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10.24 01:01
[바이올리니스트 율리아 피셔 독주회]
21일 예술의전당서 내한 공연… 브람스 곡으로 피아노 연주 선보여
바이올린·비올라도 함께 켜… 악기 두개 다루는 연주자 꽤 있어
바이올린이 품 안에 울림통을 끼고 왼손가락을 오밀조밀 놀려 다채로운 소리를 빚어내는 악기라면, 피아노는 거대한 건반을 양손으로 한꺼번에 눌러 복잡한 화음을 쌓아가는 악기다. 피셔는 힐러리 한, 재닌 얀센과 함께 세계 음악계에서 주목받는 30대 여성 바이올리니스트. 하지만 피아니스트로도 인정받은 연주자다. 2008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오페라하우스에서 생상스 바이올린 협주곡 3번 연주에 이어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했다. 같은 날 바이올린과 피아노로 협연한 이 연주 실황은 음반과 DVD로도 나와 애호가들 사이에서 꽤 화제가 됐다.
율리아 피셔는 이날 두 시간 가까이 독주 프로그램을 소화하느라 오른손으로 활을 움켜쥐고 있었다. 손가락 근육이 다 풀리지 않았을 텐데도 바로 악기를 바꿔 리듬감 넘치는 타건을 선보였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눈길을 끌 만했다. 피아니스트 김주영은 "피아노 소리가 상큼하고 또렷했다. 악기와 상관없이 소리에 대한 감각을 타고났다. 자신이 얼마나 다재다능한 연주자인가를 맘껏 드러낸 시간이었다"고 했다.
율리아 피셔 말고도 두 개의 악기를 모두 잘해내는 연주자들이 음악계에는 있다. 옛 소련이 낳은 바이올린의 전설 다비트 오이스트라흐(1908~1974)는 1963년 10월 런던 로열 앨버트 홀에서 예후디 메뉴인의 지휘로 모스크바 필하모닉과 함께 모차르트의 신포니아 콘체르탄테를 연주할 때 아들인 이고르가 바이올린, 자신은 비올라를 맡아 함께 협연했다.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겸하는 연주자로는 1967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레번트릿 콩쿠르에서 당시 열아홉이던 정경화와 우승을 나눠 가진 핀커스 주커만이 있다. 국내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이유라(31)가 있다. 2006년 레오폴드 모차르트 콩쿠르 1위를 차지한 이유라는 뉴욕 필하모닉과 시카고 심포니 등 유명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실력파 연주자. 연주회에 간간이 비올라를 잡고 등장하더니, 2013년엔 세계적 권위의 독일 ARD 콩쿠르에서 비올라 분야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8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비올리스트 이승원은 이모이자 '비올라계의 대모'로 통하는 조명희가 독주회를 했을 때 피아노를 반주했다.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 서울대 교수도 동생인 첼리스트 백나영을 위해 콘서트에서 피아노 반주를 맡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