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4.22 09:47

제목 그대로 '흑흑흑 희희희'다. 조울신파극을 표방할 수밖에 없다. 극단 맨씨어터가 처음 선보인 장편 창작극인 연극 '흑흑흑 희희희'는 관객을 웃기고 울리며 미소 짓게 한다.
세상을 화끈하게 웃기고 싶었던 남자 개그맨 이야기다. 진흑철. 그가 병원에서 퇴원하는 날 한 여자를 만난다. 희소병에 걸려 죽음을 앞둔 환자 '연백희'로 우주에서 3년간 머무르다 돌아온 우주 비행사지만 웃음을 잃어버렸다.
진흑철은 연백희를 웃기고 싶다는 일념으로 퇴원을 미룬다. 웃음 공략법은 '아재 개그식'이다. 서영춘과 이주일이 '최고의 개그맨'이라 자부하는 진흑철은 만담과 말장난, 슬랩스틱을 차용한 몸동작을 무기로 내세운다.
유치하지만 아날로그 향수를 자극한다. 다른 사람을 공격하고, 약한 사람을 비하하는 개그가 판을 치는 지금을 돌아보게 만든다. 진흑철의 '착한 웃음'은 결국 인간성 회복이다. '흑흑흑 희희희'는 사실 빤한 이야기다. 진흑철의 흑은 슬픔의 흑이요, 연백희의 희는 기쁨의 희다.
눈치 빠른 관객이라면 반전을 알아채고 슬픔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그 반전에 눈물 지으면 웃기는 진흑철 대신 무표정이던 연백희가 환희 웃고 있다. 슬픔이 있어야 기쁨도 있다. '흑흑흑 희희희'는 걸작은 아니지만 관객이 느끼고 공감하게 만든다.
뮤지컬 '번지 점프를 하다'의 청순하면서도 발랄한 '태희', 연극 '메피스토'의 악마 '메피스토' 등 '천의 얼굴'을 자랑하는 전미도의 연백희는 이번에도 캐릭터의 삶을 실제처럼 산다. 진흑철 역의 이창훈은 발견이다. 연극 '터미널' '춘천 거기' 등에 나온 그는 잘 알려진 배우는 아니다. 그러나 철 없어보이지만 사려 깊은 진흑철 캐릭터에 페이소스를 부여한다.
배우인 우현주 대표가 이끄는 맨씨어터가 연극 '형제의 밤'을 쓰고 연출한 김봉민을 영입해서 선보였다. 키치적인 전개와 B급 유머로 이야기를 진행하다, 막판에 감동과 희망적인 메시지로 귀결하는 김 연출 식 코드가 녹아들어갔다.
우현주의 연백희와 1000만 영화 '암살'에서 폭탄 설치 전문가 '황덕삼'을 연기해 주목 받은 최덕삼의 진흑철은 능수능란하고 노련하다. 24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러닝타임 100분. 3만5000원. 극단 맨씨어터. 02-3443-2327
세상을 화끈하게 웃기고 싶었던 남자 개그맨 이야기다. 진흑철. 그가 병원에서 퇴원하는 날 한 여자를 만난다. 희소병에 걸려 죽음을 앞둔 환자 '연백희'로 우주에서 3년간 머무르다 돌아온 우주 비행사지만 웃음을 잃어버렸다.
진흑철은 연백희를 웃기고 싶다는 일념으로 퇴원을 미룬다. 웃음 공략법은 '아재 개그식'이다. 서영춘과 이주일이 '최고의 개그맨'이라 자부하는 진흑철은 만담과 말장난, 슬랩스틱을 차용한 몸동작을 무기로 내세운다.
유치하지만 아날로그 향수를 자극한다. 다른 사람을 공격하고, 약한 사람을 비하하는 개그가 판을 치는 지금을 돌아보게 만든다. 진흑철의 '착한 웃음'은 결국 인간성 회복이다. '흑흑흑 희희희'는 사실 빤한 이야기다. 진흑철의 흑은 슬픔의 흑이요, 연백희의 희는 기쁨의 희다.
눈치 빠른 관객이라면 반전을 알아채고 슬픔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그 반전에 눈물 지으면 웃기는 진흑철 대신 무표정이던 연백희가 환희 웃고 있다. 슬픔이 있어야 기쁨도 있다. '흑흑흑 희희희'는 걸작은 아니지만 관객이 느끼고 공감하게 만든다.
뮤지컬 '번지 점프를 하다'의 청순하면서도 발랄한 '태희', 연극 '메피스토'의 악마 '메피스토' 등 '천의 얼굴'을 자랑하는 전미도의 연백희는 이번에도 캐릭터의 삶을 실제처럼 산다. 진흑철 역의 이창훈은 발견이다. 연극 '터미널' '춘천 거기' 등에 나온 그는 잘 알려진 배우는 아니다. 그러나 철 없어보이지만 사려 깊은 진흑철 캐릭터에 페이소스를 부여한다.
배우인 우현주 대표가 이끄는 맨씨어터가 연극 '형제의 밤'을 쓰고 연출한 김봉민을 영입해서 선보였다. 키치적인 전개와 B급 유머로 이야기를 진행하다, 막판에 감동과 희망적인 메시지로 귀결하는 김 연출 식 코드가 녹아들어갔다.
우현주의 연백희와 1000만 영화 '암살'에서 폭탄 설치 전문가 '황덕삼'을 연기해 주목 받은 최덕삼의 진흑철은 능수능란하고 노련하다. 24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러닝타임 100분. 3만5000원. 극단 맨씨어터. 02-3443-2327
- Copyrights ⓒ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