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5.23 03:00
안숙선 作唱 작은 창극 '심청아'
"초창기 창극 본모습 살리자" 소리꾼 한 명이 여러 배역 分唱
"뺑덕이네! 자네가 어쩐 일로 내 집에 왔는가?"
"나 봉사 활동 왔소."
뺑덕이네 역할의 안숙선 명창이 몸을 배배 꼬며 요염한 눈빛을 흘렸다. "거 봉사 말하지 마소. 우리 집에 봉사는 나 하나로 족하네." 왜 왔는지 다그치는 심 봉사의 아랫도리를 앞뒤로 훑어보며 뺑덕어멈이 묻는다. "뭔 문제 있소?" 명창의 천연덕스러운 연기에 스태프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지난 20일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선 창극 '심청아' 연습이 한창이었다. 국립국악원이 1900년대 초기 창극의 원형을 선보이기 위해 기획한 '작은 창극'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다. 자연 음향 공연장에 적합한 초창기 창극의 본모습을 살려보자는 취지로 2014년부터 판소리 다섯 바탕을 소재로 작은 창극을 선보이고 있다. 안숙선 명창이 작창(作唱)을, 지기학 국립민속국악원 예술감독이 극본과 연출을 맡았다.
초기 창극처럼 한 소리꾼이 여러 배역을 맡아 노래하는 분창(分唱)이 이번 무대의 가장 큰 특징이다. 출연진은 단 6명. 모든 소리꾼은 출연 장면이 끝나도 퇴장하지 않고 무대 위에 둘러앉아 극을 이끈다. 소리가 없을 때는 장단을 맞추는 고수 역할을 번갈아 맡는다. 안 명창은 극을 이끄는 도창(導唱)과 심청의 어머니 곽씨 부인, 심 봉사를 유혹하는 뺑덕이네 역할을 함께 맡아 팔색조 매력을 뿜어낸다. 국립국악원의 유미리, 조정희, 국립민속국악원의 김대일, 정민영, 그리고 젊은 소리꾼 박경민이 출연한다.
이날 연습이 진행된 풍류사랑방이 실제 공연이 열릴 무대다. 130석 규모로 마이크와 스피커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 소리꾼들의 원음(原音)을 그대로 감상할 수 있다. 지기학 예술감독은 "최대한 '소리'에 집중할 수 있게 꾸몄다"고 했다.
▷작은 창극 '심청아' 27~29일 서울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 (02)580-3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