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11.09 17:55

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사진작가 노순택은 아이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리며 '박근혜 대통령이 아빠를 미워하나봐'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랬더니 자녀가 하는 말. "헐~. 그래도 그분이 좋아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나요?"
노 작가는 9일 오전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주철환)이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블랙리스트의 시대, 예술가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연 토론회 '예술공감'에서 이 모순적인 위로의 순간을 나눴다.
이날 토론자들은 '블랙리스트'가 예술가들을 지원금으로 옥죌 수 있다는 저열한 생각에서 비롯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 작가는 돈줄을 쥐락펴락하면 예술가들은 얼마든지 갖고 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문화계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에서 취약한 곳에 놓인 이들을 장악하려는 시도"라며 '블랙리스트'는 그 시범 케이스라고 봤다.
소설가 한창훈 역시 지원금으로 예술가들을 통제하려는 시도를 '유치한 방법'이라고 정의했다. "2010년 정부에서 작가회의로 공문을 보냈는데 '광우병 시위 단체'라는 걸 인정하고 앞으로 집회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각서를 쓰면 지원금을 주겠다고 했다"며 "정말 돈 갖고 농락당하는 기분이 들어서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원금이 자기네들 돈인가? 조윤선 문화채육관광부 장관이 열심히 적금을 부어서 만든 돈이 아니다. 그건 세금인데 자기들것인양 마음대로 쓰는가"라고 토로했다.
검열 관련 잇따른 폭로도 나왔다. 연극평론가인 김미도 서울과학기술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연극배우 오현경이 데뷔 60년을 맞아 공연하려고 했던 대표작 '봄날'이 무산된 것을 예로 들었다. 이 작품의 연출가 이성열이 '블랙리스트'에 올라 정부 지원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대신 오현경이 60주년 기념작으로 '언더스터디'를 선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연극 지원 등을 심사하는 심사위원도 정부에서 관리하는 블랙리스트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1000만 영화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은 정치적으로 뜨거운 영화를 '제한 상영가' 등급으로 정하는 검열의 진화된 상태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토론회의 사회자이자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예술종합학교 이동연 교수는 "예전에는 문체부가 엘리트 행정 사무관들이 오고 싶어했던 부서인데 최근의 사태로 위상이 많이 떨어졌다"고 했다.
중앙 정부의 문화 지원책에 대한 믿음이 사실상 붕괴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특히 문화 관계자들이 몰려 있는 서울특별시의 역할이 크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블랙리스트에 오른 분들은 예술가로서 본질적인 활동을 해오신 분들"이라며 "중앙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한 작가, 작품을 지원하는 것이 이 단계에서 필요하다. 서울시 담당 관계자들이 염두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현경의 '봄날'을 시민청에서 공연하는 것이 어떠겠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청와대 정무 수석 재직 당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문화예술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연극계는 물론 그동안 사회적 발언에 다소 미온적이던 무용계에 이어 한국무용협회를 비롯해 한국건축가협회, 한국국악협회, 한국문인협회, 한국미술협회, 한국사진작가협회, 한국연극협회, 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한국음악협회 등으로 구성된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에서도 성명서를 발표했다. 대중음악인들이 시국선언을 내는 등 문화예술계 전방위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노 작가는 9일 오전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주철환)이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블랙리스트의 시대, 예술가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연 토론회 '예술공감'에서 이 모순적인 위로의 순간을 나눴다.
이날 토론자들은 '블랙리스트'가 예술가들을 지원금으로 옥죌 수 있다는 저열한 생각에서 비롯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 작가는 돈줄을 쥐락펴락하면 예술가들은 얼마든지 갖고 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문화계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에서 취약한 곳에 놓인 이들을 장악하려는 시도"라며 '블랙리스트'는 그 시범 케이스라고 봤다.
소설가 한창훈 역시 지원금으로 예술가들을 통제하려는 시도를 '유치한 방법'이라고 정의했다. "2010년 정부에서 작가회의로 공문을 보냈는데 '광우병 시위 단체'라는 걸 인정하고 앞으로 집회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각서를 쓰면 지원금을 주겠다고 했다"며 "정말 돈 갖고 농락당하는 기분이 들어서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원금이 자기네들 돈인가? 조윤선 문화채육관광부 장관이 열심히 적금을 부어서 만든 돈이 아니다. 그건 세금인데 자기들것인양 마음대로 쓰는가"라고 토로했다.
검열 관련 잇따른 폭로도 나왔다. 연극평론가인 김미도 서울과학기술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연극배우 오현경이 데뷔 60년을 맞아 공연하려고 했던 대표작 '봄날'이 무산된 것을 예로 들었다. 이 작품의 연출가 이성열이 '블랙리스트'에 올라 정부 지원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대신 오현경이 60주년 기념작으로 '언더스터디'를 선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연극 지원 등을 심사하는 심사위원도 정부에서 관리하는 블랙리스트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1000만 영화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은 정치적으로 뜨거운 영화를 '제한 상영가' 등급으로 정하는 검열의 진화된 상태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토론회의 사회자이자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예술종합학교 이동연 교수는 "예전에는 문체부가 엘리트 행정 사무관들이 오고 싶어했던 부서인데 최근의 사태로 위상이 많이 떨어졌다"고 했다.
중앙 정부의 문화 지원책에 대한 믿음이 사실상 붕괴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특히 문화 관계자들이 몰려 있는 서울특별시의 역할이 크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블랙리스트에 오른 분들은 예술가로서 본질적인 활동을 해오신 분들"이라며 "중앙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한 작가, 작품을 지원하는 것이 이 단계에서 필요하다. 서울시 담당 관계자들이 염두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현경의 '봄날'을 시민청에서 공연하는 것이 어떠겠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청와대 정무 수석 재직 당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문화예술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연극계는 물론 그동안 사회적 발언에 다소 미온적이던 무용계에 이어 한국무용협회를 비롯해 한국건축가협회, 한국국악협회, 한국문인협회, 한국미술협회, 한국사진작가협회, 한국연극협회, 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한국음악협회 등으로 구성된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에서도 성명서를 발표했다. 대중음악인들이 시국선언을 내는 등 문화예술계 전방위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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