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10.25 14:01
■ 바이올리니스트&싱어송라이터 강이채
'래디컬 파라다이스' 첫 솔로 앨범 발표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서 11월 콘서트
재즈 바이올리니스트 겸 싱어송라이터 강이채(28)는 엄마가 지어준 이름 뜻에서부터 다른 뮤지션들과 색깔이 구별된다. ‘다를 이(異)’에 ‘채색 채(彩)’, 선율과 리듬에 자신만의 색채를 칠해가며 뚜벅뚜벅 길을 걸어가고 있다.
최근 발표한 첫 번째 솔로 앨범 ‘래디컬 파라다이스(Radical Paradise)’는 그런 그녀의 존재 증명이다. 그간 강이채의 주무기였던 바이올린 소리는 앨범 전체에 종종 생각났다는 듯이 자리한다. 대신 아담한 크기지만 강력한 사운드 이펙터를 지닌 마이크로 코르그 신시사이저의 소리가 똬리를 틀고 있다.
최근 연남동에서 만난 강이채는 이 사운드에 대해 프랑스 일렉트로니카 듀오 ‘에어(Air)’의 ‘찬란하게 먹먹한 사운드’에 비유했다. “바이올린으로 표현을 한다는 것이 이제 제게 당연하게 됐는데 그걸 조금 내려놓고 싶었다”고 말했다. “바이올린 연주가 편하게 되니까, 다른 무엇이 막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보컬이나 다른 악기에 대해서요. 이번 첫 솔로 앨범은 공부하는 의미가 컸죠.”
지난해 베이시스트 권오경과 결성한 듀엣 ‘이채언루트’ 역시 강한 음악적 개성으로 대중음악 신에서 튀는 팀이지만 “해소가 안 된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일렉 사운드’가 그것이다.
“어릴 때부터 바이올린이 가진 예민하고 아름다운 선율에 대비되는 비트를 지닌 일렉 사운드에 매료됐죠”라고 웃었다.
총 13개 트랙이 실린 ‘래디컬 파라다이스’의 시작은 그래도 강이채의 음악적 출발인 바이올린이다. 첫 트랙 ‘더 바이올린’은 그녀가 미국에서 만나 ‘할아버지’라고 이름 붙인 바이올린을 갖게 된 과정을 영화 내레이션처럼 풀어낸다.
“약 100년이 된 바이올린인데 그 중 60년 동안 떠돌며 연주가 되지 않은 악기에요. 창고에 잠들어 있는 이 악기를 기적처럼 만나게 됐죠.”
타이틀곡인 ‘래디컬 파라다이스’는 자신에게 가장 소중하고 의미 있는 것인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만든 곡이다. “힘들 때만 찾는 낙원이 진짜 낙원이 아닌 것 같더라고요. 그보다 근본적인 낙원을 찾는 것에 대해 고민한 곡이에요. 결국 신념에 대한 곡이죠.”
설렘 가득한 사운드의 ‘L.A’와 엠넷 ‘슈퍼스타K 6’ 준우승자 출신인 가수 김필이 피처링한 ‘터미널’은 미국에서 어렵게 생활하며 그리워한 사람들을 만날 수 없었던 심정이 투영됐다.
‘집(Gyp)’은 그 애틋함과 절절함이 극에 달한 곡이다. 어릴 때부터 절친한 친구를 사고로 먼저 떠나보낸 2012년 써놓고 녹음을 망설였다.
“금전적으로 힘들고, 음악적으로 힘든 때 누구 하나 인생의 답을 주지 않는 상황에서 또 아픔이 찾아온 거예요. 정말 마음이 소용돌이가 쳤죠. 타지에서 혼자 음악을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라는 생각도 했어요.”
6세 때 바이올린을 켜며 클래식을 접한 강이채는 중학교 때 집시 재즈에 빠져들었다. 유튜브에서 매력적인 멜로디를 듣게 됐는데, 그 곡이 벨기에 출생의 거장 프랑스 재즈기타 연주자 장고 라인하르트의 ‘마이너 스윙’이라는 걸 알게 된 것이다.
이후 라인하르트의 음악을 듣다가 그와 ‘유럽 집시 재즈’의 흐름을 만든 프랑스의 재즈 바이올리니스트인 스테판 그라펠리에 빠졌고, 재즈를 배우기 위해 미국 버클리 음대 전액 장학생으로 유학길에 올랐다.
하지만 졸업 후 현지에서 음악가 생활은 만만하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 뉴욕, 몬트리올, 텍사스 등 섭외가 되는 지역마다 옮겨 다녔으나 연주자로서 생활한다는 것이 궁핍했다. 현지에서 표절한 뮤지션의 투어에 합류했다가 큰 상처를 받기도 했다. 그렇게 6년여를 미국에서 보낸 뒤 지친 상태로 한국에 돌아왔다.
“금전적인 것과 음악적인 것,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면 음악적인 걸 항상 추구했어요. 하지만 덕분에 많이 힘들었죠. 하지만 지금 돌아 봤을 때 음악적으로 제 자신에게 덜 부끄러워요.”
먼 길을 돈 듯하지만 자신의 음악적 뿌리를 든든히 세운 강이채는 한국에서 만난 음악적 멘토인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 그리고 평소부터 존경해온 미국 재즈 보컬 에스페란자 스팔딩의 음악을 또 다른 자양분 삼아 자라고 있다.
‘래디컬 파라다이스’ 수록곡 대다수는 올해 완성됐지만, 20대 후반에 돌아본 20대의 성장 기록이 됐다. 강이채의 현재 인생 포인트를 찍어준 음반이다. “보컬, 신시 사용 등 부족한 점이 많아요. 근데 결론은 부족하더라도 음악적으로나 감성적으로나 지금의 저를 솔직하게 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강이채는 음악만큼 외모로 확 눈길을 끈다. 특히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색인 오묘한 민트색이 머리카락 색깔에 그대로 배어 있다. 덕분에 자유분방하고 활발할 것 같은 인상이지만 사실 강이채는 수줍음이 많다. 음악은 급진적이라는 평을 받기도 하지만 말투는 누구보다 조곤조곤하다.
“제 안에 벽이 많아요. 2년 반 전에 제가 하지 않을 것 같은 일을 해보고 싶었고 머리를 민트 색으로 탈색했죠. 사람들이 지나갈 때마다 막 쳐다보고 재미있더라고요. 제가 이상하게 행동해도 별 다르게 보지 않고요. 덕분에 더 많은 걸 할 수 있게 됐죠. 호호.”
강이채가 음악적 인간적으로 성장한 날 것의 기록은 11월5일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여는 콘서트에서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래디컬 파라다이스' 첫 솔로 앨범 발표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서 11월 콘서트
재즈 바이올리니스트 겸 싱어송라이터 강이채(28)는 엄마가 지어준 이름 뜻에서부터 다른 뮤지션들과 색깔이 구별된다. ‘다를 이(異)’에 ‘채색 채(彩)’, 선율과 리듬에 자신만의 색채를 칠해가며 뚜벅뚜벅 길을 걸어가고 있다.
최근 발표한 첫 번째 솔로 앨범 ‘래디컬 파라다이스(Radical Paradise)’는 그런 그녀의 존재 증명이다. 그간 강이채의 주무기였던 바이올린 소리는 앨범 전체에 종종 생각났다는 듯이 자리한다. 대신 아담한 크기지만 강력한 사운드 이펙터를 지닌 마이크로 코르그 신시사이저의 소리가 똬리를 틀고 있다.
최근 연남동에서 만난 강이채는 이 사운드에 대해 프랑스 일렉트로니카 듀오 ‘에어(Air)’의 ‘찬란하게 먹먹한 사운드’에 비유했다. “바이올린으로 표현을 한다는 것이 이제 제게 당연하게 됐는데 그걸 조금 내려놓고 싶었다”고 말했다. “바이올린 연주가 편하게 되니까, 다른 무엇이 막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보컬이나 다른 악기에 대해서요. 이번 첫 솔로 앨범은 공부하는 의미가 컸죠.”
지난해 베이시스트 권오경과 결성한 듀엣 ‘이채언루트’ 역시 강한 음악적 개성으로 대중음악 신에서 튀는 팀이지만 “해소가 안 된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일렉 사운드’가 그것이다.
“어릴 때부터 바이올린이 가진 예민하고 아름다운 선율에 대비되는 비트를 지닌 일렉 사운드에 매료됐죠”라고 웃었다.
총 13개 트랙이 실린 ‘래디컬 파라다이스’의 시작은 그래도 강이채의 음악적 출발인 바이올린이다. 첫 트랙 ‘더 바이올린’은 그녀가 미국에서 만나 ‘할아버지’라고 이름 붙인 바이올린을 갖게 된 과정을 영화 내레이션처럼 풀어낸다.
“약 100년이 된 바이올린인데 그 중 60년 동안 떠돌며 연주가 되지 않은 악기에요. 창고에 잠들어 있는 이 악기를 기적처럼 만나게 됐죠.”
타이틀곡인 ‘래디컬 파라다이스’는 자신에게 가장 소중하고 의미 있는 것인 무엇인지 생각하면서 만든 곡이다. “힘들 때만 찾는 낙원이 진짜 낙원이 아닌 것 같더라고요. 그보다 근본적인 낙원을 찾는 것에 대해 고민한 곡이에요. 결국 신념에 대한 곡이죠.”
설렘 가득한 사운드의 ‘L.A’와 엠넷 ‘슈퍼스타K 6’ 준우승자 출신인 가수 김필이 피처링한 ‘터미널’은 미국에서 어렵게 생활하며 그리워한 사람들을 만날 수 없었던 심정이 투영됐다.
‘집(Gyp)’은 그 애틋함과 절절함이 극에 달한 곡이다. 어릴 때부터 절친한 친구를 사고로 먼저 떠나보낸 2012년 써놓고 녹음을 망설였다.
“금전적으로 힘들고, 음악적으로 힘든 때 누구 하나 인생의 답을 주지 않는 상황에서 또 아픔이 찾아온 거예요. 정말 마음이 소용돌이가 쳤죠. 타지에서 혼자 음악을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라는 생각도 했어요.”
6세 때 바이올린을 켜며 클래식을 접한 강이채는 중학교 때 집시 재즈에 빠져들었다. 유튜브에서 매력적인 멜로디를 듣게 됐는데, 그 곡이 벨기에 출생의 거장 프랑스 재즈기타 연주자 장고 라인하르트의 ‘마이너 스윙’이라는 걸 알게 된 것이다.
이후 라인하르트의 음악을 듣다가 그와 ‘유럽 집시 재즈’의 흐름을 만든 프랑스의 재즈 바이올리니스트인 스테판 그라펠리에 빠졌고, 재즈를 배우기 위해 미국 버클리 음대 전액 장학생으로 유학길에 올랐다.
하지만 졸업 후 현지에서 음악가 생활은 만만하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 뉴욕, 몬트리올, 텍사스 등 섭외가 되는 지역마다 옮겨 다녔으나 연주자로서 생활한다는 것이 궁핍했다. 현지에서 표절한 뮤지션의 투어에 합류했다가 큰 상처를 받기도 했다. 그렇게 6년여를 미국에서 보낸 뒤 지친 상태로 한국에 돌아왔다.
“금전적인 것과 음악적인 것,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면 음악적인 걸 항상 추구했어요. 하지만 덕분에 많이 힘들었죠. 하지만 지금 돌아 봤을 때 음악적으로 제 자신에게 덜 부끄러워요.”
먼 길을 돈 듯하지만 자신의 음악적 뿌리를 든든히 세운 강이채는 한국에서 만난 음악적 멘토인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 그리고 평소부터 존경해온 미국 재즈 보컬 에스페란자 스팔딩의 음악을 또 다른 자양분 삼아 자라고 있다.
‘래디컬 파라다이스’ 수록곡 대다수는 올해 완성됐지만, 20대 후반에 돌아본 20대의 성장 기록이 됐다. 강이채의 현재 인생 포인트를 찍어준 음반이다. “보컬, 신시 사용 등 부족한 점이 많아요. 근데 결론은 부족하더라도 음악적으로나 감성적으로나 지금의 저를 솔직하게 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강이채는 음악만큼 외모로 확 눈길을 끈다. 특히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색인 오묘한 민트색이 머리카락 색깔에 그대로 배어 있다. 덕분에 자유분방하고 활발할 것 같은 인상이지만 사실 강이채는 수줍음이 많다. 음악은 급진적이라는 평을 받기도 하지만 말투는 누구보다 조곤조곤하다.
“제 안에 벽이 많아요. 2년 반 전에 제가 하지 않을 것 같은 일을 해보고 싶었고 머리를 민트 색으로 탈색했죠. 사람들이 지나갈 때마다 막 쳐다보고 재미있더라고요. 제가 이상하게 행동해도 별 다르게 보지 않고요. 덕분에 더 많은 걸 할 수 있게 됐죠. 호호.”
강이채가 음악적 인간적으로 성장한 날 것의 기록은 11월5일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여는 콘서트에서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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