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Q' 요세프 케이 연출 "악의 캐릭터들이 만나면…"

  • 뉴시스

입력 : 2016.05.11 09:38

스타 프로듀서가 국적 불명 전대미문의 연쇄 살인마를 사형에 처하는 모습을 생중계한다는 설정의 창작 연극 '큐(Q)'가 10일 초연한다.

살인(kill)에 미친 살인마, 뇌물(greed)에 눈이 먼 교도소장, 명예욕(desire)에 빠진 검사, 그리고 이들을 조종하는 프로듀서…, 극은 이들 악의 캐릭터 넷이 벌이는 반전의 심리전을 그린다.

미국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활동 중인 연출가 요세프 케이(김정한)의 국내 데뷔작이다. 뉴욕 맨해튼빌 대학과 멤피스 대학에서 공부하고 현지 실험 극단에 몸담았다.

요세프 케이 연출은 이날 오후 개막을 앞두고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연극에는 갈등 구조가 있는데 그 구조를 단순히 만들어 악한 사람들이 만나면 어떤 구조일까 궁금했다"고 말했다. "악역들을 한 번에 모으면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평소 어떻게 하면 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한다. 악역만 나왔는데 다들 스스로가 악당이라고 생각할까라는 고민도 들더라. 악이 선이 되고 선이 악이 되는 전달성을 그리고 싶었다."

'Q'는 2014년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에브리바디 원츠 힘 데드(Everybody wants him dead)'란 타이틀로 쇼케이스 공연한 바 있다.

요세프 케이 연출은 "한국과 미국이 정서가 다르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우리나라 악역은 칼질을 많이 하는데 미국에서는 총이 나온다. 언어가 다르고, 가장 고민한 건 역시 다른 정서다. 그래서 스토리 라인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극 구성 못지않게 무대 형식이 독특하다. 무대와 객석 등에 총 7대의 카메라를 설치해 무대 위 장면을 다른 각도와 시선으로 보여준다.

미국에서는 관객 50명으로 꽉 차는 소극장 무대에서 선보였다. 'Q'가 선보이는 아트원씨어터 2관은 273석이다. "총이 어떤 각도에서는 보이지 않는 등 그런 장면을 연출했다. 한국 공연에서는 각도, 시선 처리 부분에서 많은 걸 업그레이드하려고 했다."

예전보다는 다양성이 추가 됐지만 여전히 코미디 또는 로맨틱 코미디가 지배적인 대학로에서 신선한 시도의 작품이다. 어린 시절을 한국에서 보낸 요제프 케이 연출은 "대학로는 꿈꾸던 장소"라고 기대했다.

"내가 성장한 곳이고, 자부심 있게 연극을 하고 싶은 곳이다. 무엇보다 배우들하고 동등하게 작품 이야기를 하며 만들어가고 싶다. 연출이 배우보다 더 높은 자리가 아니다. 배우들을 아티스트로 대하면서 그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지 들어야 한다. 배우들과 테이블 워크를 10일간 했는데 일주일 동안 대본을 여섯 번 다시 썼다. 수정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썼다. 그렇게 해서 배우들과 소통을 하고 싶다."

'Q'는 파워게임을 다룬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장면마다 힘의 구조가 바뀐다. 인물들이 원하는 것이 달라 관객들과 같이 호흡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인간의 파괴성에 시선을 돌린다. 카메라로 비치는 겉과 무대 안에 벌어지는 추잡한 현실의 대비로 빚어지는 파멸이다. 카메라는 못생긴 내면을 여러 각도로 바라볼 수 있는 색다른 연출법이다.

관객들은 극의 콘셉트에 맞춰 공연장에 설치된 CCTV 영상으로 중계되는 공연 장면도 시청하게 되는 셈이다. 제작사 '더 그룹'은 연극을 향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 중계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개막 이후 시범 방송을 거쳐 6월부터 공연 중 모니터를 통해 객석으로 송출되는 화면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한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나 PC로 관객뿐만 아니라 누구나 연극을 볼 수 있게 된다.

이해만 프로듀서는 "'Q'는 지방 공연을 하기 어려운 작품"이라며 "지방 관객뿐 아니라 좀 더 많은 분이 우리 공연을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바랐다.

제작비가 점차 늘어나 "예산 이야기만 나오면 손이 떨린다. 손익분기점은 생각 못 하고 있지만, 이 작업을 통해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악의 조정자 PD역에 김기무, 이준혁, 주민진이 캐스팅됐다. 희대의 연쇄살인마 싱페이는 김승대, 임철수, 강기둥이 나눠 맡는다. 사리사욕에 찌든 교도소장은 김준겸, 차용학, 조훈이 연기한다. 권력을 남용하는 검사는 고훈정, 김이삭, 박형주가 책임진다.

7월3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시어터2관. 러닝타임 90분. 4만~5만원. 더 그룹·로네뜨. 1566-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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