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움직임 하나로 바로크 시대 음악이 선명하게 살아났다

  • 김경은 기자

입력 : 2016.03.07 00:58

마크 민코프스키 내한 공연

바로크 지휘자 마크 민코프스키
고색창연한 신선함을 맛본 음악회였다. 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은 올해 네 번째를 맞은 '한화클래식'을 통해 내한한 프랑스 출신 바로크 지휘자 마크 민코프스키(54·사진)와 시대악기 연주단체 '루브르의 음악가들'이 빚어낸 맑고 감미로운 음색으로 촉촉하게 차올랐다.

멘델스존 교향곡 3번과 슈베르트 교향곡 8번을 연주한 민코프스키는 마치 움직임이 느린 발레리노 같았다. 음악에 따라 몸을 움직여서 그의 움직임만 봐도 음악이 절로 들리는 듯했다. 음량이 고조되는 부분에선 무릎을 살짝 굽혔다 서서히 들어올리는 방식으로 악단을 이끌었고, 소리를 낮추는 부분에선 팔을 크게 휘저었다가 왼손을 입술에 갖다대고 "쉬잇!" 하는 포즈를 취했다.

동물의 내장을 꼬아 만든 거트 현을 쓰는 바로크 시대의 현악기는 부드럽고 섬세한 음색을 내는 데 안성맞춤이었다. 다만 이날 프로그램은 민코프스키의 말마따나 "연주자나 청중이나 비타민을 미리 듬뿍 먹고 임해야 할 만큼 대성당같이 굉장히 거한 곡들이라서" 가끔 음정이 이탈하거나 박자가 순식간에 빨라져 화음이 일그러졌다. 그래도 거슬리지 않는 건 그 속에 담긴 생명력 덕분이었다.

연주회 하루 전, 서울시청 근처 호텔 커피숍에서 만난 민코프스키는 시대악기 연주를 고집하는 까닭에 대해 "당시 작곡가들이 음악을 만들 때 그들 머릿속에 어떤 악기 음색을 잡고 접근했는지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그는 "빈 필하모닉 등 오늘날 악기로 연주하는 오케스트라도 많이 지휘하지만 '루브르의 음악가들'은 그 시대 그 작곡가에 걸맞게 딱딱 맞춰서 연주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민코프스키는 바순 연주자였다. 미국에서 찰스 브룩을 사사하며 지휘에 발을 들였다. 민코프스키는 "우리는 연주회가 잡힐 때에만 한데 모여 연주하는 단체라서 정해진 틀이 따로 없기 때문에 그만큼 음악도 자유롭고 레퍼토리도 다양하다"고 했다.

2013년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을 찾았다는 민코프스키는 경복궁 쪽을 가리키며 "고궁에 꼭 가고 싶다. 한국의 옛것을 음미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