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계 어벤져스' 함경·조성현 "바이츠 퀸텟은 세계가 무대"

  • 뉴시스

입력 : 2016.05.02 16:46

오보이스트 함경(23), 플루티스트 조성현(26)은 클라리네티스트 김한(20)과 함께 한국 클래식음악계 관악부문의 간판으로 통한다.

한국 연주자들이 취약한 이 분야에서 '관악계의 어벤저스'로 불리며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이들은 리에 코야마(바순), 리카르도 실바(호른)와 함께 결성한 목관 오중주 팀 '바이츠 퀸텟'으로 세계 무대를 누비고 있다. 2012년 결성됐다. 팀 이름은 '나무' 또는 '숲'을 뜻한다. 옛 독일어 '바이츠(Veitz)'는 이들이 처음 함께 연주했던 독일의 한 성당의 이름이기도 하다. 지난해 덴마크에서 열린 '칼 닐센 국제 실내악 콩쿠르'에서 준우승을 세계 관악계의 신성으로 떠올랐다.

6월12일부터 7월3일까지 예술의전당과 LG아트센터에서 열리는 클래식 음악축제 '2016 디토 페스티벌 - 베토벤 : 한계를 넘어선 자'를 통해 처음 한국 무대에 오른다. 6월16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에서 '윈드 웨이브(Wind Wave)'라는 타이틀로 공연한다.

함경, 조성현, 김한은 '디토 페스티벌'의 중심축인 실내악 프로젝트 '앙상블 디토'가 발굴한 클래식계 샛별들이다. '클래식 아이돌'을 키우는 산파 역을 맡고 있는 단체다. 함경과 김한은 2012년, 조성현은 2013년부터 디토 페스티벌에 참여해왔다. 바이츠 퀸텟 첫 한국 공연을 앞두고 함경과 조성현을 따로 만났다. 함경은 서정적인 오보에의 음색처럼 섬세하고 따듯하다. 조성현은 은은한 플루트의 음색처럼 듬직함과 세심함을 동시에 갖췄다.

함경은 8월부터 세계 최강의 오케스트라 중 하나인 네덜란드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RCO)에서 활약한다. 조성현은 현재 베를린 콘체르트 하우스 오케스트라(예술감독 이반 피셔) 수석이다.

두 사람은 실바와 함께 베를린 필의 카라얀 아카데미 출신으로 지난 약 3년 간 베를린 필의 필하모니 공연과 월드 투어를 함께하기도 했다.

◇함경 "필름 사진과 음악 연주는 닮았다."

함경은 2005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했다. 15세 때 독일로 가 트로싱엔 국립음대에서 세계 최정상급 오보이스트 니콜라스 다니엘을 사사한 그는 이후 무서운 기세로 세계 무대를 장악했다. 최근 성장세가 특히 놀랍다.

올해 1월부터 독일 최고등급 명문 오페라 극장 오케스트라 하노버 슈타츠오퍼 오보에 수석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하노버 슈타츠오퍼의 최연소 단원인 그는 최연소 수석이라는 영예까지 안았는데 RCO로 옮기게 된 것이다. RCO에서 제2오보에와 잉글리시 호른을 담당한다.

함경은 "너무 기대가 된다"고 눈을 반짝였다. "무엇보다 잘 융화되고 싶다. 오케스트라 사운드에 폐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가 번갈아 연주할 '잉글리시 호른'은 한국에서 낯선 악기다. 오보에 계통의 중음악기(中音樂器)로 오보에보다 5도 낮다. "멜랑콜리한 악기다. 오보에보다 목가적이면서 어둡고. 교향곡을 연주할 때는 더 서정적이고 담담하고."

바이츠 퀸텟의 목관 오중주 역시 한국에서는 익숙하지 않다. "악기마다 개성이 강하다. 음정과 음색을 조정하기가 그 만큼 힘들다. 하루 종일 연습을 같이 해도 맞추기 힘들 정도로 섬세하다."

이번 무대에서는 목관 오중주의 대표적인 곡인 칼 닐센 오중주 작품43과 탱고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훌리오 메다글리아 '남미의 벨 에포크' 모음곡을 비롯해 비제 카르멘 모음곡, 사무엘 바버 서머 뮤직 작품31, 단치 오중주 2번 g단조 작품56을 들려준다.

벌써부터 클래식음악 팬들 사이에 관심이 자자한 공연이다. "좋은 곡들을 알리고 싶은 것이 연주자의 마음이다. 최근 서울시향과 협연 뒤 페이스북 등에 '오보에가 이런 소리를 가지고 있는 줄 몰랐다' '클라리넷과 다른 매력이 있구나' 등의 반응이 오더라. 그럴 때 참 기쁘다."

함경은 최근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사진 촬영과 음악 연주는 '시간 예술'이라는 점에서 닮아있다고 웃었다. "한번 실수하면 거기서 끝이다. 그 만큼 매번 공을 들여야 한다."

또 좋은 사진과 좋은 음악은 시공간을 이동시키는 힘이 있다고 믿었다. "좋은 사진은 보고만 있어도 찍힌 그 곳에 있는 것 같다. 좋은 음악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의 아파트에서 김치찌개를 먹고 살지만 오보에 소리를 들으면 바닥에 대리석이나 나무 바닥이 깔리는 것 같다는 분의 말씀에 고개를 끄덕였다."

◇조성현 "계속해서 새로운 것 해나가고 싶다."

조성현은 2002년 금호영재콘서트, 2008년 금호영아티스트, 2012년 금호아트홀라이징 스타로 주목 받아왔다. 2012년 제1회 세베리노 가첼로니 국제 플루트 콩쿠르 우승을 계기로 이탈리아 팔라우트 재단의 후원 하에 독집 음반을 발매했다.

베이징 국제 음악 콩쿠르, 게오르게 디마 국제음악콩쿠르, 루마니아 쥬네스 부카레스트 국제음악콩쿠르, 영국 플루트협회콩쿠르 등에서 상을 받았다. 팔라우트 페스티벌, 에밀리아 로마냐 페스티벌, 아기무스 페스티벌, 슬로베니아 플루트 페스티벌 등에서 연주했다. 지난해 1월부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플루트 수석 연주자로 나서면서 호평 받고 있다.

조성현은 호흡마저 연주의 한 부분으로 만든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섬세하다. "목관 악기는 예민하다. 호흡의 영향을 제일 직접적으로 받는다. 연주자의 그날 컨디션에 따라 음색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바이츠 퀸텟, 팀 이름에는 "초심이 담겨있다"고 눈을 반짝였다. "그 때 연주가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있고, 우리에게도 중요한 자리였다"고 했다.

조성현은 바로크 시대 등 '고(古)음악'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지난 3월 국내에서 만나기 힘든 나무 플루트를 들고 무대에 올라 바로크 시대의 소리를 최대한 재현하기도 했다. 동시에 실험적인 면모갖췄다.

"나무로 만든 플루트는 금속으로 만든 플루트와 저항, 흡수 정도가 다르다. 그래서 주법도 달라진다. 나무 플루트 연주가 쉽지 않은 이유다. 그래도 고음악이 재미있다.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해나가고 싶다."

베를린 콘체르트 하우스 오케스트라에서 나이가 어린 수석임에도 실력과 리더십을 인정 받고 있다. "스트레스도 물론 있지만 배우는 점이 더 많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다. 요즘은 젊은 연주자들도 많아 힘을 실어주고. 무엇보다 자신감이 생겼다."

바이츠 퀸텟은 본래 여름에 발매할 예정이던 앨범을 이번 공연 전 내놓을 계획이다. 목관오중주로 해석한 프랑스 음악의 서정과 우아함을 느낄 수 있다. 4~6만원. 크레디아인터내셔널 클럽발코니. 1577-5266
  • Copyrights ⓒ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