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 아트 재즈 퀸텟 "오페라와 만난 재즈 어때요?"

  • 뉴시스

입력 : 2016.05.16 09:54

'노블 아트 재즈 퀸텟'은 여왕벌 프로젝트로 통한다. 성악을 전공하고 미국에서 뮤지컬배우로 활동한 오페라·뮤지컬 연출가 김숙영(성신여대 객원 교수)이 보컬 겸 리더를 맡고 있다. 그녀의 기획·추진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김숙영을 주변으로 똘똘 뭉친 멤버들을 보면 재즈 팬들은 더 놀랄 수밖에 없다. 색소폰 손성제(호원대학교 교수), 드럼 오종대(동아예술대 교수), 베이스 정중화(서울종합예술학교 교수), 건반 유승호(한양여자대 겸임교수) 등 '재즈계의 어벤져스'라 할만하다.

이들은 '서울오페라페스티벌 2016'(21일까지 강동아트센터)의 마티네 공연으로 열리는 '오페라 재즈 위드'(16·17일 오전 11시 강동아트센터 스튜디오1)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재즈는 유연한 음악이다. 대중가요, 영화음악은 물론 클래식 음악까지 아우른다. 하지만 아직 오페라 아리아는 낯설다. 노블 아트 재즈 퀸텟은 멤버들의 장기가 기대되는 이유다.

16일 공연에서는 푸치니의 '자니 스키키' 중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 중 '나 자신을 알 수 없네'(메조소프라노 나희영) 등 '웃음을 노래하다'라는 타이틀로 희극 오페라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꾸렸다. 17일 무대는 헨델의 '리날도' 중 '울게하소서'(메조소프라노 김정미), 푸치니의 '토스카' 중 '별은 빛나건만'(테너 지명훈) 등 '눈물을 노래하다'는 제목으로 비극 오페라 중 선곡했다.

최근 서울 방이동 연습실에서 만난 김숙영은 "기존의 재즈가 아닌, 새로우면서도 관객들이 좋아할 만한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외국 공연 중인 손성제를 빼고 모인 네 멤버가 들려주는 재즈 음악은 감미롭지만 가볍지 않았고, 진중했지만 무겁지 않았다.

균형감을 갖춘 노블 아트 재즈 퀸텟 결성의 싹이 뜨기 시작한 건 2014년. 손성제, 오종대, 김숙영이 강원 평창에서 재능기부로 좀 더 '취지가 있는 모임을 해보자'라는 결심이 밑바탕이 됐다. 이후 유승호, 정중화까지 가세하면서 걸출한 라인업이 완성됐다. 지난해 11월 발달 장애인을 위한 합동공연을 하는 등 바쁜 가운데서도 꾸준히 호흡을 맞춰왔다.

이번 무대에서 들려주는 아리아의 편곡은 정중화가 맡았다. 그는 "크게 편곡을 한 것은 아니다"며 "김숙영 선생은 성악 전공자라 보통의 재즈 보컬과 창법이 다르다. 목소리와 반주가 어울릴까에 두고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오종대 역시 "원곡이 너무 좋다. 오페라와 재즈를 융합해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다기보다 재즈 뮤지션이 소개하는 오페라 아리아"라고 확인했다.

그는 재즈에 대한 대중의 선입견에 선을 그었다. "재즈라는 장르도 팝처럼 방대하다. 실험적이고 어려운 음악들이 있지만, 가요나 팝보다 친숙한 음악도 있다. 아직 우리나라 재즈 신이 다양하지 않으니 진보적인 음악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중견 연주자로서 여러분에게 다양한 재즈가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

노블 아트 재즈 퀸텟은 7월7일 나루아트센터에서 창단 연주를 계획하고 있다. 김숙영은 "재즈와 오페라에 대한 기존의 고정 관념을 깨고 매력을 잘 섞으면 많은 분이 좋아할 만한 음악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팀의 유일한 단점은 멤버들이 모두 바빠 한자리에 모이기 힘들다는 것이다. 창단연주회를 앞두고 역시 저마다 일정으로 빠듯하다. 하지만 각자 활동은 결국 팀의 또 다른 장점으로 승화한다.

'한국 재즈 1세대'로 통하는 색소폰 연주자 정성조(1946~2014)의 아들인 정중화는 자신이 주축이 된 25인 팝스 오케스트라 활동에 박차를 가한다. 6월28일 공연도 예정됐다. 손성제는 최근 가수 정미조가 37년 만에 발표한 새 앨범을 주도했다.

오종대와 유승호는 재즈 기타리스트 김정배와 프로젝트 밴드를 만든 뒤 조동희가 객원 보컬로 참여하는 앨범을 구상하고 있다. 재즈 사운드로 연주하는 감미로운 포크 음악이 예상된다.

오종대는 "다양한 활동을 해왔지만, 그래도 재즈 범주 안에서 움직이는 것이었는데 그보다 더 나아가고 싶어 공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유승호도 "재즈라는 타이틀을 버리고 그저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며 "'너희들에게 재즈를 알려주마' 식의 연주는 피하고 싶다"고 했다.

11월 새 뮤지컬 '바다의 노래'(가제)를 선보일 김숙영은 노블 아트 재즈 퀸텟이 다양한 활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 "우리를 믿고 배우는 후배들에게 다양한 시도를 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라고 눈을 빛냈다. "오페라와 재즈에 다양한 길이 생겼으면 한다. 새롭게 도전하는 모습을 보면 후배들이 그게 과정인 줄 알고 따라올 것이라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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