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전시] 호안미로의 '호흡과 리듬'·기괴한 '오를랑'外

  • 뉴시스

입력 : 2016.07.01 10:01

"저만의 호흡, 리듬, 색채로 그린 작품으로 틀림없는 저의 그림"이란 말은 우리나라 미술역사에 분명 기록될 것 같다. 위작 논란에 휩싸인 이우환 화백이 문제의 13점을 직접 본후 한 말이다. '호흡이나 리듬은 지문과 같다"고 했고, '작가들은 자신의 그림은 1분만에 봐도 딱 안다'고 했다. 6월 마지막주, 이우환 화백이 휩쓸고 간 자리는 결국 '그림'만 남았다. 그림은 '그리움'의 준말이라고 한다. 그리움은 보고싶은데 보지 못해서 생긴다. 여름의 시작, 7월의 첫 주는 '그리움'을 풀어보면 어떨까. 전시장은 작가들의 고유한 '호흡과 리듬 색채'로 담아낸 '그림'투성이다.


◇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호안미로전= 스페인의 위대한 화가인 호안 미로는 고야, 살바도르 달리 피카소의 계보를 잇는 초현실주의 작가다. '꿈을 그린 화가'를 타이틀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호안 미로의 대규모 회고전이다. 미로의 마지막 창조적 시기(1956-1981)인 마요르카에 제작된 작품들중 가장 뛰어난 작품 260여점이 전시됐다. 일본 서예에서 영향을 받아 제작한 동양화같은 그림이 눈길을 끈다. 과감한 붓 터치와 여백이 돋보이는 거친 흑백작품은 미로만의 호흡과 리듬이 새롭게 느껴진다.


◇ 일민미술관 '멀리있는 방'전 = 포르투갈에서 온 두 예술거장의 합작품전이다. 필름의 빛을 통한 거대한 조각 작품이 그림자처럼 설치됐다. 영화감독 페드로 코스타(58와 조각가 후이 샤페즈(53)의 2인전으로 페드로 코스타의 영상 작품과 후이 샤페즈의 입체·조각 작품 40여점이 어우러졌다. 3m 강철 조각에 응축된 에너지를 뿜어내는 2 전시실이 볼만하다. 후이 샤페즈는 검고 무거운 재료인 철을 재료로 대형 추상 입체 조각을 선보이며 낯선 미적 체험을 전달한다.


◇국제갤러리 유명한 무명전= 확바뀐 전시장.'국제갤러리가 맞나?' 할 정도다. 그동안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전시만 열어 화이트큐브의 엄숙하고 권위적이었던 전시장이 마치 '실험미술장터'처럼 꾸며졌다.
동시대 미술의 촉망받는 작가들을 모은 그룹전으로 젊은 작가들의 기발하고 엉뚱함으로 전시장은 생동감이 넘친다. 김성원 큐레이터가 기획한 전시로 김영나, 김희천, 남화연, 베리띵즈, 오민, 이윤이, EH의 신작과 대표 작품을 소개한다.
◇이상원미술관 한애규 개인전 = 조각가 한애규의 지난 2005년부터 10년간 작업했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수 있는 전시다. 이상원미술관은 춘전 화악산 중턱에 자리잡아 대자연 품에 감싸인 전시장이다. 이번 전시는 2014년 개관한 이상원미술관의 첫 번째 외부작가 기획전이다. 약 300평 규모의 전시장에 작가의 대표작인 테라코타 입체, 부조 작품 60여점을 선보인다. 일상에 깃든 진실을 깊이 아로새긴 작품은 보기만해도 마음이 풀어진다. 그리움, 고마움, 막막함, 허무함등 삶에 대한 애잔함을 담아 말없는 위로를 건넨다.


◇ 성곡미술관 를랑 회고전 = 캔버스 대신 자신의 몸을 창작을 위한 도구로 삼은 프랑스의 대표 설치퍼포먼스 작가다. 1990년대 ‘성형수술 퍼포먼스’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외과 수술대에서 자신이 받는 수술의 전 과정을 위성중계 하는 퍼포먼스였다. 영어, 불어, 수화로 통역하고 전 세계로 생방송해 세계 미술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현재 더 이상 성형수술이 어려워진 후에는 다양한 첨단 기술을 활용한 작업을 하고 있다. '오를랑 테크노바디 1966 – 2016'를 타이틀로 펼치는 이번 전시에는 자신의 신체를 변형시킨 3D아바타 증강현실, 사진, 비디오게임 등을 선보인다.
  • Copyrights ⓒ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