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아이들에게 그릇된 거울"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 시국선언

  • 뉴시스

입력 : 2016.11.14 14:49

아동·청소년 연극 관계자들까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박근혜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나섰다. 그동안 사회적 발언에 다소 미온적이던 아동청소년연극 관계자들이 시국에 대해 성명을 발표하는 건 드문 일이다.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본부(아시테지 한국본부)는 14일 '시국선언문'을 통해 "광화문광장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촛불집회를 바라보며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고개를 들 수 없는 참담함을 느낍니다"고 밝혔다.

최근 초등학교 6학년 시험에서 '국가 살림을 위한 돈을 어디에, 어떻게 나눠 쓸지 계획한 것'이라는 질문에 '최순실'이라고 쓴 답을 가리키며 "이것이 시사하듯 대통령께서는 우리 아이들에게 그릇된 거울이 되셨다"고 토로했다.

"'세상은 권력으로 움직일 수 있다' 그리고 '권력이 있는 부모만 있으면 제2의 정유라가 될 수 있다'는 무서운 사례를 남기셨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인과응보'와 '권선징악'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극의 기본인 주제이자 사회질서의 1번"이라며 "아동청소년연극을 만드는 저희는 기본조차 지켜지지 못한 작금의 시국사태에 대해 어른으로서 너무나 부끄럽습니다"라고 토로했다.

"더 이상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대통령이 되지 마십시오. 사죄의 말 뒤에는 어떤 말도 의미가 없습니다. 그것은 변명일 뿐입니다"라며 "당장, 하야하실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아시테지 한국본부는 아동청소년극단의 교육과 지도에 힘쓰며, 국제교류 활성화에 이바지하고자 1982년 설립됐다. 현재 163개의 아동청소년 연극 전문극단, 극작가, 평론가, 기획자, 연구자 등의 회원으로 구성됐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의 모교인 성섬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이 12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2016 민중총궐기 대회'에 참여해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등 어린이·청소년 사이에서도 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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