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6.02 01:09
유니버설 '심청' 연습 현장 가보니
"손을 한 번에 뻗지 말고, 천천히!"
지난 31일 서울 능동 유니버설발레단 연습실에서 문훈숙(53) 단장의 주문에 발레 '심청' 2막의 파드되(2인무) 연습을 하던 무용수 강민우(27)와 황혜민(38)의 몸짓이 훨씬 유려해졌다. 마치 바닷물 속에서 춤을 추는 듯했다. 황혜민은 두 손을 간절하게 앞으로 뻗다가 몸을 돌리고 허공으로 뜰 때 줄곧 비탄에 젖어 애원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용왕을 만난 심청이 '아버지와 재회할수 있게 지상으로 올려보내 달라'고 부탁하는 장면"이라고 문 단장이 설명했다. 청년 용왕이 심청을 연모하는 것으로 설정하고, 심청 역시 용왕을 흠모하면서도 아버지에 대한 사랑이 커서 번민하도록 했기 때문에 이 장면의 긴장감은 훨씬 커졌다.
다른 연습실에선 근육질의 발레리노 12명이 1막 끝에 나오는 선원들의 군무 연습에 한창이었다. 절반이 외국인 단원인 이들은 힘차게 도약해 절도 있는 바투(발 교차) 동작을 하더니 노를 젓는 몸짓을 했다. 심청의 대역을 맡은 문 단장이 선원들이 내민 노 사이로 발을 딛고 걸어갔고, 겹쳐진 노 위에 누워 들어올려졌다.
1986년 초연돼 30주년을 맞은 '심청'은 '토슈즈를 신은 한국 고전'이라 불리는 한국 창작 발레의 대표작이다. 2011년부터 유니버설발레단 월드 투어의 주요 레퍼토리가 돼 13개국 40여개 도시에서 공연된 '발레 한류'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심청 역에 가장 많이 출연한 황혜민은 "주로 젊은 남녀의 사랑이 나오는 다른 발레와 달리 부모에 대한 효(孝)가 주제인 독특한 작품이어서 해외에서 기립박수가 많이 나온다"고 했다. 조선시대 서민의 삶(1막)부터 화려한 궁중 장면(3막)까지 '민속박물관과 고궁박물관을 망라한 한국 전통문화'를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올해 공연에는 문 단장과 김인희 서울발레시어터 단장, 박선희·전은선·강예나 등 역대 심청 역을 맡았던 무용수가 서곡 회상 장면에서 카메오로 출연한다.
▷유니버설발레단 '심청' 10~1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070-7124-1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