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의 작은 움직임까지… 객석 채우는 생생한 음색

  • 김경은 기자

입력 : 2016.07.04 01:29

다음 달 개관 앞둔 롯데콘서트홀
"월트디즈니홀과 비슷한 느낌… 울림 좋으나, 퍼지는 音 아쉬워"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이다. LA 월트디즈니홀, 도쿄 산토리홀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다."(음향 전문가 최진)

"음색이 맑고 밝고 고급스럽다. 아주 작은 소리도 놓치지 않고 풍성하게 살려내 연주자들에게는 다소 두려운 홀이 될 수 있다."(음악 칼럼니스트 최은규)

지난 1일 저녁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 인구 1000만이 사는 수도 서울에 28년 만에 들어서는 클래식 전용홀(2036석)인 롯데콘서트홀이 속살을 드러냈다. 사전 공연으로 이뤄진 코리안 심포니(지휘 임헌정)의 연주와 함께였다. 오는 8월 18일 개관하는 롯데콘서트홀은 월트디즈니홀과 산토리홀 음향을 설계한 세계적 음향전문가 도요타 야스히사가 음향을 맡고, 베를린 필하모니 홀처럼 포도밭(빈야드) 모양으로 설계돼 애호가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지난 1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리허설 중인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이날 코리안 심포니는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 등을 연주하며 롯데콘서트홀의 마지막 시험 공연을 마무리했다.
지난 1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리허설 중인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이날 코리안 심포니는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 등을 연주하며 롯데콘서트홀의 마지막 시험 공연을 마무리했다. /연합뉴스

무대 정중앙 뒷면에서 높이 10m에 달하는 대형 파이프오르간이 은빛 몸집을 반짝이며 굽어보는 가운데 슈만 첼로 협주곡(협연 목혜진)이 먼저 연주됐다. 첫인상은 촉촉한 물기 가득한 숲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었다. 이어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은 한결 울림이 풍성해 공연장을 가득 채우는 것 같았다. 활의 사소한 움직임마저 날것 그대로 생생하게 다가왔다.

객석이 전체(2036석) 절반 정도 찬 상황임을 감안하더라도 이날 공연은 음향에서 합격점을 받을 만했다. 롯데콘서트홀은 지난 3월부터 서울시립교향악단과 KBS교향악단, 코리안 심포니 등 관현악을 비롯해 현악·관악 앙상블, 성악 독주회, 파이프오르간 연주, 국악, 재즈 등 다양한 공연으로 음향을 실험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대체로 호평이 쏟아졌다. 해외 유명 공연장을 자주 찾는 음악 칼럼니스트 황장원씨는 "공연장의 울림이나 음색의 질이 좋다. 전체적인 느낌이 월트디즈니홀과 비슷하다. 다만 월트디즈니홀은 "악기 소리가 하나로 모이는 반면 롯데콘서트홀은 많이 퍼진다"고 말했다.

최근 롯데콘서트홀에서 경기필의 말러 교향곡 5번 녹음에 엔지니어로 참여한 음향 전문가 최진씨는 "연주뿐 아니라 녹음에도 굉장히 좋은 홀이었다. 잔향이 풍부하고, 저음은 잘 나오면서 고음도 살아 있다"고 말했다. 정식 개관 공연은 다음 달 18~19일 지휘자 정명훈이 이끄는 서울시향이 작곡가 진은숙의 세계 초연곡 '별들의 아이들의 노래'로 출발한다. 같은 달 25일에는 임헌정과 코리안 심포니가 말러 교향곡 8번, 일명 '1000인 교향곡'을 연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