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국 '춤치'가 아니더라고~배우도 관객도 好好好

  • 뉴시스

입력 : 2016.08.03 10:40

■ 뮤지컬 공연계 이벤트 풍성
선물도 푸짐…객석 감동 2배

공연 막이 내려쳐지는 순간 누군가 큰 소리로 외쳤다. "뭐, 줄리안 마쉬가 춤을 춘다고?"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타탁 탁탁탁탁탁~…",

탭댄스의 경쾌한 리듬이 울려 퍼지고 신사복을 빼입은 송일국이 등장했다. 무대에서는 전혀 춤을 추지않았던 그의 발놀림에 객석은 환호가 터졌다.

지난 2일 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공연장은 연신 박수소리와 함께 행복한 기운이 넘실댔다.

무대에서 카리스마 연출가 '줄리안 마쉬'를 맡은 송일국이 이날 커튼콜에서 현란한 탭댄스를 선보이며 '춤치'라는 소문을 닫게했다.

185㎝, 듬직한 체구로 위엄을 보이던 그의 탭댄스는 가볍고 상쾌하기까지 했다. 이 무대는 공약 덕분이다. 송일국이 자신의 출연 회차 객석 점유율이 90%를 넘기면 탭댄스를 추겠다고 했고, 약속을 지킨것. 이날 공연은 매진됐다. 송일국이 탭댄스를 제대로 춰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공연제작사 샘컴퍼니는 "송일국 씨가 10일 내내 탭댄스를 배웠다"며 "짧은 기간에 이 정도 스텝을 밟는 건 대단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날은 도로시 브록 역의 최정원의 생일이기도 했다. 송일국을 중심으로 배우들, 컴퍼니가 커튼콜에 깜짝 이벤트를 열었다. 촛불 모양의 조명을 하나씩 들고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으며 관객들 역시 따라 불렀다. 최정원은 "28년 뮤지컬 인생에 이런 생일 이벤트는 처음"이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뮤지컬 관객들 역시 평소 볼 수 없는 이벤트에 큰 호응을 보였다. 서울에 사는 30대 김지연 씨는 "공연뿐 아니라 송일국 씨의 탭댄스 추는 장면과 배우들이 최정원 씨 생일 축하를 해주는 모습을 보니 더 즐거웠다"며 "또 공연을 보러 오고 싶다"고 말했다.

공연 제목 42를 연상시키는 관객 4만2000명 돌파를 앞두고 있는 이 뮤지컬은 이와 함께 20주년 감사제를 이번 주 내내 준비한다. 또 다른 마쉬 역의 이종혁은 42세 생일을 맞이해 42명의 관객들에게 만원사례, 또 다른 브록 역이 김선경은 맥주를 선물한다. 소여 역의 임혜영은 팬들과 함께 하는 '뮤지컬 클래스'를 연다.

공연계가 다양한 이벤트로 관객들 몰이에 나서고 있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이 같은 이벤트에 힘 입어 개막한 지 한달이 넘긴 지금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 개막한 대형 뮤지컬 사이에서도 일간 예매 순위 5위권을 지키고 있다.

뮤지컬계에 이미 객석 점유율을 내걸고 진행한 이벤트는 몇차례 있었다. 이름 때문에 '빵 아저씨'라는 애칭으로 통하는 뮤지컬배우 브래드 리틀은 지난 2013년 '오페라의 유령' 출연 당시 매진 공약 대로 싸이의 말춤 자세를 취했다. 지난해 개그우먼이 주축이 된 뮤지컬 '드립걸즈' 팀 역시 첫회가 매진되자, 약속대로 비키니를 입고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이벤트들은 공연계 침제가 거듭되는 상황에서 적극성을 띄는 모양새다. 휴가와 올림픽 등 대중의 관심이 다른 곳으로 분산되는 최근에 특히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막을 내린 뮤지컬 '마이 버킷리스트'는 TV홈쇼핑 'CJ오쇼핑' 채널을 통해 쇼케이스를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카뮈의 동명 원작에 서태지의 곡을 녹여낸 주크박스 창작 뮤지컬 '페스트'는 지난달 27일 원곡자인 서태지와 함께 하는 VIP 시사회를 열어 팬들의 관심을 샀다.

세 번째 시즌을 앞둔 또 다른 주크박스 창작 뮤지컬 '그날들'은 2013년 초연 때부터 함께 해온 배우 정순원과 송상은이 진행을 맡은 인터넷 방송으로 눈길을 끌었다.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라흐마니노프의 삶을 다룬 창작 뮤지컬 '라흐마니노프'는 7일 미니음악회를 연다.

푸짐한 선물도 준비했다.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 중인 '위키드'는 관객 대상 총 3000만원 규모의 선물을 증정하는 '위키드 그린 쇼박스' 이벤트를 연다. 국내 공연 통산 600회를 기록하는 5일 오후 8시 공연과 마지막 공연인 28일 오후 7시 공연의 관객, 공식 페이스북 이벤트 참가자 대상으로 럭키 드로 행사를 진행한다. 공연 종료 후 배우들이 그린 쇼박스에서 추첨, TV, ANA 도쿄 왕복 항공권, 배우 애장품 등을 증정한다.

공연계 관계자는 "업계가 기존 뮤지컬 관객들만으로는 흥행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스마트폰 등 놀거리가 많아진 이 때 뮤지컬계의 이색 마케팅은 당연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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