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에쿠우스' 극작가 피터 섀퍼 별세, 향년 90

  • 뉴시스

입력 : 2016.06.08 10:07

연극 '에쿠우스' '아마데우스' 등을 통해 인간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온 영국 극작가 피터 섀퍼(90)가 사망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현존 가장 유명한 영국 극작가였던 섀퍼는 6일 새벽(현지시간) 아일랜드의 카운티 코크 주에 위치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1926년 영국 리버풀에서 태어난 섀퍼는 캠브리지 대학에서 역사를 공부했다. 극작가가 되기 전 도서관 사서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한 그는 1954년 런던 악보 출판회사에 근무하던 중 '소금의 땅'이 TV로 제작되면서 주목 받기 시작했다. 1958년 '다섯 손가락 연습'이 이브닝 스탠다드 어워드를 거머쥐면서 극작가로서 빛을 보게 됐다.

1964년 에스파냐의 잉카제국 침략을 다룬 희곡 '태양제국의 멸망'이 영국 국립극단에서 공연되면서 명성을 굳혔다. 1973년 발표한 '에쿠우스', 1979년 내놓은 '아마데우스'가 성공하면서 국제적인 작가가 됐다. 두 작품으로 그는 연극·뮤지컬계 아카데미상으로 통하는 토니상을 거머쥐었다.

라틴어로 말(馬)이라는 뜻의 '에쿠우스'는 자신이 사랑하던 말들의 눈을 찔러 멀게 한 17세 소년 앨런의 실화가 바탕이다. 청소년기의 뜨거운 혼란, 이를 지켜보는 의사의 열정에 대한 그리움 등 인간 심리의 내밀함을 그려낸 수작이다.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의 타이틀롤 대니얼 래드클리프가 2007년 이 작품으로 브로드웨이 연극 무대에 도전해 화제가 됐다. 국내에서도 1975년 초연, 강태기, 송승환, 최재성, 최민식, 조재현 등 당대 스타들이 거쳤다.

'아마데우스'는 루머로 떠돈 모차르트의 독살설에서 착안했다. 광기에 찬 파멸을 내밀하게 그렸다. 체코 출신 감독 밀로시 포르만이 연출한 동명영화(1984)로도 유명하다. 1985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8개 부문을 휩쓸었다.

이밖에 한국에서는 자주 공연되는 '고곤의 선물'을 비롯해 '블랙코미디' '고해를 위한 전쟁' '요나답' 등 18편의 희곡을 남겼다. 역시 극작가로 활약한 쌍둥이 형제인 안토니 섀퍼는 2001년 사망했다.

영국 국립극장은 오는 10월 '아마데우스' 리바이벌 무대를 추진하고 있다.
  • Copyrights ⓒ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