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5.10 03:00
[미술도 팟캐스트 시대]
- 작가들이 만든 미술 팟캐스트
미술계 민낯 들춰낸 '미술 뒷담'
양혜규 제작총괄 '말하는 미술' 등 미술계 인사들이 직접 방송하며 난해한 미술의 문턱 낮추려 노력
#1. "미술관에서 전시하게 되면 지원금을 일부 줘. 일종의 작품 대여비지. 그런데 석 달 전시하고 23만원 주는 거야. '삐-익' 미술관. 대형 작업 포함 해서 8점 정도. '삐-익', 진짜 너무한 거 아냐?"
정제된 매체에선 보기 어려운 미술계 속사정, 작가의 속내가 가감 없이 쏟아진다. 반말은 기본. 막말·욕설은 '삐-익' 경고음 속에 파묻혔다. 작가들 술자리에서나 들을 법한 생생한 얘기다. "예술이 아름답기만 할까요, 예술가가 위대하기만 할까요, 예술을 주관적이고 사적인 대화로 풀어보겠습니다"로 포문 여는 팟캐스트 '미술 뒷담'이다.
정제된 매체에선 보기 어려운 미술계 속사정, 작가의 속내가 가감 없이 쏟아진다. 반말은 기본. 막말·욕설은 '삐-익' 경고음 속에 파묻혔다. 작가들 술자리에서나 들을 법한 생생한 얘기다. "예술이 아름답기만 할까요, 예술가가 위대하기만 할까요, 예술을 주관적이고 사적인 대화로 풀어보겠습니다"로 포문 여는 팟캐스트 '미술 뒷담'이다.

#2. "미술 작가는 누구일까요? 사전적 정의에서 작가는 예술품을 창작하는 사람이고, 미술계 밖에서는 전시의 주인공, 미술계 안에서는 나 혹은 동료의 역할이지요." 진행자인 작가 김진주가 미술 작가의 정의를 한 단어 한 단어 꼭꼭 눌러 말한다. 작가 최정화·박찬경·백현진, 큐레이터 백지숙·이영철 등 국내 미술계 주요 인사들이 한 명씩 출연해 마이크 앞에서 1~2시간 넘게 얘기하고, 전시 소개도 아우른다. '현대미술을 말로 풀어내는 방송'이라 슬로건 내건 미술 팟캐스트 '말하는 미술'이다.
음악, 문학 분야에 유행처럼 번진 팟캐스트가 최근 미술계로 넘어왔다. 엄숙주의와 난해함으로 스스로 문턱을 높이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현대미술을 다루는 팟캐스트다. 그것도 미술계 안에서 활동하는 작가가 주축이 돼 생생한 미술 현장을 이야기한다.
지난해 11월 개설돼 2000여명의 청취자를 보유한 '미술 뒷담'은 10여년의 작업 경력을 가진 젊은 작가들이 만들었다. '아마' '또치아빠' '샤샤' 등의 닉네임을 쓰는 작가들이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뛰어야 하는 젊은 예술가의 비애부터 유화 재료, 유학 정보까지 소소한 미술 얘기를 다룬다. 서울 신촌의 자마레코드라는 카페에서 2주에 한 번 녹음한다. '비판은 두렵지 않아'라는 도발적인 제목으로 지난해 11월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38회분을 방송했다. '또치아빠'는 "미술 이론이나 철학 관련된 방송은 많은데 예술가의 현실적인 삶이라든가, 미술품이 왜 그렇게 비싼지 설명해주는 곳은 없더라"며 "예술이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불문율처럼 이런 걸 말하지 않는가 하는 의문에서 방송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부터 20회분을 방송한 '말하는 미술'은 국제적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 양혜규가 제작총괄을 맡아 주목받는 팟캐스트다. 집단 창작으로 이뤄지는 '컬렉티브 팟캐스트' 형태로 작가 김진주가 진행을 맡고, 예희정 등 기획자와 작가 10여명이 '말하는 미술 연구 모임'을 구성해 주제를 선정한다.
'미술 뒷담'이 날것 그대로의 미술계 까발리기라면 '말하는 미술'은 좀 더 정제되고 현학적인 느낌이다. 대안 공간 아트스페이스 풀에서 제작되며 페이스북, 네이버 포스트를 통해 꾸준히 노출하며 아카이브로서의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김진주 작가는 "작품을 진품으로 보기보다 모니터상 이미지로 볼 때가 많을 정도로 이미지가 넘치는 세상"이라며 "이런 세상에서 작가와의 대화로 작품을 경험하는 새로운 묘미를 사람들에게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미술 팟캐스트 자체를 '집단 협업 미술'이라는 하나의 예술 장르로 바라보는 움직임도 있다. '말하는 미술'은 오는 9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2016 미디어시티서울'에 작가로 참여한다. 조각이나 미술 작품이 아니라 활동 자체가 작업이 되는 것이다.
음악, 문학 분야에 유행처럼 번진 팟캐스트가 최근 미술계로 넘어왔다. 엄숙주의와 난해함으로 스스로 문턱을 높이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현대미술을 다루는 팟캐스트다. 그것도 미술계 안에서 활동하는 작가가 주축이 돼 생생한 미술 현장을 이야기한다.
지난해 11월 개설돼 2000여명의 청취자를 보유한 '미술 뒷담'은 10여년의 작업 경력을 가진 젊은 작가들이 만들었다. '아마' '또치아빠' '샤샤' 등의 닉네임을 쓰는 작가들이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뛰어야 하는 젊은 예술가의 비애부터 유화 재료, 유학 정보까지 소소한 미술 얘기를 다룬다. 서울 신촌의 자마레코드라는 카페에서 2주에 한 번 녹음한다. '비판은 두렵지 않아'라는 도발적인 제목으로 지난해 11월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38회분을 방송했다. '또치아빠'는 "미술 이론이나 철학 관련된 방송은 많은데 예술가의 현실적인 삶이라든가, 미술품이 왜 그렇게 비싼지 설명해주는 곳은 없더라"며 "예술이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불문율처럼 이런 걸 말하지 않는가 하는 의문에서 방송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부터 20회분을 방송한 '말하는 미술'은 국제적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 양혜규가 제작총괄을 맡아 주목받는 팟캐스트다. 집단 창작으로 이뤄지는 '컬렉티브 팟캐스트' 형태로 작가 김진주가 진행을 맡고, 예희정 등 기획자와 작가 10여명이 '말하는 미술 연구 모임'을 구성해 주제를 선정한다.
'미술 뒷담'이 날것 그대로의 미술계 까발리기라면 '말하는 미술'은 좀 더 정제되고 현학적인 느낌이다. 대안 공간 아트스페이스 풀에서 제작되며 페이스북, 네이버 포스트를 통해 꾸준히 노출하며 아카이브로서의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김진주 작가는 "작품을 진품으로 보기보다 모니터상 이미지로 볼 때가 많을 정도로 이미지가 넘치는 세상"이라며 "이런 세상에서 작가와의 대화로 작품을 경험하는 새로운 묘미를 사람들에게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미술 팟캐스트 자체를 '집단 협업 미술'이라는 하나의 예술 장르로 바라보는 움직임도 있다. '말하는 미술'은 오는 9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2016 미디어시티서울'에 작가로 참여한다. 조각이나 미술 작품이 아니라 활동 자체가 작업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