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6.16 00:59
소극장, 두 방향으로 진화한다
①관객·배우 거리 좁혀 생생히 ②무대·음향 질 높여 알차게
표를 끊고 공연장에 들어간 관객은 그 좁은 공간에서 객석과 무대를 구분하는 게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연극 '사이레니아'(8월 15일까지 대학로 TOM 연습실A)는 폭풍우로 고립된 등대 안 밀폐된 공간을 68㎡(약 20평) 넓이로 재현하고, 그 공간 안에 객석 30석을 배치한 2인극이다. 남녀 주인공의 연기와 미세한 표정 변화, 땀과 숨소리까지도 관객 코앞에서 펼쳐진다.
'작아지거나 좋아지거나'. 소극장이 두 방향으로 진화(進化)하고 있다. 편한 의자 놓거나 객석 수 늘리던 종래의 업그레이드가 아니다. ①가까운 곳에서 배우의 연기를 생생하게 볼 수 있도록 더 작은 '극(極)소극장'으로 꾸미거나 ②무대와 음향 등의 질을 높여 알차게 만드는 '강(强)소극장'으로 만드는 것이다.
◇극(極)소극장―코앞서 펼쳐지는 연기
밀폐된 무대 안에 객석을 배치하는 형식의 연극은 2014년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에서 소개된 영국 연출가 제스로 컴튼의 '벙커 트릴로지'였다. 컴튼의 후속작인 '카포네 트릴로지' 역시 같은 형식으로 지난해 라이선스 초연돼 좋은 평을 얻었고, 올해 재공연(7월 5일~9월 18일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소극장)된다. 세 번째 소개된 컴튼의 작품 '사이레니아'에선 아예 극장 연습실을 공연장으로 바꿨다. '더 생생한 연극 관람'을 위해 작은 소극장이 더 작아지는 셈이다.
'작아지거나 좋아지거나'. 소극장이 두 방향으로 진화(進化)하고 있다. 편한 의자 놓거나 객석 수 늘리던 종래의 업그레이드가 아니다. ①가까운 곳에서 배우의 연기를 생생하게 볼 수 있도록 더 작은 '극(極)소극장'으로 꾸미거나 ②무대와 음향 등의 질을 높여 알차게 만드는 '강(强)소극장'으로 만드는 것이다.
◇극(極)소극장―코앞서 펼쳐지는 연기
밀폐된 무대 안에 객석을 배치하는 형식의 연극은 2014년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에서 소개된 영국 연출가 제스로 컴튼의 '벙커 트릴로지'였다. 컴튼의 후속작인 '카포네 트릴로지' 역시 같은 형식으로 지난해 라이선스 초연돼 좋은 평을 얻었고, 올해 재공연(7월 5일~9월 18일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소극장)된다. 세 번째 소개된 컴튼의 작품 '사이레니아'에선 아예 극장 연습실을 공연장으로 바꿨다. '더 생생한 연극 관람'을 위해 작은 소극장이 더 작아지는 셈이다.

대학로 한복판의 수현재빌딩 7층 옥상에서 금요일 오후 7시마다 공연되는 '수현재 10분 극장'도 이처럼 '더 작은 무대'의 연극이다. 별다른 세트나 조명도 없는 무대지만 해질 녘 도시를 배경으로 일상 속에서 펼쳐지는 듯한 공연에 관객 반응이 좋다.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주최로 열리는 1인극 시리즈 '옆집에 배우가 산다'는 아예 배우 자택 1~2평 공간을 무대와 객석으로 꾸몄다.
◇강(强)소극장―무대·음향의 고급화
"여긴 객석 반, 무대 반이네!" 최근 대학로에 문을 연 소극장 CJ아지트를 보고 연출가 문삼화가 한 말이다. 이 극장은 무대가 가로 11m, 세로 9.8m, 높이 4.9m로 중극장 규모인 반면 객석은 최대 200석만 배치했다. 공간 설계를 맡은 무대미술가 박동우는 "무대를 변형할 수 있게 만들어 창작의 자유를 추구하고, 객석과 무대 사이의 거리를 좁혔다"고 설명했다.
CJ아지트가 '무대 고급화'를 이룬 소극장이라면, 옥인동의 서촌공간 서로는 '음향 고급화'의 대표적 소극장이라 할 만하다. 지난해 4월 개관한 이 극장은 50㎡(약 15평) 넓이에 70석 규모지만 조명·음향 등 무대 전문가가 4명이나 배치돼 공연의 질을 높였고, 국악·클래식·콘서트·낭독극 등 음향이 중요한 공연에 특화됐다는 평을 듣고 있다. 350석 규모의 한남동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 역시 뛰어난 음향 시설을 갖춘 곳으로, 지하 2층 공간이지만 지하 1층에 해당하는 천장을 뚫어 놓아 열린 분위기를 만들었다. 서울문화재단이 지난 4월 홍은동에 개관한 서울무용센터는 무용에 최적화된 극장, 성수동의 복합문화공간 두잉은 전시·공연을 함께 펼치는 멀티플렉스 공연장이란 특징을 지니고 있다.
◇강(强)소극장―무대·음향의 고급화
"여긴 객석 반, 무대 반이네!" 최근 대학로에 문을 연 소극장 CJ아지트를 보고 연출가 문삼화가 한 말이다. 이 극장은 무대가 가로 11m, 세로 9.8m, 높이 4.9m로 중극장 규모인 반면 객석은 최대 200석만 배치했다. 공간 설계를 맡은 무대미술가 박동우는 "무대를 변형할 수 있게 만들어 창작의 자유를 추구하고, 객석과 무대 사이의 거리를 좁혔다"고 설명했다.
CJ아지트가 '무대 고급화'를 이룬 소극장이라면, 옥인동의 서촌공간 서로는 '음향 고급화'의 대표적 소극장이라 할 만하다. 지난해 4월 개관한 이 극장은 50㎡(약 15평) 넓이에 70석 규모지만 조명·음향 등 무대 전문가가 4명이나 배치돼 공연의 질을 높였고, 국악·클래식·콘서트·낭독극 등 음향이 중요한 공연에 특화됐다는 평을 듣고 있다. 350석 규모의 한남동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 역시 뛰어난 음향 시설을 갖춘 곳으로, 지하 2층 공간이지만 지하 1층에 해당하는 천장을 뚫어 놓아 열린 분위기를 만들었다. 서울문화재단이 지난 4월 홍은동에 개관한 서울무용센터는 무용에 최적화된 극장, 성수동의 복합문화공간 두잉은 전시·공연을 함께 펼치는 멀티플렉스 공연장이란 특징을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