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윤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도전했어요"

  • 뉴시스

입력 : 2016.10.07 11:38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연주는 중년 전에 도전하지 말라고 했는데…. 중년의 감성이 물씬 배어 있거든요.”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연주를 앞두고 6일 오후 서초동 예술의전당 앞에서 만난 ‘차세대 바이올리니스’ 박지윤(30)은 조심스러워했다.

그녀는 7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제1번 사장조 작품78, 제2번 가장조 작품100, 제3번 라단조 작품108 등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을 들려준다.

1879년부터 1888년 사이에 발표된 이 세 곡은 중년 작곡가의 원숙함이 배어 있다.

갓 서른이 된 박지윤이 부담스러울 법하다. “20년 후 브람스 소나타를 연주하면서 지금을 돌아봤을 때, 더 발전했다고 느꼈으면 하는 마음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10대 후반에 3번을 연주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내가 너무 애였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쑥스러워하며 웃었다

박지윤이 현재 삼십 대에 접어들며 느꼈던 삶의 변화와 감성을 자연스럽게 담아낸다는 의미로 ‘내추럴리 브람스’라는 부제를 붙였다. “브람스가 곡에 자신의 많은 이야기를 풀어놓았어요. 근데 연주는 제 경험과 생각들이 우러나게 해야 하니까, 그 만큼 제 해석에 설득력이 있어야죠. 잘 전달될까 걱정이에요.”

브람스는 이 곡들을 작곡할 때 신중을 기했다. 앳된 얼굴임에도, 또래에 비해 원숙하고 고혹적인 연주를 들려준다는 평을 받는 박지윤의 장점 중 하나는 신중함이다. 그녀는 그저 “브람스에게 누를 끼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머리를 긁적였다.

세 소나타는 각자 풍겨져 나오는 느낌이 상이하다. 1번은 낭만적이며, 2번은 서정적인 기운이 물씬 풍긴다. 3번은 우수에 차 있다. 한 번에 이 세 곡을 연주하는데 상당한 집중력이 요구되는 이유다. “곡을 바꿔서 연주할 때마다 바로 감정 역시 변해야 해요. 그런 점이 힘들더라고요.”

그럼에도 브람스 소나타 3곡을 관통하는 정서는 가을. 박지윤은 올해 창단 10주년을 맞은 피아노3중주단 ‘트리오 제이드’ 멤버이기도 한데, 고혹적인 그녀는 이 팀에서 이 계절의 분위기를 풍긴다. 러블리한 이정란(첼로)는 봄, 상큼한 이효주(피아노)는 여름이다. 세 사람이 함께 모이면, 겨울의 포근함이 배어 나온다. “브람스 소나타는 그 성숙함에서 가을의 정서가 묻어나오죠. 이 계절에 그 정서를 잘 전달해드렸으면 해요.”

박지윤처럼 역시 프랑스에 기반을 두며 ‘프렌치 시크’의 감성을 뽐내는 러시아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가 이번 연주에 함께한다. 롱티보, 퀸 엘리자베스, 루빈스타인 콩쿠르 등을 석권하며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차세대 피아니스트다. 홍콩과 일본에서 리사이틀을 열 정도로 아시아에서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라쉬코프스키는 박지윤에 대해 “완벽주의자로 그녀라고 바로 알아챌 수 있는 음색을 가지고 있다”며 “음악을 과장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그 순수함을 드러낼 수 있는 연주자”라고 치켜세웠다.

박지윤은 2004년 바딤 레핀, 장자크 칸토로프, 김남윤 등을 배출한 티보 바르가 콩쿠르에서 18세의 나이로 1위와 청중상을 석권했다. 2005 롱티보 콩쿠르, 2009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입상뿐 아니라 우아한 음악성을 겸비한 바이올리니스트로 통한다. 2011년 9월부터 프랑스 페이 드 라 루아르 국립 오케스트라 악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화려한 경력의 박지윤이지만 2000년 예원학교 3학년 재학 중 프랑스로 유학을 떠난 뒤 얼마 되지 않아 심각한 어깨 통증으로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10대 후반에는 힘 조절을 못했어요. 그래서 큰 통증이 찾아왔죠. 근데, 그런 어려움을 겪고 더 성장했어요.”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연주 역시 연주자에게는 만만치 않은 부담감이다. “한번 더 성장판이 열리는 계기죠. 분명 어렵고 힘들지만 계속 감정을 덧입혀나가는 과정이 흥미로워요. 정말 아직도 많이 배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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