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12.06 09:46

"우리의 가장 큰 자산은 100여개의 작품이다. 로열티를 받고 외국 단체에 작품('라인 오브 라이프' 등)을 팔았다는 자부심도 있다."
5일 김인희 서울발레시어터(SBT) 단장은 "외국에서 단지 공연을 했다는 것보다는 정당한 돈을 받았다는 모범 사례를 만들고 싶었다"며 지난 21년의 활동을 돌아봤다.
민간 직업 발레단인 서울발레시어터가 '제2의 도약'을 선언하며 22년 만인 내년부터 단장을 교체한다. 이와 함께 2대 예술감독도 3대 체제로 변경한다.
2017년 1월부터 이 발레단은 나인호 단장·조현경 예술감독 체제로 운영된다. 부부이자 퇴임을 앞둔 김인희 초대 단장·제임스 전 2대 예술감독은 창단 20주년을 맞은 지난해부터 새로운 리더십 교체를 준비해왔다.
나 신임 단장은 김인희 단장, 제임스 전과 함께 유니버설발레단에서 활동하다가 서울발레시어터의 창단멤버로 초창기 주요작품에 주역무용수와 대외협력팀장으로 활동했다. 이 발레단의 대표작 '비잉(Being)' 등에 나왔다.
2003년 무릎부상으로 서울발레시어터를 떠났으나, 서울발레시어터가 상주단체로 있는 과천시설관리공단 '과천시민회관'에 입사해 공연장운영과 행정실무능력을 키워 왔다. 서울발레시어터 창단 때부터 활동해온 조 신임 예술감독은 '비잉'과 이 발레단의 첫 해외 수출 작품인 '라인 오브 라이프(Line of Life)' 등에서 주요배역을 맡았다. 2009년부터 지도위원을 맡아왔다.
나 단장은 "서울발레시어터는 사람으로 보면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지나 갓 성인이 됐다"며 "술도 한 잔 할 수 있고 클럽에도 갈 수 있는 나이가 됐으니 재미있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맡게 됐다"고 말했다.
김 단장과 제임스 전 예술감독의 제안에 처음부터 선뜻 응했던 건 아니다. 조 신임 예술감독은 "발레단 작품에 대해서는 충분히 알지만 운영과는 다르다고 생각했다"며 "단체를 위해서는 사업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처음엔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했다.
실제로 2014년 '세월호 참사', 지난해 메르스, 올해 '최순길 게이트' 등 외부의 문제로 공연계는 어려움을 겪어왔다.
유니버설발레단을 제외하면 단원들에게 고정 급여·4대보험을 주는 유일한 민간 발레단이었던 서울발레시어터는 이에 따라 공연별 수당으로 임금 체제를 바꿨다. 창단 21년 만에 처음으로 고정 급여 시스템을 버렸다. 올해 30명이던 단원은 20명, 사무실 직원은 10명에서 6명으로 줄었다.
김 단장은 "서울발레시어터의 존재가치, 이념과 맞지 않으면 단체에 있기 힘들죠. 남아 있는 무용수들 역시 돈 때문이 아니라 서울발레시어터를 함께 만들고, 그 가치를 함께 공유하고 꿈을 설계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현재 과천시설관리공단 과천시민회관 상주단체지만, 현재 아직 발레단 소유의 건물과 연습 공간이 없다.
김 단장은 "아직 저희 집이 없다 보니 어려움이 있다"며 "짐을 두 분께 넘겨드려 죄송하다. 전용극장과 연습실을 멋지게 만들어 넘겨드리고 싶었는데…"라고 아쉬워했다.
나 단장은 "과천시민회관에서 재직하면서 국공립시설과 발레단의 상생을 연구했다"며 "어떻게 효과적으로 상주단체로서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지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발레시어터가 과연 무엇을 잘 할 수 있을까 고민 중입니다. 100여편의 작품에 대한 마케팅을 잘해서 외부에 팔 생각도 있어요. 작품을 리뉴얼하는 과정을 제임스 전 안무가님과 같이 하고 있죠. 무엇보다 '허브' 역할을 하는 단체를 만들고 싶어요. 국립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에 들어가지 못한 좋은 무용수가 많은데 그들과 협업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외국 예술가와 소통, 다른 장르와 협업도 신경 쓸 거예요."
누구나 같이 작업을 하고 싶어 하는 단체로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도 더했다. 재정상태가 좋지 않지만 그가 충분히 해볼만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특히 작품 관련해서는 기존 예산을 줄일 생각이 없습니다. 비용을 절약하기보다는 어떻게 수익을 창출하느냐가 중요하죠. 현재 단원들에게 기본 급여를 줄 수 있는 재정이 아니지만 일단 기본급을 낮추는 대신 공연 수당을 더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어요. 그렇게 되면 국립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 단원들의 급여 수준가 비슷해질 겁니다."
김 단장과 제임스 전 예술감독은 이달 25일 퇴임 이후에도 이 단체에 힘을 싣는다. 김 단장은 발레단의 예술교육을 맡는다. 교육 활동을 꾸준히 지속해온 김 단장은 "단체를 이끄는 것과 교육을 병행하는 것이 어려웠다"며 "전국을 돌며 교육 프로그램에 집중하고 싶다고 했다. 제임스 전은 아직 상임안무가가 부재한 이 발레단의 안무와 멘토링을 계속한다.
김 단장은 한국에서 민간 예술단체를 끌고 오는 건 기적이라고 했다. "작년 겨울에 둘이 해도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지난해, 작년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일들(문화 영역에 깊숙히 관여된 최순실 게이트)이 터지니까 더 힘들었죠. 우리나라 문화예산이 많다고는 생각 안 해요. 근데 이것이 재대로 사용되면 꿈과 예술을 가진 예술가들이 신나게 자신의 영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죠."
김 단장은 그래서 일단 규모가 작은 발레시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하고 싶다고 했다. 올해 발레를 본 적이 없는 사람 2000명을 찾아 90분짜리 공연을 선보인 그녀는 "전국을 돌며 전체 파이를 키우고 싶다"고 했다. 제임스 전은 "관객 개발을 위한 나라의 문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5일 김인희 서울발레시어터(SBT) 단장은 "외국에서 단지 공연을 했다는 것보다는 정당한 돈을 받았다는 모범 사례를 만들고 싶었다"며 지난 21년의 활동을 돌아봤다.
민간 직업 발레단인 서울발레시어터가 '제2의 도약'을 선언하며 22년 만인 내년부터 단장을 교체한다. 이와 함께 2대 예술감독도 3대 체제로 변경한다.
2017년 1월부터 이 발레단은 나인호 단장·조현경 예술감독 체제로 운영된다. 부부이자 퇴임을 앞둔 김인희 초대 단장·제임스 전 2대 예술감독은 창단 20주년을 맞은 지난해부터 새로운 리더십 교체를 준비해왔다.
나 신임 단장은 김인희 단장, 제임스 전과 함께 유니버설발레단에서 활동하다가 서울발레시어터의 창단멤버로 초창기 주요작품에 주역무용수와 대외협력팀장으로 활동했다. 이 발레단의 대표작 '비잉(Being)' 등에 나왔다.
2003년 무릎부상으로 서울발레시어터를 떠났으나, 서울발레시어터가 상주단체로 있는 과천시설관리공단 '과천시민회관'에 입사해 공연장운영과 행정실무능력을 키워 왔다. 서울발레시어터 창단 때부터 활동해온 조 신임 예술감독은 '비잉'과 이 발레단의 첫 해외 수출 작품인 '라인 오브 라이프(Line of Life)' 등에서 주요배역을 맡았다. 2009년부터 지도위원을 맡아왔다.
나 단장은 "서울발레시어터는 사람으로 보면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지나 갓 성인이 됐다"며 "술도 한 잔 할 수 있고 클럽에도 갈 수 있는 나이가 됐으니 재미있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맡게 됐다"고 말했다.
김 단장과 제임스 전 예술감독의 제안에 처음부터 선뜻 응했던 건 아니다. 조 신임 예술감독은 "발레단 작품에 대해서는 충분히 알지만 운영과는 다르다고 생각했다"며 "단체를 위해서는 사업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처음엔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했다.
실제로 2014년 '세월호 참사', 지난해 메르스, 올해 '최순길 게이트' 등 외부의 문제로 공연계는 어려움을 겪어왔다.
유니버설발레단을 제외하면 단원들에게 고정 급여·4대보험을 주는 유일한 민간 발레단이었던 서울발레시어터는 이에 따라 공연별 수당으로 임금 체제를 바꿨다. 창단 21년 만에 처음으로 고정 급여 시스템을 버렸다. 올해 30명이던 단원은 20명, 사무실 직원은 10명에서 6명으로 줄었다.
김 단장은 "서울발레시어터의 존재가치, 이념과 맞지 않으면 단체에 있기 힘들죠. 남아 있는 무용수들 역시 돈 때문이 아니라 서울발레시어터를 함께 만들고, 그 가치를 함께 공유하고 꿈을 설계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현재 과천시설관리공단 과천시민회관 상주단체지만, 현재 아직 발레단 소유의 건물과 연습 공간이 없다.
김 단장은 "아직 저희 집이 없다 보니 어려움이 있다"며 "짐을 두 분께 넘겨드려 죄송하다. 전용극장과 연습실을 멋지게 만들어 넘겨드리고 싶었는데…"라고 아쉬워했다.
나 단장은 "과천시민회관에서 재직하면서 국공립시설과 발레단의 상생을 연구했다"며 "어떻게 효과적으로 상주단체로서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지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발레시어터가 과연 무엇을 잘 할 수 있을까 고민 중입니다. 100여편의 작품에 대한 마케팅을 잘해서 외부에 팔 생각도 있어요. 작품을 리뉴얼하는 과정을 제임스 전 안무가님과 같이 하고 있죠. 무엇보다 '허브' 역할을 하는 단체를 만들고 싶어요. 국립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에 들어가지 못한 좋은 무용수가 많은데 그들과 협업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외국 예술가와 소통, 다른 장르와 협업도 신경 쓸 거예요."
누구나 같이 작업을 하고 싶어 하는 단체로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도 더했다. 재정상태가 좋지 않지만 그가 충분히 해볼만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특히 작품 관련해서는 기존 예산을 줄일 생각이 없습니다. 비용을 절약하기보다는 어떻게 수익을 창출하느냐가 중요하죠. 현재 단원들에게 기본 급여를 줄 수 있는 재정이 아니지만 일단 기본급을 낮추는 대신 공연 수당을 더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어요. 그렇게 되면 국립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 단원들의 급여 수준가 비슷해질 겁니다."
김 단장과 제임스 전 예술감독은 이달 25일 퇴임 이후에도 이 단체에 힘을 싣는다. 김 단장은 발레단의 예술교육을 맡는다. 교육 활동을 꾸준히 지속해온 김 단장은 "단체를 이끄는 것과 교육을 병행하는 것이 어려웠다"며 "전국을 돌며 교육 프로그램에 집중하고 싶다고 했다. 제임스 전은 아직 상임안무가가 부재한 이 발레단의 안무와 멘토링을 계속한다.
김 단장은 한국에서 민간 예술단체를 끌고 오는 건 기적이라고 했다. "작년 겨울에 둘이 해도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지난해, 작년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일들(문화 영역에 깊숙히 관여된 최순실 게이트)이 터지니까 더 힘들었죠. 우리나라 문화예산이 많다고는 생각 안 해요. 근데 이것이 재대로 사용되면 꿈과 예술을 가진 예술가들이 신나게 자신의 영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죠."
김 단장은 그래서 일단 규모가 작은 발레시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하고 싶다고 했다. 올해 발레를 본 적이 없는 사람 2000명을 찾아 90분짜리 공연을 선보인 그녀는 "전국을 돌며 전체 파이를 키우고 싶다"고 했다. 제임스 전은 "관객 개발을 위한 나라의 문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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