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리뷰] 청순가련 스토리인데…<br>왜 탄산수처럼 신선할까

  • 유석재 기자

입력 : 2016.06.16 00:38

리틀잭

"그러다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줄리는 우주 저 멀리서 별들이 우리를 향해 플래시를 터뜨리며 사진을 찍고 있는 것 같다는 소릴 하곤 했죠."

당혹스러울 정도로 낭만적인 대사가 이 작품에선 그다지 어색하지 않게 들린다. '리틀잭'(옥경선 극본, 다미로 작곡, 황두수 연출)은 1960년대식 청순가련 러브 스토리가 탄산수 같은 신선함으로 다가오는 소극장 창작 뮤지컬이다. 가상의 영국 밴드 '리틀잭'이 소박한 라이브 클럽에서 공연하며 관객을 향해 잔잔한 어조로 지난날을 회상하는 형식이다.

뮤지컬 '리틀잭'
/HJ컬쳐
황순원 소설 '소나기'를 모티브로 했다는 작품의 줄거리는 새로울 게 없다. 가난한 주인공이 부잣집 딸을 우연히 만나 첫사랑에 빠지지만 병에 걸린 여자는 남아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얘기. 하지만 무대는 '죽음이 결코 지배하지 못하리라… 연인들을 잃더라도 사랑은 잃지 않으리라'는 딜런 토머스의 유장한 시와 '위대한 유산' 같은 찰스 디킨스의 소설이 등장하는 아날로그적인 분위기여서 신선하다. 거기에 4인조 밴드의 라이브 연주가 어쿠스틱·팝발라드·블루스·하드록 같은 장르를 넘나들며 다채로움을 더한다.

삽입 11곡 중에서도 남녀 주인공 잭과 줄리의 듀엣곡 '심플'과 '유'는 서정적인 감성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남자가 "바보같이 구는 날에도 제일 먼저 기대고 싶은 건 너"라고 노래하면 여자는 "아침에 꼭 마셔야 하는 따뜻한 커피 한잔 같아, 놓치면 안 될 기차 같아, 저녁 뒤 필요한 디저트 같아"라고 받는다. 순수한 감정에만 충실했던, 그 섬광과도 같은 순간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다.

잭 역 김경수는 천연덕스러운 애드리브로 극 분위기를 주도했고, 앙상블(뮤지컬 단역 배우) 출신인 줄리 역의 랑연은 탁월한 가창력으로 시선을 끌었다. 벽에 가득 붙인 포스터를 빼고는 1960년대 브리티시 록 분위기가 별로 나지 않은 것은 아쉽다.

▷7월 31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 (02)588-7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