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 라오스 가다] 강수진 단장 "발레 불모지 한국발레로 시작 기뻐"

  • 뉴시스

입력 : 2016.05.18 14:00

【비엔티안(라오스)=뉴시스】이재훈 기자 = 국립발레단이 발레의 불모지인 라오스에 한국의 발레를 알렸다.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 겸 예술감독은 16일(현지시간)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 라오 프라자 호텔에서 현지 미디어를 상대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레 예술이 본래 한국의 문화는 아니지만 지금의 라오스가 발레 세계로 뛰어들 듯이 54년 전에 시작했다"며 "라오스의 멋진 문화에서 발레 문화가 시작하는 것에 대해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립발레단이 17일 오후 비엔티안에 위치한 라오 내셔널 컬처럴 홀에서 진행한 갈라쇼는 1400석 객석이 모두 찼다. 통로에 앉거가 객석 맨 뒤편에서 서서 공연을 관람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무료로 진행했으나 현지에서 발레가 낯설다는 점, 홍보 기간이 부족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놀라운 반응이다.

1975년 라오인민민주공화국이 성립된 이후 외국 발레단이 라오스에서 공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1962년 창단한 국립발레단은 1997년 이집트와 이스라엘을 시작으로 1998년 일본, 2000년·2006·2009·2013년 중국, 2007년 러시아와 폴란드, 2008년 폴란드, 2010년 스위스와 러시아, 2011년 이탈리아, 2012년 캄보디아, 2013년 인도, 2014년 세르비아, 2015년 인도네시아 등에서 공연하며 '발레 한류'에 앞장서왔다.

이번 라오스 공연은 국가의 이미지 제고에 보탬이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주관하는 'KF 코리아페스티벌'을 통해서다. 매년 공공외교 중점대상국과 지역을 선정, 한국을 종합적으로 소개하는 복합문화예술행사다. 문화외교활동을 통한 중견국으로서의 국가이미지 제고가 목적이다.

라오스는 특히 아세안 최빈국이지만 최근 급속하게 성장하는 곳이다. 한국은 지식공유사업(KSP)을 통해 라오스에 개발경험 등을 전수하고 있다. 2014년 유연석, 손호준 등이 출연한 tvN '꽃보다 청춘'의 라오스 편을 통해 한국 일반 시민에도 친숙해졌다.

국립발레단은 발레를 통해 라오스와 문화 교류에 나선 셈이다. 하지만 라오스는 발레의 불모지로 통한다. 예술학교 과정에 발레가 없으며 대학에서도 발레 관련 학과가 없다. 발레 공연을 한 기록 역시 찾아볼 수 없다.

'백조의 호수'의 아다지오, '왕자호동' 중 호위무사 춤, '해적'의 그랑 파드되 등 국립발레단이 처음 발레를 접하는 관객을 위한 프로그램을 들고 현지에서 갈라쇼를 펼친 이유다. 클래식, 모던, 창작 등을 섞었다.

강 단장은 "관객들 취향이 다 달라서 처음 발레를 접할 때 힘들게 보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특히 이번 갈라쇼의 마지막 작품인 국립발레단 단원 강효형 안무의 '요동치다'를 강조했다.

지난해 국립발레단 안무가 육성 프로젝트인 'KNB 무브먼트 시리즈 1'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작품으로 타악 등 한국적인 요소가 모던 발레에 녹아들어가며 뜨거운 에너지를 내뿜는다.

강 단장은 "한국의 요소가 접해 있어 굉장히 흥미로운 작품"이라며 "국립발레단 단원이 강효형의 안무 재능을 발견해서 국립발레단도 굉장히 큰 의미를 느끼고 있다. 한국에서 54년 전에 시작한 발레가 발전해서 나름의 색깔을 찾아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뿌듯해했다.

'요동치다'는 김용걸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가 국립발레단을 위해 안무한 '여행자들'과 함께 7월 독일 슈투트가르트극장의 초청도 받았다.

강 단장은 클래식 발레의 고전 '백조의 호수'를 예로 들며 "오랜 세월 동안 여러 좋은 안무가들이 다양하고 훌륭한 버전들을 남겼다"며 "몇백년 후에도 새롭게 다시 작품을 변형하면서 생명력을 유지해오고 있다. 국립발레단에서 역시 좋은 안무가들이 나왔으면 한다"고 바랐다.

한국 역시 54년 전에 발레를 받아들였을 때 지금처럼 발전한 나라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여서 시작한다는 의미가 굉장히 컸다"고 했다.

강수진 단장은 "발레라는 이 아름다운 문화를 보여드리기 위해 국립발레단이 이곳에 왔다"며 "발레가 접촉하기 힘들어서 고급문화라고 여기는 것 같다. 라오스 또한 발레를 접하면서 새로운 문화에 새롭게 눈을 뜰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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