으려고 태어났나 자괴감이 든다"(흥보) 같은 대사로 관객의 배꼽을 잡는다. 급기야 놀보가 탄 박 속에서 선글라스를 머리 위에 걸친 채 눈을 치켜뜬 여성이 쓱 나타났다 사라지더니 '재단' 직원들이 등장해 놀보로부터 돈을 뜯어낸다.
최순실 게이트에서 비롯된 '탄핵 정국' 파장이 마당놀이에까지 번졌다. 지난 8일 개막한 국립극장 마당놀이 '놀보가 온다'(배삼식 극본, 손진책 연출)는 매일 공연 대본을 뜯어고친다.
최신 뉴스를 반영해 풍자하는 마당놀이답게 '놀보가 온다'는 "내가 바로 비선 실세여"(마당쇠) "혼이 병든 꼬라지를 보니 나가야 쓰겄다"(놀보) "이렇게 굶으려고 태어났나 자괴감이 든다"(흥보) 같은 대사로 관객의 배꼽을 잡는다. 급기야 놀보가 탄 박 속에서 선글라스를 머리 위에 걸친 채 눈을 치켜뜬 여성이 쓱 나타났다 사라지더니 '재단' 직원들이 등장해 놀보로부터 돈을 뜯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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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면에선 '특별 어사'가 등장해 온갖 비리를 저지른 놀보를 재판정에 세운다. 어사는 객석을 향해 "여러분, 놀보를 어떻게 할까요?"라고 물어 관객을 극에 참여시킨다. 마이크를 잡은 한 관객은 화가 난 표정으로 "철저히 진상을 밝혀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합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제는 결말. 첫날인 8일 공연에선 놀보를 용서해 주고 형제가 화해하는 것으로 끝냈는데 관객 반응이 좋지 않았다. "국립극장이 정부 기관이라서 결말이 이런 거냐" "연출자가 몸 사리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도 나왔다. 연출가 손진책은 "민심이 이게 아니라는 생각이 번쩍 들어서 다음 날(9일) 공연은 놀보가 법적 처벌을 받는 것으로 바꿨다"고 했다.
그런데 이날 낮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분위기가 또 달라졌다. 이 장면에 대한 관객 열기가 가라앉았고, "놀보가 진심으로 참회하게 해 주자"는 반응이 나왔다. 국립창극단 김성녀 예술감독은 "마당놀이를 이렇게 여러 번 수정하면서 고생하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놀보가 온다'는 2014년 '심청이 온다'를 통해 잠시 끊어졌던 마당놀이 명맥을 이은 국립극장의 세 번째 작품이다.
▷내년 1월 29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공연 시간 130분, (02)2280-4114
문제는 결말. 첫날인 8일 공연에선 놀보를 용서해 주고 형제가 화해하는 것으로 끝냈는데 관객 반응이 좋지 않았다. "국립극장이 정부 기관이라서 결말이 이런 거냐" "연출자가 몸 사리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도 나왔다. 연출가 손진책은 "민심이 이게 아니라는 생각이 번쩍 들어서 다음 날(9일) 공연은 놀보가 법적 처벌을 받는 것으로 바꿨다"고 했다.
그런데 이날 낮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분위기가 또 달라졌다. 이 장면에 대한 관객 열기가 가라앉았고, "놀보가 진심으로 참회하게 해 주자"는 반응이 나왔다. 국립창극단 김성녀 예술감독은 "마당놀이를 이렇게 여러 번 수정하면서 고생하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놀보가 온다'는 2014년 '심청이 온다'를 통해 잠시 끊어졌던 마당놀이 명맥을 이은 국립극장의 세 번째 작품이다.
▷내년 1월 29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공연 시간 130분, (02)2280-4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