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 '맥베스', 판소리 만난다

  • 뉴시스

입력 : 2016.12.07 09:35

세익스피어의 비극 '맥베스'의 레이디 맥베스가 창(唱)을 통해 관객과 만난다.

국립국악원(원장 김해숙)과 림에이엠씨(대표 서정림)는 21일부터 30일까지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한태숙 연출의 연극 '레이디 맥베스'를 선보인다.

판소리, 정가 창법과 함축적인 음악 구성 등을 통해 한국적 정서를 담아낸 공연이다. 타이틀롤 레이디 맥베스는 소리꾼 정은혜가 맡았다. 담담한 감정은 아니리로, 극적인 감정은 직접 작창한 판소리로 들려준다.

이번 공연을 위해 새롭게 설정한 '도창'은 유장하고 극적인 소리의 염경애 명창이 맡았다. 염 명창은 도창으로 존재하다가 극중 인물로 동화된다. '소리시종' 역의 국립국악원 정악단의 정가 단원 박진희가 아정한 창법을 통해 몽환적이고도 섬세한 소리를 더한다.

우면당은 올해 마이크와 스피커를 쓰지 않는 자연음향 공연장으로 새 단장했다. 5명의 배우와 4명의 연주자로 채워지는 '레이디맥베스'의 간결한 음악의 매력을 살릴 수 있는 공간인 셈이다.

이와 함께 극의 이해를 위한 움직임과 표면적인 행위를 부각했다. 흙과 물 등의 재료도 사용한다. 오브제 연출을 맡은 이훈기는 5m 높이의 벽판에 숯을 개어 만든 재료로 표현주의적 기법의 강렬한 단색화를 선보인다. 덩컨왕의 초상은 극이 진행돼가면서 일그러진 레이디 맥베스 모습과 수많은 군상들로 변한다.

한 연출을 비롯해 스태프 면면도 화려하다. 작곡가 계성원, 무대 디자이너 이태섭, 조명 디자이너 김창기, 의상 디자이너 정구호가 함께 한다. 1999년부터 연극 '레이디맥베스'와 함께 해 온 정동환 그리고 권겸민, 이형훈 등의 배우도 나온다.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이지혜(가야금)와 안은경(피리), 황영남(타악)과 콘트라베이스 연주자 신동성이 연주한다.

한 연출가는 "오래전부터 레이디 맥베스의 강렬한 주제와 함축적인 대사가 '창'과 잘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연습실에서 정은혜가 부르는 레이디 맥베스의 노래를 들을 때 마다 그 비감함을 표현함에는 역시 창과 견줄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해숙 국립국악원장은 "세계적인 고전을 우리식으로 재해석해 창극으로 선보임으로서 국악을 국내외에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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