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무십일홍' 그림이 꽉 잡았다…선화랑에 꽃 만개

  • 뉴시스

입력 : 2016.04.12 09:41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그림이 잡았다.

활짝 핀 꽃이 화폭에서 생생하다. 서울 인사동 선화랑 전시장에 꽃이 피었다. 'BLOOMING'을 주제로 만개한 꽃들이 개성을 뽐내며 생동감을 전한다. 화가 구자동 김정수 전명자 안광식 정우범의 꽃 그림 30점이 걸렸다.

구자동의 자두와 분홍장미, 당국화는 진짜보다 더한 아름다움을 과시한다. 작가는 리얼리즘의 본고장인 러시아 ‘상트 페테르 부르그' 미술대학에서 공부한 러시아 유학 1세대 작가다. 세밀한 묘사와 절묘한 빛의 묘사를 통해 대상 자체의 본질적 아름다움을 넘어선 그 이상의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

김정수의 '진달래-축복'은 푸근하다. 바구니에 소복이 담긴 진달래는 한국적인 감성이 진하게 전한다. 작가에게 진달래는 어머니다. “가난과 전쟁으로 피폐했던 나라가 오늘날처럼 발전한 나라가 된 것은 이 땅의 어머님들의 무한하고 헌신적인 사랑의 힘"이라고 전한다. 전명자의 '자연의 조화'는 삶에 대한 행복과 희망을 보여준다. 골드 빛 해바라기를 주제로 하는 근작은 더욱더 행복, 부귀, 생명력이 가득한 긍정의 에너지와 활력으로 충만하다. 각박한 현대사회를 살며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사고에 길들여진 우리에게 작가 전명자의 작품은 삶 속의 여유와 감동, 환희, 희망 등 기쁨을 전달해 준다.

안광식의 'Nature-diary' 는 단단한 미감을 전한다. 캔버스 위에 돌 가루(stone power)를 녹인 용액을 바르고, 오일로 그려내는 수십 번의 반복적인 과정을 거쳤다. 이름없는 들꽃과 들풀은 아련함과 영롱함이 깃들여 있다. 작가는 "시들지 않는 꽃과 풀, 고고함이 스며있는 항아리에 영원히 지속하는 유산과 같은 우리의 정서와 향기를 작품에 담아낸다."

정우범의 수채화는 야생적이다. '수채화는 색깔이 풍부하지 못하고 중량감이 덜하다’는 편견에 맞서 작가만의 독특하고 다양한 기법을 완성했다. 색을 빼내는 기법과 그것을 다시 채우는 방법을 반복적으로 진행해 더욱 풍부하고, 깊이 있는 색감이 특징이다. 전시는 2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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