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레나데 '신고전의 세련됨'…봄의제전 '신성한 노동의 춤'

  • 뉴시스

입력 : 2016.05.03 10:16

러시아 출신 안무가 조지 발란신(1904~1983)이 차이콥스키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를 바탕으로 만든 '세레나데'는 초연 80년이 지난 지금도 모던함으로 통용된다. 국립발레단 단원들의 탄탄하고 세련된 기량 덕분이다.

지난달 29일부터 5월1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국립발레단이 선보인 신작 '세레나데'는 신고전 스타일의 우아함을 보여줬다. 줄거리 설명이나, 거대한 장치 등을 배제하고 고난도의 기교를 보여주는 형식이다.

풍성한 로맨틱 튀튀의 연푸른색을 오롯하게 머금은 듯한, 담백한 무대가 전부다. 하지만 발레리나 17명이 나란히 줄을 서 있는 초반부터 눈길을 빼앗아갔다.

다리를 곧게 뻗어 뒤로 드는 아라베스크 자세의 여자를 남자가 프로므나드(제자리 회전)시키는 묘기, 여성 무용수가 남자의 어깨를 밟고 공중에서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린 포즈 등은 고난도 기술이었지만 그보다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분위기에 홀렸다.

푸른색 옷을 입은 남성 무용수들이 방점처럼 무대를 누비지만, 무엇보다 여성 무용수들의 외모가 빛난다.

평소 단정히 머리를 뒤로 묶는 김지영·박예은·김리회 등의 발레리나들이 머리를 풀어헤치고 매혹적인 표정과 몸짓으로 고난도 동작들을 선보일 때 발레가 짜릿한 장르라는 걸 체감케 한다.

시각적인 요소를 강조하는 '세레나데'는 결국 몸짓을 통해 음악을 보여준다. '현을 위한 세레나데'에서 빠른 악장인 2악장과 4악장에서 무용수들은 오선지 위를 솟구친 음표처럼 튀어 오른다. 느릿한 3악장의 여운은 몸짓에서 풍기는 아련함으로 대체한다.

이번에 '세레나데'에 이어 2부로 선보인 글렌 테틀리 버전의 '봄의 제전'은 육체의 에너지로 가득 찼다. 국립발레단이 2014년 국내 초연한 이후 파격으로 발레계를 들끓게 한 작품이다. 이번이 3번째로 낯설었던 모던발레에 능숙해진 단원들의 기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더' 역의 신혜진을 비롯해 토슈즈를 벗고 몸에 달라붙는 의상을 입은 국립발레단 단원들은 스트라빈스키의 전위적인 음악에 맞춰 땀과 원시적인 기운을 내뿜었다. 춤이 신성한 노동임을 깨닫게 한다. 무용수들은 공연 시간 40분 내내 거친 호흡 소리를 내뿜는데 그 동작마저 안무의 하나로 보인다. 무대에 가까울수록 무용수들 온몸에 바른 파스 냄새가 났지만, 어느 향기보다 경건함이 배어 있었다. '봄의 제전'과 '세레나데'는 강수진 예술감독 겸 단장이 2014년 부임한 이후 선보인 신작들이다.
  • Copyrights ⓒ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