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11.24 00:03
슈베르트 연가곡 '겨울 나그네' 선보인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
1989년 스물둘에 독일의 작은 도시 부퍼탈에서 이 노래를 처음 불렀다. '이방인으로 왔다가 이방인으로 떠나네'로 운을 떼는 노랫말이 서늘하게 다가왔다. 슈만 콩쿠르를 비롯 각종 콩쿠르 우승을 휩쓸며 유랑하는 성악가의 삶에 발 들인 자신이 떠올랐다. 호주머니에 두 손을 넣고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속도로 터벅터벅 끈질기게 걸어가는 사나이.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49)가 거기 있었다.
22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괴르네가 부른 슈베르트의 연가곡 '겨울 나그네'는 입체감이 뚜렷했다. 슈베르트가 죽기 바로 전해인 1827년 빌헬름 뮐러의 시에 곡을 붙여 완성한 스물네 곡. 사랑하는 여인의 집을 나와 방랑길에 오른 나그네는 눈 덮인 벌판을 헤맨다.
22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괴르네가 부른 슈베르트의 연가곡 '겨울 나그네'는 입체감이 뚜렷했다. 슈베르트가 죽기 바로 전해인 1827년 빌헬름 뮐러의 시에 곡을 붙여 완성한 스물네 곡. 사랑하는 여인의 집을 나와 방랑길에 오른 나그네는 눈 덮인 벌판을 헤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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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쿠스 힌터호이저의 피아노 반주와 교감하며 속삭이듯 노래를 시작한 괴르네는 활주하는 음표를 통해 감정 변화를 선보였다. 차가운 눈을 파헤치며 옛사랑의 흔적을 찾을 땐 비명 같은 외침을 투명한 목소리에 실었다. 한스 요아힘 바이어와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에게 배운 괴르네는 1997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오페라에 데뷔했다. 이후 런던 로열 오페라하우스, 파리 국립오페라, 빈 국립오페라,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초청받았고, 바그너와 알반 베르크, 힌데미트 작품에서 주역을 맡았다. 내년 10월엔 명(名)지휘자 크리스토프 에셴바흐가 이끄는 서울시향과 바그너 오페라를 부를 예정이다.
연주 전날인 21일 호텔에서 만난 괴르네는 "가곡이 좋은 건 그 시절 뮐러와 슈베르트가 느꼈던 감정이 노랫말과 선율에 고스란히 남아 있기 때문. '오늘도 밤이 깊도록 헤매고 다녔네/ 캄캄한 어둠 속에서도 눈을 감아야 했지'라는 가사를 따라가다 보면 200년 전 작품이 지금 내 얘기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가곡은 빈의 작은 살롱에서 생겨났다. 슈베르트가 피아노를 치면 가수는 옆에서 노래를 불렀다. 청중은 30~40명 정도. 그런데 2차 대전과 1970년대 기술 혁명을 거치면서 음악 산업이 커졌다. '스타' 음악가를 보기 위해 음악회를 찾는 사람이 늘면서 한때 클래식은 팝처럼 사랑받았다. "하지만 인터넷의 발달로 즐길거리가 많아지면서 클래식은 다시 엘리트들을 위한 소(小)문화로 돌아가고 있어요. 티켓 값이 너무 비싸서 라이브 연주를 들으러 가는 게 힘들어지니까 아예 클래식을 안 듣는 거예요."
괴르네는 "클래식의 대중화는 정부 의지에 달렸다"며 중국을 꼽았다. "정부가 예산을 팍팍 지원해 세계 유명 연주자들 음악회인데도 티켓이 단돈 25유로(3만원)예요. 서민들도 부담 없이 들으러 올 수 있지요." 괴르네는 "열심히 먹고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걸 꾸준히 해낼 수 있는 힘과 용기는 다양한 문화를 골고루 즐기는 데에서 나온다"고 했다.
연주 전날인 21일 호텔에서 만난 괴르네는 "가곡이 좋은 건 그 시절 뮐러와 슈베르트가 느꼈던 감정이 노랫말과 선율에 고스란히 남아 있기 때문. '오늘도 밤이 깊도록 헤매고 다녔네/ 캄캄한 어둠 속에서도 눈을 감아야 했지'라는 가사를 따라가다 보면 200년 전 작품이 지금 내 얘기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가곡은 빈의 작은 살롱에서 생겨났다. 슈베르트가 피아노를 치면 가수는 옆에서 노래를 불렀다. 청중은 30~40명 정도. 그런데 2차 대전과 1970년대 기술 혁명을 거치면서 음악 산업이 커졌다. '스타' 음악가를 보기 위해 음악회를 찾는 사람이 늘면서 한때 클래식은 팝처럼 사랑받았다. "하지만 인터넷의 발달로 즐길거리가 많아지면서 클래식은 다시 엘리트들을 위한 소(小)문화로 돌아가고 있어요. 티켓 값이 너무 비싸서 라이브 연주를 들으러 가는 게 힘들어지니까 아예 클래식을 안 듣는 거예요."
괴르네는 "클래식의 대중화는 정부 의지에 달렸다"며 중국을 꼽았다. "정부가 예산을 팍팍 지원해 세계 유명 연주자들 음악회인데도 티켓이 단돈 25유로(3만원)예요. 서민들도 부담 없이 들으러 올 수 있지요." 괴르네는 "열심히 먹고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걸 꾸준히 해낼 수 있는 힘과 용기는 다양한 문화를 골고루 즐기는 데에서 나온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