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대극장, '전통 전문극장' 된다

  • 유석재 기자

입력 : 2016.04.04 03:00

44년만에 大개조, 2018년 재개관… 국악·창극·한국무용 중심으로

서울 장충동의 국립극장 대극장(해오름극장·사진)이 내년 가을부터 건립 44년 만의 전면 개조(改造)에 들어가 '전통공연 전문 극장'으로 거듭난다. 이르면 2018년 하반기에 재개관하는 이 극장은 국악과 창극, 한국무용 공연장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안호상 국립극장장은 3일 "예산 450억원을 투입해 내년 여름 공연이 끝나는 9월부터 해오름극장의 개보수를 시작할 것"이라며 "올 하반기 구체적인 설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안 극장장은 "국내에 큰 극장이 많지 않던 시절엔 해오름극장에서 오페라, 발레, 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장르의 대형 공연을 해 왔지만, 지금은 그런 시기는 지났다"며 "재개관 이후엔 국립극장 산하 국립창극단, 국립무용단, 국립관현악단 등의 '우리 공연'을 주로 올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2013~2014년 리모델링을 거쳐 '창극 전문극장'으로 거듭난 달오름극장(중극장)과 함께 전통 공연의 주요 무대가 되는 셈이다.

/채승우 기자
이번 개보수 작업은 외관을 제외하고 무대와 객석 시설을 모두 고치는 대규모 공사다. 해오름극장은 공연계에서 '무슨 공연을 하기에도 불편한 극장'으로 악명이 높았다. 무대의 좌우 폭이 22.4m로 높이(11.5m)의 두 배에 이를 정도로 너무 넓어, 측면 앞쪽 좌석에선 제대로 관람할 수 없는 구조다. 개관 당시엔 국내 건축 자료가 없었기 때문에 1966년 개관한 일본 도쿄 지요다구의 국립극장을 본뜬 결과인데, 일본 국립극장은 출연자의 좌우 이동이 많은 가부키(歌舞伎) 공연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

또 경사도가 지나치게 완만해 '앞 사람 머리에 가려 출연자의 상반신만 보인다'는 원성이 높았고, 음향 시설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번 개보수 공사에선 이 같은 문제점의 해결에 나선다. ▲무대 좌우 폭을 16m로 줄이고 ▲전체 좌석 수를 현재 1563석에서 1200석으로 줄여 집중도를 높이며 ▲객석 경사도를 높이고 ▲잔향(殘響) 장치를 넣는 등 음향 시설도 개선할 예정이다.

1973년 10월 17일 건립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은 2003~2004년 한 차례 리모델링 작업을 했으나 외관과 객석 위주의 공사에 그쳤다. 이 극장은 개관 1년 뒤인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 도중 영부인 육영수 여사가 피살된 장소이기도 하다. 현 정부 들어 대통령은 아직 한 번도 이곳을 찾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