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마리 관장 "사임설? 임기중 그럴 계획 없어"

  • 뉴시스

입력 : 2016.12.06 09:45

'인사권 없는 '빈껍데기 관장'? "모든 것 컨트롤"
"학예사 갈등 보지 못했다…내년 해외전시 기대"
서울관 덩치 커져 과천관과 불균형 해소 숙제

취임 1주년을 맞은 국립현대미술관 바르토메우 마리 관장이 한 월간지에서 제기한 사임설과 관련, "임기중 그럴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5일 마리 관장은 "이제 외국인 첫 관장으로 부임하지 1년인데 이런 시점에서 사임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내년에는 다양한 전시 프로그램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마리관장 임기는 3년으로 2018년 2월까지다.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으로 그의 존재감이 부각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지난 1년간 전시에 소극적이지 않았다"며 "이미 부임전 기획된 전시지만 최상의 수준으로 전시가 될 수 있도록 직원들을 자극하고 지원하고 영감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반면 "내년은 시스템의 혁신"으로 "미술관이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관장은 내년뿐만 아니라 2018년 전시 라인업과 중점 사업을 발표하며 "공공미술관으로서 질 높은 전시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술관은 공공문화 기관으로서 국민 모두에게 제공하는게 의무라고 생각한다. 나는 공공문화의 중요성을 믿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큐레이터 출신 관장으로 미술관의 정체성이 글로벌한 대화에 진입할수 있는지 중점적으로 고민했다고 했다. 그는 "유럽출신으로 다양한 국가에서 근무한 경험과 기획 전시를 통해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가 중요하다"며 무엇보다 '퀄리티'있는 질 높은 전시를 기획해 보여주는 것이 미술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첫 외국인 관장으로 그가 선정된 이유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세계화를 위한다는 명목이 컸다.

마리 관장은 미술관과 한국현대미술의 세계화를 위해 "전시도록 배급"을 우선 꼽았다. 그는 "전시 도록을 해외 공용어인 영어로, 좋은 퀄리티로 제작하는 것이 한국미술을 세계화시키는 조건"이라며 "그동안 전시의 퀄리티와 달리 전시도록의 홍보가 미흡해, 중장기적으로 한국미술관련 영문 출판과 보급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술계의 히딩크'로 화제속 부임한 마리 관장의 1년 성과는 무엇일까.

국립현대미술관에 따르면 '마리표 해외네트워크가 통했다'고 밝혔다. "한국미술의 세계화는 단계적 전략 필요한데, 무조건 들고 나가기보다 세계 무대를 향해 담론을 이끌고 있다"며 "내년에 영국 테이트 아시아 연구센터, e-flux, 테이트 등과 큰 3가지 공동 심포지엄을 진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특히 미래비전을 제시해 청주관 건립에 강한 드라이브를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당초 2019년 이던 청주관 건립을 2018년12월 준공할 수 있도록 청주시와 행정절차 신속하게 협의 완료했다고 밝혔다. 청주관은 총 사업비 578억 중 내년 154억 예산을 확보, 현재 실시 설계중으로 연내 공사/감리 용역 발주할 예정이다. '수장고 속 미술관'을 컨셉으로 5층 규모 청주관은 보이는 수장고의 개념을 도입하여 수집/보존/수복/연구와 전시를 함께 추진한다.

미술관 직원들은 마리 관장은 '워커홀릭'이라고 귀띔했다. "유럽 출장을 가도 밤에 비행기를 타고 아침에 도착해서 하루를 낭비하지 않는다"며 "열정적으로 미술관을 위해 뛰고 있다"고 전했다.

◇과천관-서울관 불균형 해소 숙제

덩치가 커지면서 국립현대미술관의 조직 구성도 개편해야한다는 지적이 내부에서 일고 있다. 과천관, 덕수궁관,서울관 3관 체제지만, 서울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서울관의 위상이 훨씬 높아지고 있다. 이미 지난해 100만명을 돌파하며 과천관, 덕수궁관을 제치고 3관의 중심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추세다.

반면, 과천관 중심의 인력과 조직 구성은 불균형이라는 문제다. 특히 과천관의 학예직이 대부분 정규직인 반면, 서울관은 임기제로 '고급 노예'라는 자조섞인 반응이 터져나오고 있다. 때문에 관장은 전시기획에 치중하기 보다, '조직 구성'관리에도 신경을 써야한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마리관장은 "서울관과 과천관은 하나의 뮤지엄이다. 계약이 다르지만 모든 직원을 동등하게 취급하고 모든 직원들은 모두 다 같은 직원들"이라며 "학예사간의 갈등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과천-서울관의 내부 갈등이 있지만 '모르쇠'인 것은 '인사권이 없는 '빈껍데기 관장이기 때문'이라는 반응이다. 마리 관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인사권을 포함해서 모든 것을 컨트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현대미술관은 내년 예산은 45%가 증액되어 724억원을 확보했다. 2016년엔 499억원으로 225억원이 늘었다. 최순실 게이트로 문체부 예산이 삭감됐지만, 미술관 예산은 예년보다 늘었다. 이 가운데 '마리 관장용' 프로젝트는 총 42억원으로, 전시 예산만 15억원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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