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분방하고 모험심 많은 '소피', 내 성격과 똑같아"

  • 유석재 기자

입력 : 2016.04.18 03:00

['맘마미아' 소피役 소녀시대 서현]

350대1 경쟁률 뚫고 합격… '아바' 팬 부모님이 많이 좋아해
"연기·노래 부쩍 늘었다" 평 들어

‘맘마미아!’에 출연 중인 소녀시대 멤버 서현은 가창력·연기력에 대한 일부의 지적에 “이제 그런 데 흔들리지 않고 배역에 몰입하고 있다”고 했다.
‘맘마미아!’에 출연 중인 소녀시대 멤버 서현은 가창력·연기력에 대한 일부의 지적에 “이제 그런 데 흔들리지 않고 배역에 몰입하고 있다”고 했다. /신시컴퍼니 제공

"어려운 일 닥쳐와도, 난 이겨낼 꿈이 있어~."

서울 잠실에서 공연 중인 대형 뮤지컬 '맘마미아!'는 주인공 모녀 가운데 딸인 소피의 노래 '아이 해브 어 드림'으로 시작한다. 그룹 아바의 히트곡 22곡을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로 국내에서 2004년 초연 이래 170만 관객을 모은 이 작품의 이번 시즌엔 특별히 눈에 띄는 얼굴이 한 명 있다. 박지연·김금나와 함께 소피 역에 캐스팅된 배우, 걸 그룹 소녀시대 멤버인 서현(25·본명 서주현)이다.

"아휴, 진~짜 체력 소모 많은 작품이에요. 몸 관리하느라고 요즘엔 생선초밥만 먹어요. 한의사 선생님이 제 몸에 생선이 맞는다고 하셨거든요." 공연장인 샤롯데씨어터에서 만난 서현은 극중 소피처럼 활달하고 털털한 말투였다. 2014년 '해를 품은 달', 지난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 이어 세 번째 뮤지컬에 출연하는 그녀는 요즘 "연기와 노래가 부쩍 늘었다"는 말을 듣고 있다. 엄마 도나 역인 최정원은 서현에 대해 "첫 걸음은 느렸지만 제대로 걷고 있는 배우"라고 했다.

그녀가 뮤지컬 무대의 꿈을 본격적으로 지닌 것은 2007년 가수로 데뷔한 뒤였다. "옥주현 언니 공연을 다 봤어요. '아이다' '시카고'…. 와, 충격! 어떻게 이런 세계가 있나 싶었어요." 잠깐 나와 노래 부르는 TV와는 달리 한 작품 속 인물로서 살아보는 것이 뮤지컬이었다. 소속사에 여러 번 간청하고 노력한 끝에 처음 선 작품이 '해를 품은 달'이었다. "정말 신기했어요. 소시(소녀시대) 때하곤 다르게 관객이 하나도 안 보이는 거예요. 배역에 집중하니까 그렇더라고요."

'맘마미아!' 출연을 위해 지난해 여름 경쟁률 350대1의 오디션에 도전했다. 첫 장면에서 소피가 훔쳐보는 엄마 도나의 일기를 실제로 만들어 보면서 연습했다. "아바 노래는 부모님이 워낙 좋아하셔서 어려서부터 익숙했어요. 여기 출연한다고 말씀드렸더니 '너 혹시… 우리 때문에 하는 거니?'라며 기뻐하시더라고요."

그녀는 "소피는 정말 제 성격 하고 꼭 맞는 역할"이라고 했다. 자유분방하고 고집이 세며 모험심이 강한 자기주도적 성격이라는 것이다. "그걸 표현하려고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냈어요. 맨발로 등장하고, 러브신을 좀 더 진하게 하는 거죠." 1·2막 끝 부분에서 격렬한 군무 장면이 나오는데, 서현은 완전히 몰입해서 날아다니듯 춤을 춘다.

서현은 이 작품을 통해 새삼 깨달은 게 있다고 했다. "저희 어머니께도 소피 같은 젊은 시절이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은 절 위해서 희생하고 계시지만…. 1막에서 도나가 '댄싱 퀸'을 부를 때 분장실에서 쉬면서 볼 때마다 뭉클하더라고요." 공연을 끝내고 귀가할 때마다 어르신 관객들이 "야, 서현이다"라며 반가워해 주는 것도 그녀에겐 새로운 경험이다.

앞으로 뮤지컬에서 희망하는 배역을 묻자 서현은 "음~" 하며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렸다. "'위키드'의 글린다, '시카고'의 록시, 그리고… 아! 맞다. '맘마미아!'의 소피 엄마 도나 역을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어요." '10년차 가수'의 목소리가 여전히 소녀 같았다.

▷뮤지컬 '맘마미아!' 6월 4일까지 잠실 샤롯데씨어터, 1544-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