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상회' 백일섭 "23년만의 연극 무대…근형이 형 때문"

  • 뉴시스

입력 : 2016.05.11 09:38

배우 백일섭(72)이 연극으로 돌아왔다. 1993년 '빵집 마누라'에 이후 23년 만의 컴백이다.

동명영화(감독 강제규·2014)가 바탕인 연극 '장수상회'가 그 무대다. 까칠한 노신사 '김성칠'과 소녀 같은 꽃집 여인 '임금님'의 가슴 따뜻한 사랑이야기다. 백일섭은 김성칠은 연기한다. 영화에서는 박근형(76)이 맡았던 역이다.

백일섭과 박근형은 평소 친분이 두텁다. 백일섭은 평소 "형"이라 부르며 박근형을 따른다. 2013년과 지난해 시즌제로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에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백일섭은 10일 오후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열린 '장수상회' 프레스콜에서 "이 연극을 한 이유는 근형이 형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화 '장수상회'에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한 백일섭은 "둘이 통화는 안 했다. 연극 섭외가 들어와서 고민을 열흘 정도 했다. 근형이 형하고 뭐가 다를까 생각했는데 달리 해보자고 결심해서 출연하게 됐다. 좋아하는 선배가 했던 영화를 바탕으로 한 연극에 출연하게 기쁘고 자랑스럽다."

연극 무대에 오랜만에 서니 "생소하고 다 잊어버린 것 같다"는 마음이다. 예전에 "연극을 많이 하지 않았고, 큰 극장에서만 했는데 (작은 극장에서) 몇번 해보니 연기 계산을 다시 해야 할 것 같다"고 머리를 긁적였다. 다만 "극장으로 느꼈는데 가족 같은 작품으로 느껴진다"고 흡족해했다.

백일섭은 주로 대중에게 아버지로 기억됐다. 1992~1993년 방송된 MBC TV '아들과 딸'에서 술을 취하면 '홍도야 우지 마라'를 부르는 아버지가 대표적이다. 노랫말 중 "오빠가 있다" 앞에 그가 넣은 추임새 "아, 글씨"는 당시 유행어이기도 했다.

하지만 '꽃보다 할배'를 비롯해 이번에 '장수상회'까지 이제 할아버지 단골 배역이 됐다.

"나이 들면 당연히 변하니까. 근데 섭섭하기도 하다. 하하. 내가 벌써 그렇게 나이를 먹었나라는 생각도 들고. (연극 '장수상회'에서 '김성칠' 역에 더블캐스팅된) 이호재 씨가 나랑 동갑내기인 줄 알았는데 세 살이 더 많더라. 형님으로 모셔야지. 할아버지 역으로 새롭게 연기하겠다."

영화는 황혼의 로맨스를 그린다. 김성칠은 평생 뚝심을 지키며 살아왔지만, 꽃집 주인 임금님을 만나게 되면서 사랑 앞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연애초보다.

백일섭은 "이 나이를 먹도록 로맨스를 겪어보지 못했다"고 머리를 긁적였다. 노년의 로맨스가 어떠할 것 같냐는 물음에 "덤덤할 것 같다. 그렇게 좋나?"라고 반문했다. "덤덤하니 마음으로 느끼고 눈으로 느끼고 행동으로 느끼고."

하지만 좀 더 고민하더니 "해보지는 않지만 좋아할 것 같기도 하다. 좋아하는 사람이니까"라고 전했다. 임금님 역을 맡은 양금석이 "(노년의 로맨스를) 해보고 싶지 않냐"고 묻자 "해보고 싶다"고 부끄러워하며 웃었다.

백일섭은 "연극 작업이 어렵다"고 했다. "영화를 봐도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다. 근데 여기(무대)는 좁다. 제약을 받게 되고. 연극 무대는 잘 모른다. 소극장 연극은 더 모른다. 연기 계획을 잘 짜야 한다."

양금석과 함께 임금님 역을 나눠 맡는 김지숙은 TV 일일연속극을 마다하고 연극 '장수상회'를 택했다. "대본을 보고 전율 같은 것이 느껴졌다. 나는 결혼도 안 했고, 직계 가족이 없는데도 피부로 와닿더라. 지금 아니면 이 연극을 못할 거 같았다. 남편 없이 살아왔는데 존경하는 이호재 선배님, 좋아하는 백일섭 선배님 두 분을 섬길 수 있는 기회가 와서 좋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성칠의 아들이자 장수상회 사장인 '김장수'는 영화 '변호인'과 연극 '행복한 가족'의 한승도와 뮤지컬 '로기수'의 박정표가 나눠 연기한다.

임금님의 딸이자 엄마의 연애를 걱정하는 '김민정'은 최근 드라마에서 악녀 연기로 인기를 끈 미스코리아 출신 김민경이 원캐스트로 맡는다.

29일까지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프로듀서 전용석 박상원, 작 이연우, 연출 안경모. 러닝타임 100분. 4만~6만원. 장수상회문전사·스토리피. 02-929-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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