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3.31 00:28
클라리넷 연주자 김한, 지난해 자비네 마이어 지도 받아
'파이츠 퀸텟' 첫 음반 녹음 돌입… 오는 6월엔 국내 데뷔 무대도
"모두가 저를 보고 클라리넷 신동(神童)이라 했는데 나중엔 거기에 얽매이더라고요. 저는 제 음악이 자라고 있고 그걸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돌아오는 평은 늘 '어린애가 연주를 잘하네'여서 서운할 때도 있었어요. 어떻게 하면 '만년 새싹'에서 벗어나 성숙한 연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을까를 날마다 고민했어요."
부활절(지난 27일) 방학을 맞아 잠깐 한국에 들어온 클라리넷 연주자 김한(20)은 "이렇게 오랫동안 몸에서 악기를 떼는 게 처음"이라 했다. "5년간 함께한 악기인데 입국하자마자 예술의전당 근처 전문 수리점에 점검을 맡겼어요. 딱 일주일 동안만이에요. 10년간 쉼 없이 연습하고 연주했으니까 이번엔 싹 잊고 충전만 하려고요."
부활절(지난 27일) 방학을 맞아 잠깐 한국에 들어온 클라리넷 연주자 김한(20)은 "이렇게 오랫동안 몸에서 악기를 떼는 게 처음"이라 했다. "5년간 함께한 악기인데 입국하자마자 예술의전당 근처 전문 수리점에 점검을 맡겼어요. 딱 일주일 동안만이에요. 10년간 쉼 없이 연습하고 연주했으니까 이번엔 싹 잊고 충전만 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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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2학년 때였다. 리코더를 꺼내 동요 '고향의 봄'을 부는데 듣고 있던 그의 모친이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 "이야~ 너 지하철에서 그렇게 불면 사람들이 돈 주고 가겠다!" 그때부터 취미로 클라리넷을 배우기 시작했다. "리코더는 너무 흔하고 오보에는 악기 값이 너무 비싸서 선택한 악기가 클라리넷"이었다. 소년은 클라리넷을 곧잘 불었다. 2007년 열한 살 땐 자기 이름을 걸고 독주회를 열었다. 콩쿠르에 나가는 족족 상을 휩쓸었다. 2010년 영국으로 유학 가 사립 명문 이튼칼리지를 졸업하고, 길드홀 예술학교에 장학생으로 재학 중인 그는 지난해 세계 최고 클라리넷 연주자로 꼽히는 자비네 마이어의 지도를 받으며 "난생처음 처참하게 무너져내리는 경험"을 했다.
"독일 뤼벡 국립음대에 교환학생으로 갔다가 마이어한테서 레슨을 받았는데 첫 만남에 악기를 그만두고 싶었어요. 몸부터 푸는데 5초쯤 지났나. 마이어가 '악기를 왜 그렇게 불어? 그게 네 음악에 무슨 도움이 돼?'라고 묻는 거예요. 갑자기 띵했어요. 그러고 보니 저는 '그냥' 불고 있었던 거예요."
마이어의 지시는 간단했다. "'도' 음만 반복해서 내되 어떤 소리를 만들고 싶은지 머릿속으로 생각하라"고 했다. 그렇게 반년간 기본기를 새로 익혔다. "아직 과도기에 있는 거죠. 일단 부는 자세나 호흡법을 충실히 다듬었으니까 이젠 그걸 원래 갖고 있던 음악과 잘 접목해야죠."
지난해 10월 김한을 비롯해 조성현(플루트), 함경(오보에), 리카르도 실바(호른), 코야마 리에(바순)로 이뤄진 목관오중주 '파이츠 퀸텟'은 덴마크에서 열린 칼 닐센 국제 실내악 콩쿠르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파이츠(veits)는 독일 옛말로 '나무'를 뜻한다. 이번 달 독일 음반사 ARS 프로덕션을 통해 첫 음반 녹음에 돌입한다. 오는 6월엔 디토 페스티벌의 하나로 국내 첫 데뷔 무대를 갖는다.
올해 스무 살이 된 '신동' 김한은 "밑져야 본전이다. 잃을 게 있다면 지금 잃는 게 낫다"고 했다. "꿈이 뭐냐 물으면 이렇게 답할래요. 앞에 닥친 것부터 차근차근하겠다고. 그러다 보면 어디든 가 있겠죠? 저도 나중에 제가 어떻게 될지 궁금하긴 해요."
▷파이츠 퀸텟=6월 16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 1577-5266
"독일 뤼벡 국립음대에 교환학생으로 갔다가 마이어한테서 레슨을 받았는데 첫 만남에 악기를 그만두고 싶었어요. 몸부터 푸는데 5초쯤 지났나. 마이어가 '악기를 왜 그렇게 불어? 그게 네 음악에 무슨 도움이 돼?'라고 묻는 거예요. 갑자기 띵했어요. 그러고 보니 저는 '그냥' 불고 있었던 거예요."
마이어의 지시는 간단했다. "'도' 음만 반복해서 내되 어떤 소리를 만들고 싶은지 머릿속으로 생각하라"고 했다. 그렇게 반년간 기본기를 새로 익혔다. "아직 과도기에 있는 거죠. 일단 부는 자세나 호흡법을 충실히 다듬었으니까 이젠 그걸 원래 갖고 있던 음악과 잘 접목해야죠."
지난해 10월 김한을 비롯해 조성현(플루트), 함경(오보에), 리카르도 실바(호른), 코야마 리에(바순)로 이뤄진 목관오중주 '파이츠 퀸텟'은 덴마크에서 열린 칼 닐센 국제 실내악 콩쿠르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파이츠(veits)는 독일 옛말로 '나무'를 뜻한다. 이번 달 독일 음반사 ARS 프로덕션을 통해 첫 음반 녹음에 돌입한다. 오는 6월엔 디토 페스티벌의 하나로 국내 첫 데뷔 무대를 갖는다.
올해 스무 살이 된 '신동' 김한은 "밑져야 본전이다. 잃을 게 있다면 지금 잃는 게 낫다"고 했다. "꿈이 뭐냐 물으면 이렇게 답할래요. 앞에 닥친 것부터 차근차근하겠다고. 그러다 보면 어디든 가 있겠죠? 저도 나중에 제가 어떻게 될지 궁금하긴 해요."
▷파이츠 퀸텟=6월 16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 1577-52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