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임 유어 맨' 레너드 코언은 누구..노벨문학상 후보까지 거명된 시인

  • 뉴시스

입력 : 2016.11.14 09:55

82세를 일기로 10일(현지시간) 별세한 캐나다 싱어송라이터 레너드 코언은 '음유시인'으로 통했다.

올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밥 딜런과 함께 팝 신에서 매년 이 상의 유력한 후보였다. 코언은 딜런과 함께 더불어 20세기 영미권 시와 관련한 여러 서적에서 자주 언급된 대중음악 뮤지션이다. 2000년대 중반 캐나다의 한 언론인은 코언에게 노벨 문학상을 받게 하자는 캠페인을 벌이며 공개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1934년 캐나다 퀘벡 주 몬트리올에서 태어난 코언은 본래 시인이었다. 1956년 첫 시집 '렛 어스 컴페어 미솔로지스(Let Us Compare Mythologies)'를 펴냈다.

1960년대에는 소설 '더 패버리트 게임(The Favorite Game)'과 '뷰티풀 루저(Beautiful Losers)'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의식의 흐름'이라는 심리주의 기법으로 유명한 소설가 제임스 조이스를 잇는 작가로 평가받기도 했다. 특히 '뷰티풀 루저'는 캐나다 대학 교재로 선정되기도 했다.

어릴 적부터 클래식 음악교육을 받은 그는 10대 때부터 펜과 함께 기타도 잡았다. '벅스킨 보이스'라는 그룹에 몸담기도 했다.

1966년 뉴욕에서 모던 포크의 대모 주디 콜린스를 만난 뒤 음악적으로 큰 변화를 맞게 된다. 콜린스는 자신의 앨범 '인 마이 라이프'에 코언이 작곡한 '수잔'을 수록하는 등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자신의 첫 앨범 '송스 오브 레너드 코언'을 발매한 1967년부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다. 그해 '뉴 포트 포크 페스티벌'에 콜린스와 함께 출연해 주목 받았다. 2년 전인 1965년 딜런이 통기타 대신 전기 기타를 들고 나옴으로써 순수 포크 뮤지션들을 경악시켰던 그 페스티벌이다.

이후 여러 히트곡을 내며 인기를 누린다. 중저음으로 읊조리는 듯한 그의 보컬은 시적인 노랫말과 덧없는 천상의 짝이었다. 멜로디는 서정적이면서 그의 고향이자 추위가 매서운 몬트리올을 닮아 시리기도 했다. '할렐루야', '아임 유어 맨', '낸시' '페이머스 블루 레인코트' 등이 대표 히트곡이다.

1990년대 불교의 '선(禪)'에 심취, 불가에 입문해 은둔생활을 하기도 했다. 2000년대 후반부터 투어를 재개, 최근까지도 왕성하게 활동했다. 2003년에 캐나다 정부로부터 명예 훈장을 받았고, 2008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2010년에는 제53회 그래미 어워드 평생공로상을 받았다.

문학 분야에서도 다양한 상을 받았다. 2007년 딜런이 받았던 스페인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아스투리아스 왕세자상'을 2011년에 차지했다. 2012년에는 국제문인단체인 펜(PEN) 뉴잉글랜드가 선정한 '제1회 노랫말 문학상' 수상자이기도 했다.

2012년 정규 12집 '올드 아이디어스(Old Ideas), 2014년 정규 13집 '파퓰러 프라블럼스(Popular Problems)'를 발매한 코언은 영원한 현역이었다. 지난달 21일 소니뮤직을 통해 발매된 '유 원트 잇 다커(You Want It Darker)'까지 14장의 스튜디오 앨범을 발표하며 음악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코언의 공식 웹사이트와 소셜 미디어는 "깊은 슬픔과 함께 레너드 코헨이 세상을 떠났음을 알린다. 그는 전설적인 시인이자 작곡가였으며 예술가였다. 우리는 많은 작품을 남기고 존경 받던 한 명의 선구자를 잃었다"고 밝혔다.

추모식은 이후 로스 엔젤레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소니뮤직은 "유가족들은 조용히 추모의 시간을 가지길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언은 '패싱 스루(passing through)'에서 노래했다. "지나가 / 지나가 / 때로는 행복하고 때로는 우울해도 / 나는 네게로 달려가서 기뻐 / 네가 지나가면서 나를 봤다고 사람들은 말하지."
  • Copyrights ⓒ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