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즈버그 美대법관, 83세에 오페라 가수 데뷔

  • 양승주 기자

입력 : 2016.11.16 00:44

'연대의 딸'서 공작부인 역 맡아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대법관
오페라 애호가인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83·사진) 미국 대법관이 오페라 가수로 공식 데뷔했다.

미국 CBS 등에 따르면 긴즈버그 대법관은 12일(현지 시각) 워싱턴 DC 존 F 케네디센터에 오른 오페라 '연대의 딸'에 조연 크라켄토프 공작부인 역으로 출연했다. 크라켄토프 공작부인은 주인공 마리가 자신의 가문과 결혼할 만한 여자인지 알아보려는 인물이다. 긴즈버그는 1994년 대사 없는 배역으로 오페라 무대에 선 적이 있으나 대사가 있는 오페라 배역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페라 가수로 공식 데뷔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왼쪽) 미국 대법관이 10일 오페라‘연대의 딸’리허설에서 크라켄토프 공작부인을 연기하고 있다.
오페라 가수로 공식 데뷔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왼쪽) 미국 대법관이 10일 오페라‘연대의 딸’리허설에서 크라켄토프 공작부인을 연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객석에서 가장 큰 환호가 나온 장면은 긴즈버그가 마리에게 "출생증명서를 만들 수 있느냐. 사기꾼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한 대목이었다고 CBS는 전했다. 미국 대선 기간 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시민권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불거진 이른바 '버서(birther)' 논란을 염두에 둔 대사였다. 진보 성향으로 대선 기간 동안 "트럼프는 사기꾼"이라고 비난했던 긴즈버그는 자신의 대사를 직접 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