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전에 辭任은 없어… 미술관 혁신 성과 이룰 것"

  • 정유진 기자

입력 : 2016.12.06 00:28

[국립현대미술관 마리 관장 취임 1년]

눈에 띄는 성과 없다는 지적에
"올해 전시는 부임 전 결정된 것… 앤디 워홀·피카소展 열릴 예정"

"내 사전에 사임이란 없다. 앞으로 좋은 작품과 전시를 보여줄 자신이 있다. 내 임기는 2018년에 끝나지만 2019년 계획까지 기획해놨다."

마리 관장은 5일“단순히 유명 작가의 전시를 여는 것이 아니라 이 전시를 왜 해야 하는지를 고심해 전시를 기획했다”며“미술관 혁신 성과를 곧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마리 관장은 5일“단순히 유명 작가의 전시를 여는 것이 아니라 이 전시를 왜 해야 하는지를 고심해 전시를 기획했다”며“미술관 혁신 성과를 곧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진한 기자
바르토메우 마리 리바스 국립현대미술관장이 3년 임기 중 3분의 1이 지난 시점에서 '사임'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마리 관장은 5일 서울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국내 문화·예술계 공공기관 첫 외국인 수장이자, 국립현대미술관 최초 외국인 관장으로 그에게 '미술계 히딩크'를 기대했던 이들도 있었지만 1년 지난 시점의 성적표는 기대 이하란 반응이 많다.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국 미술을 알리겠다고 했지만 취임 이후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 논란을 의식한 듯 마리 관장은 이날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으로 부임한 이후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지만 올해 열린 전시는 제 부임 이전에 이미 결정된 것이었기에 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지난 3일 국회에서 통과된 예산안에서 국립현대미술관 예산이 지난해 대비 약 45% 증가했다"며 "혁신을 유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예산은 2016년 499억원에서 내년에 724억원으로 늘어난다. 이 가운데 일명 '마리 프로젝트'라는 신규 사업에 책정된 예산이 42억원 정도다. 소장품 구매 예산은 53억원에서 61억원으로 15% 증가했다.

마리 관장은 내년 2~6월 서울관에서 '앤디 워홀: 그림자들' 전을 열고, 4~7월에는 덕수궁관 '예술이 자유가 될 때: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1938~1965)' 전시를, 11월부터 내년 1월까지는 과천관에서 '리처드 해밀턴 회고전'을 연다고 밝혔다. 2018년에는 파블로 피카소 전시를 기획 중이라고 했다. 그는 또 "한국 미술을 세계화하기 위해 도록을 영어로 제작하는 등 출판 시스템을 더 체계적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마리 관장의 청사진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미술 평론가 최열씨는 "나는 외국인 관장 영입을 애초부터 반대했지만 심각한 잘못을 저지른 것이 아닌데 취임 1년 만에 사임을 얘기하는 건 성급하다"며 "전임 관장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그가 구상한 프로젝트가 어떤 열매를 거둘지 일단 좀 지켜보는 게 맞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