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6.10 17:40

15일부터 이화익갤러리서 4년만의 개인전
색면화같지만 한국화 '공존공간' 30점 전시
"그게 다 일상안에 있더라고요. 내가 보는 소소한 풍경이 작품의 소재로 그려집니다."
2012년 출산후 붓기가 채 빠지지 않은 모습으로 개인전을 열었던 한국화가 박상미(40)가 4년만에 이화익갤러리에 돌아왔다.
이전 '화분식물'을 선보여 주목받았던 작품은 '식물작가'로 진보했다. 어두운 먹색 나무등이 화면앞을 지배하고, 각양각색의 화분이 어지럽게 담긴 이전 작품과 달리 식물과 나무가 풍성해졌고, 화면도 단아하게 정리됐다.
"결혼전 세계 여행을 많이 다니면서 풍경을 담아낸건데 결혼이라는 심리적 압박감이 무의식중에 반영됐었나봐요. 이젠 딸아이도 많이 커서, 무리를 해서라도 꼭 작업실에 가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사회에 '경단녀'(경력단절여자 줄임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여성의 사회진출, 직업 지속하기는 쉽지 않다. 육아와 살림을 하다보면 '자신의 일'을 포기하기 일쑤다.
'여성 화가'들도 마찬가지다. 한두시간 짬내서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웬만한 작업량 아니면 화랑에서 전시하기도 쉽지 않다. 기본적으로 한 작품에 매달리면 8시간 10시간 몰두해야 나오는게 그림이어서 '여성화가'들이 남성화가들보다 덜 주목받는 이유이기도하다.
화가 박상미는 붓을 놓지 않았다. '손이 굳는다'는 또래나 선배들의 말을 들으면서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았다. 늘 작업하면서 '손을 풀었다'. 툭툭툭 붓질을 쳐가는 작업으로 손목이 시큰거리고 움찔움찔하지만, '직업병'으로 여긴다.
덕분에 작품은 활기와 여유가 넘친다. 오는 15일부터 서울 송현동 이화익갤러리에서 '공존공간'을 타이틀로 신작 30여점을 선보인다.
색면화 같은 화면은 강렬한 원색과 파스텔톤이 어우러져 세련미를 풍긴다. 일상적 생활공간을 과감하게 색면으로 나눠 연출하고 그 안에서 무성히 자라나는 식물 이미지를 무채색의 수묵으로 표현했다.
최근 문학계에서 화제인 맨부커상을 수상한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연상케하는 작품이다. 식물이 자라난 한 화면은 사실적 장면과 비현실적이고 환상적인 장면을 동시에 교차하며 경험하게 해준다.
언뜻보면 팝아트 서양화같기도 하다. 가까이 보면 결이 보인다. 장지에 수십번의 색을 덧칠해 나온 '한국화'라는 것을. 장지 위에 먹과 채색이 공존하면서 수묵의 번짐과 납작하고 선명한, 추상적인 색면의 질감을 대조적으로 보여준다.
'식물'을 주로 그리다보니 '채식주의자 같다'는 소리도 듣지만 그런건 아니다. 작가는 "화분에 담긴 식물과 정원문화는 결국 인간에 의해 가축화 길러진 것 아니냐"면서 "담장밑, 화분속 식물을 보며 '나 같다' 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화분에 담긴 식물들은 자연속 식물들처럼 마음껏 자라지는 못하지만, 화분의 크기와 형태에 적응하면서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뻗으며 생명력을 지속하고 있다.
작품은 '식물성의 사유'로 본 우리의 모습이다. 구획되어진 도시에서 각자의 삶의 형태의 적응하며 살아가는 현대인의 풍경으로 읽힌다.
박상미는 무채색의 수묵과 원색적인 색채를 대비적으로 사용하여 독특한 화풍을 구축했다. 이화여대 도양화과 출신으로 2006년 한국미술대전 한국화 부문 대상 작가다.
2012년 박상미의 '화분식물'을 봤다면 이번 전시는 다시 한번 발길을 재촉해볼만 하다. 육아를 병행하며 붓을 놓지 않은 화가의 열정과 성장 잠재력을 엿볼수 있다. 전시는 30일까지. 02-730-7818
색면화같지만 한국화 '공존공간' 30점 전시
"그게 다 일상안에 있더라고요. 내가 보는 소소한 풍경이 작품의 소재로 그려집니다."
2012년 출산후 붓기가 채 빠지지 않은 모습으로 개인전을 열었던 한국화가 박상미(40)가 4년만에 이화익갤러리에 돌아왔다.
이전 '화분식물'을 선보여 주목받았던 작품은 '식물작가'로 진보했다. 어두운 먹색 나무등이 화면앞을 지배하고, 각양각색의 화분이 어지럽게 담긴 이전 작품과 달리 식물과 나무가 풍성해졌고, 화면도 단아하게 정리됐다.
"결혼전 세계 여행을 많이 다니면서 풍경을 담아낸건데 결혼이라는 심리적 압박감이 무의식중에 반영됐었나봐요. 이젠 딸아이도 많이 커서, 무리를 해서라도 꼭 작업실에 가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사회에 '경단녀'(경력단절여자 줄임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여성의 사회진출, 직업 지속하기는 쉽지 않다. 육아와 살림을 하다보면 '자신의 일'을 포기하기 일쑤다.
'여성 화가'들도 마찬가지다. 한두시간 짬내서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웬만한 작업량 아니면 화랑에서 전시하기도 쉽지 않다. 기본적으로 한 작품에 매달리면 8시간 10시간 몰두해야 나오는게 그림이어서 '여성화가'들이 남성화가들보다 덜 주목받는 이유이기도하다.
화가 박상미는 붓을 놓지 않았다. '손이 굳는다'는 또래나 선배들의 말을 들으면서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았다. 늘 작업하면서 '손을 풀었다'. 툭툭툭 붓질을 쳐가는 작업으로 손목이 시큰거리고 움찔움찔하지만, '직업병'으로 여긴다.
덕분에 작품은 활기와 여유가 넘친다. 오는 15일부터 서울 송현동 이화익갤러리에서 '공존공간'을 타이틀로 신작 30여점을 선보인다.
색면화 같은 화면은 강렬한 원색과 파스텔톤이 어우러져 세련미를 풍긴다. 일상적 생활공간을 과감하게 색면으로 나눠 연출하고 그 안에서 무성히 자라나는 식물 이미지를 무채색의 수묵으로 표현했다.
최근 문학계에서 화제인 맨부커상을 수상한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연상케하는 작품이다. 식물이 자라난 한 화면은 사실적 장면과 비현실적이고 환상적인 장면을 동시에 교차하며 경험하게 해준다.
언뜻보면 팝아트 서양화같기도 하다. 가까이 보면 결이 보인다. 장지에 수십번의 색을 덧칠해 나온 '한국화'라는 것을. 장지 위에 먹과 채색이 공존하면서 수묵의 번짐과 납작하고 선명한, 추상적인 색면의 질감을 대조적으로 보여준다.
'식물'을 주로 그리다보니 '채식주의자 같다'는 소리도 듣지만 그런건 아니다. 작가는 "화분에 담긴 식물과 정원문화는 결국 인간에 의해 가축화 길러진 것 아니냐"면서 "담장밑, 화분속 식물을 보며 '나 같다' 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화분에 담긴 식물들은 자연속 식물들처럼 마음껏 자라지는 못하지만, 화분의 크기와 형태에 적응하면서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뻗으며 생명력을 지속하고 있다.
작품은 '식물성의 사유'로 본 우리의 모습이다. 구획되어진 도시에서 각자의 삶의 형태의 적응하며 살아가는 현대인의 풍경으로 읽힌다.
박상미는 무채색의 수묵과 원색적인 색채를 대비적으로 사용하여 독특한 화풍을 구축했다. 이화여대 도양화과 출신으로 2006년 한국미술대전 한국화 부문 대상 작가다.
2012년 박상미의 '화분식물'을 봤다면 이번 전시는 다시 한번 발길을 재촉해볼만 하다. 육아를 병행하며 붓을 놓지 않은 화가의 열정과 성장 잠재력을 엿볼수 있다. 전시는 30일까지. 02-730-7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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