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3.10 03:00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올해 유럽 누비며 연주할 계획"
이달 말 손열음과 독일서 녹음… 11일 서울시향과 생상스 협연

"1등이 부럽진 않았어요. 몇 번 해봤으니까. 유럽 활동을 넓히고 싶었고, 제가 아는 방법은 콩쿠르 출전밖에 없었어요."
지난해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29)이 차이콥스키 콩쿠르에 출전하겠다 했을 때 사람들은 말렸다. 그럴 만했다. 6년 전 일본 센다이 콩쿠르와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콩쿠르에서 우승해 촉망받는 스타였던 강주미는 샛별들의 각축장인 콩쿠르에 굳이 나갈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출전을 강행했다. 결과는 바이올린 부문 4등. '참담한' 성적표였다. 그런데 이게 전화위복이 됐다. '지휘계의 차르'라 불리며 국제 음악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러시아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를 비롯해 다수의 유럽 매니지먼트 눈에 띄었다. 연주 요청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지난 7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강주미는 "예전엔 유럽보다 미국 연주가 많았다. 이젠 유럽 무대가 절반이 넘는다"고 했다. "올해 유럽에서 안 가는 나라가 없어요. 오스트리아·프랑스·영국·스페인·네덜란드·핀란드…." 강주미는 "미국과 유럽은 완전 다른 세계였다. 클래식의 본고장인 유럽에선 자기네 콩쿠르 우승자도 많은데 바다 건너 미국 콩쿠르 우승자까지 챙길 여유가 없었다"며 "남들은 차이콥스키에서 1등을 해도 본전이라 말했지만 나는 후회하더라도 내 연주를 한 번이라도 더 들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음악이 좋아요. 평생 음악을 하라고 저한테 주어진 도구가 바이올린인 것 같아요. 열네 살 때 왼손 새끼손가락이 부러져서 3년간 바이올린 없이 살았던 경험이 있잖아요. 별로였어요, 그거. 그래서 겁내지 않고 쭈뼛쭈뼛 망설이지 않고 덤빌 수 있었던 거죠."
이달 말 그녀는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독일 하노버의 베토벤 홀에서 슈만과 클라라 슈만의 소나타와 로망스, 브람스의 소나타를 한데 묶어 녹음한다. 오는 9월 음반(데카)이 나오면 11월 국내 투어도 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몸이 근질근질하기 시작했어요. 이제 녹음할 시기가 왔다고 생각했죠." 강주미는 "작곡가로는 브람스를 좋아하지만 인간적으로는 슈만을 제일 좋아한다"고 했다. "정이 가요. 제 이름이 그의 아내인 클라라에서 따온 거라 그의 전기를 많이 읽었는데 저와 비슷한 부분이 많더라고요."
'열음 언니'에 대한 애정도 듬뿍 쏟아냈다. "사실 저희는 음악 색깔이 달라요. 근데 맞춰줄 의향이 강하고, 그러면서 예상치 못한 해석을 만들어내요. 입으로는 자기주장을 안 내세워요. 연주로 붙는 거죠. 그러다 언니가 다른 곳으로 가잖아요? 그 순간이 진짜 재밌어요. 또 제가 딴 길로 가면 언니가 재빨리 반응해줘요."
11일 리오넬 브랑기에(30) 스위스 톤할레 오케스트라 예술감독과 생상스 바이올린 협주곡 3번을 협연(서울시향)하는 강주미는 "생상스가 당시 친구였던 사라사테(천재 바이올리니스트)한테 이 곡을 줬는데 정말 아름답다. 3악장으로 가면 오르간 소리도 나오는데 음악 자체에서 귀티가 난다"고 했다.
▷리오넬 브랑기에와 클라라 주미 강=11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588-1210
지난해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29)이 차이콥스키 콩쿠르에 출전하겠다 했을 때 사람들은 말렸다. 그럴 만했다. 6년 전 일본 센다이 콩쿠르와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콩쿠르에서 우승해 촉망받는 스타였던 강주미는 샛별들의 각축장인 콩쿠르에 굳이 나갈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출전을 강행했다. 결과는 바이올린 부문 4등. '참담한' 성적표였다. 그런데 이게 전화위복이 됐다. '지휘계의 차르'라 불리며 국제 음악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러시아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를 비롯해 다수의 유럽 매니지먼트 눈에 띄었다. 연주 요청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지난 7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강주미는 "예전엔 유럽보다 미국 연주가 많았다. 이젠 유럽 무대가 절반이 넘는다"고 했다. "올해 유럽에서 안 가는 나라가 없어요. 오스트리아·프랑스·영국·스페인·네덜란드·핀란드…." 강주미는 "미국과 유럽은 완전 다른 세계였다. 클래식의 본고장인 유럽에선 자기네 콩쿠르 우승자도 많은데 바다 건너 미국 콩쿠르 우승자까지 챙길 여유가 없었다"며 "남들은 차이콥스키에서 1등을 해도 본전이라 말했지만 나는 후회하더라도 내 연주를 한 번이라도 더 들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음악이 좋아요. 평생 음악을 하라고 저한테 주어진 도구가 바이올린인 것 같아요. 열네 살 때 왼손 새끼손가락이 부러져서 3년간 바이올린 없이 살았던 경험이 있잖아요. 별로였어요, 그거. 그래서 겁내지 않고 쭈뼛쭈뼛 망설이지 않고 덤빌 수 있었던 거죠."
이달 말 그녀는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독일 하노버의 베토벤 홀에서 슈만과 클라라 슈만의 소나타와 로망스, 브람스의 소나타를 한데 묶어 녹음한다. 오는 9월 음반(데카)이 나오면 11월 국내 투어도 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몸이 근질근질하기 시작했어요. 이제 녹음할 시기가 왔다고 생각했죠." 강주미는 "작곡가로는 브람스를 좋아하지만 인간적으로는 슈만을 제일 좋아한다"고 했다. "정이 가요. 제 이름이 그의 아내인 클라라에서 따온 거라 그의 전기를 많이 읽었는데 저와 비슷한 부분이 많더라고요."
'열음 언니'에 대한 애정도 듬뿍 쏟아냈다. "사실 저희는 음악 색깔이 달라요. 근데 맞춰줄 의향이 강하고, 그러면서 예상치 못한 해석을 만들어내요. 입으로는 자기주장을 안 내세워요. 연주로 붙는 거죠. 그러다 언니가 다른 곳으로 가잖아요? 그 순간이 진짜 재밌어요. 또 제가 딴 길로 가면 언니가 재빨리 반응해줘요."
11일 리오넬 브랑기에(30) 스위스 톤할레 오케스트라 예술감독과 생상스 바이올린 협주곡 3번을 협연(서울시향)하는 강주미는 "생상스가 당시 친구였던 사라사테(천재 바이올리니스트)한테 이 곡을 줬는데 정말 아름답다. 3악장으로 가면 오르간 소리도 나오는데 음악 자체에서 귀티가 난다"고 했다.
▷리오넬 브랑기에와 클라라 주미 강=11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588-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