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향기와 더불어 50년' 한국화가 박대성 화백 '솔거의 노래'

  • 뉴시스

입력 : 2016.04.22 09:45

경주엑스포공원안 솔거 미술관에서 개인전
간략 대담구도 특징 '금강설경'등 82점 전시
한국화가 소산(小山) 박대성 화백의 등단 50주년 기념 개인전이 경주엑스포 공원안에 있는 솔거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솔거묵향 - 먹 향기와 더불어 살다'전을 타이틀로 소산 예술의 진수를 한 자리에 모았다. 대작 ‘솔거의 노래’, ‘금강설경’, ‘법의’ 등 82점을 선보인다.

‘솔거의 노래’는 경주 남산 삼릉 옆 소산 화백의 화실에서 본 풍경을 그린 작품이다. 남산의 거대한 소나무 숲이 화폭에 담겼다. 소나무의 사실적 묘사와 대담한 구도, 먹의 농담과 속도감 있는 필력으로 소산의 수묵 정신이 절정을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주도에 있는 600년 된 노송을 그린 ‘제주곰솔’은 박 화백이 심혈을 기울였다. 마을의 당산 나무에서 영감을 얻어 그린 것으로, 수많은 솔잎을 하나하나 그리는데 수십 만 번의 붓질로 "전시를 며칠 앞두고 겨우 완성 될 만큼 집중했다.

‘불국설경’에 이어 선보이는 신작 ‘금강설경’은 금강의 풍모가 달리 보이도록 재해석한 작품이다. 쌓인 눈의 부분은 붓질을 하지 않은, 붓질을 하지 않고 설경을 표현한 노련함과 대담함이 탁월하다.

박화백은 '불국사 작가'로도 유명하다. 1995년 불국사에서 하룻밤을 지낸후 보따리를 싸 경주로 내려왔다. 색채가 난무하는 시대에 '순도 100% 먹 맛'으로 미술시장을 평정했다.

​ 경주에서 '신라인'으로 자처하며 초지일관 수묵 작업에 몰두한 그의 노력이 결실을 거뒀다. ‘2013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에 초대돼 한국화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리며 찬사를 받았다.

소산이 화가가 된 것은 우리나라 역사의 배경과 무관치 않다. 다섯 살 때 고아가 되고 6.25전쟁 때 한쪽 팔도 잃었다. 할아버지밑에서 자란 그는 제사때 치던 병풍에 매혹당했다.

"갱지에 끼적끼적 병풍에 있던 그림을 따라 그리면 어르신들이 '고놈 그림 참 잘 그린다'고 칭찬을 했어요. 그게 힘이됐죠. 그래서 밖에 나가지도 않고 그림만 그렸어요."

초등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 한쪽팔의 결핍은 먹과 붓맛에 취하게했다. 묵화부터 고서에 이르기까지 독학으로 고행의 길을 걸었다. 20대이던 1970년대 국전에서 이변을 일으켰다. 국전에서 상을 여덟번이나 받았고 1979년 중앙미술대전에서 대상을 받으며 미술시장에 떠올랐다. '한쪽 팔 작가'가 아닌 '한국화가 박대성'으로 존재감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경주에서 독거생활을 하며 '원융'에 천착했다. 막힘과 거리낌이 없이 두루 통하는 상태를 의미하는 원융무애(圓融無碍)에서 가져왔다. '원융'은 그림을 그릴 때 거칠 것 없이 나를 열어놓고 사물을 본다는 의미다.

수묵화에서 중요한 필선(筆線)을 제대로 살리고 필력을 기르고자 평생 글쓰기에 힘을 쏟은 그는 지금도 혼자 경주 작업실에서 생식하며 글씨를 쓰고 필법에서부터 작업을 풀어간다고 한다.

이번 전시는 소산의 예술혼이 집대성됐다. 제1전시실에는 솔거의 노래, 제주곰솔, 금강설경, 법의 등 대작이 전시되며 2전시실은 경주를 담은 경주이야기 시리즈를 위주로 한 39점, 3전시실은 외금강전도, 정방폭포 등 금강산, 하롱베이, 카파도키아, 장가계가는 길 등 국내외 명승지를 그린 25점, 4전시실은 추사, 장욱, 모택동 등의 서체를 방(倣)한 작품들을 위주로 한 서예작품 8점을 전시한다.

5전시실은 ‘현율’, ‘화우’, ‘청량산묵강’, ‘금강화개’, ‘불밝힘굴’ 등 금강의 풍경을 재해석한 6점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경주엑스포 윤범모 예술총감독은 “이번 화업 50년 기념전은 근작을 중심으로 소산 예술의 완숙기에 일구어낸 대표작급을 모은 전시”라며 “수묵화가답게 묵향과 함께한 그의 화업 반세기를 담은 솔거묵향전은 소산 예술의 총체”라고 평했다.

동료 한국화가인 이왈종 화가는 “소산은 한국화단에서 보기 드물게 노력하고 또 노력하는 작가로 한국화의 실경산수를 독보적인 화풍으로 이룩한 기의 업적은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 정도”라며 “소산은 그림 뿐 아니라 서예에도 심취하여 ‘박대성 서체’를 만들어 많은 사람을 놀라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박대성 화백은 경주 남산에 정착, 신라의 역사와 문화를 주제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지역 예술발전을 위해 회화 글씨등 830점을 경상북도와 경주시에 기증했다.

대담한 구성과 농묵의 강조, 섬세한 필치, 여백 활용 등 전통과 현대가 융복합된 현대 한국화의 아름다움을 느껴볼수 있는 전시다. 9월25일까지 이어진다.
  • Copyrights ⓒ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