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파 독일 지휘자 포펜 "감탄스런 한국 아티스트들, 비결 궁금"

  • 뉴시스

입력 : 2016.02.29 09:44

독일의 바이올리니스트 겸 지휘자 크리스토프 포펜(60)은 대표적인 친한파로 통한다.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29)과 현악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의 뮌헨 국립음대 스승으로 잘 알려져 있다.

포펜은 e-메일 인터뷰에서 "한국의 음악적 발전에 대해 나는 늘 감탄하고 깊이 존경한다"며 "그래서인지 한국의 아티스트들이 가진 성공의 비결이 무엇인지 늘 궁금하기도 하다"고 밝혔다.

"아마도 멘털, 열정, 배움, 끈기, 지성, 그리고 음악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산실일 것이라 추측해본다. 또한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한국에는 교회 혹은 성당의 수가 많아, 아마 어린시절부터 그런 곳들에서 음악을 접한 것이 영향을 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한국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여러 솔리스트들과 함께 무대에 섰고 또 연주를 들어봤다는 그는 "한국의 클래식 수준은 높고, 특히 오케스트라의 빠른 발전이 놀랍다"고 했다.

포펜은 독일 최고(最古)의 '쾰른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4월30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치는 첫 내한공연을 이끈다.

과거 바로크 고전주의 시대의 편성(20~30명 규모)을 지향하는 쾰른 체임버(1923년 창단)는 100명 규모의 '풀편성 오케스트라'에서는 맛보기 힘든 소박하면서 정밀한 앙상블을 자랑한다. 2014년 이 오케스트라로 온 포펜은 "내가 이 오케스트라에 부임해 함께 한 이래 예술적 발전이 있었음에 매우 기쁘고, 한국 관객들에게 처음으로 이 오케스트라를 선보일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정밀한 앙상블이 특징인 오케스트라다. 대규모 오케스트라와 달리 세심한 사운드가 인상적다. 포펜은 "리허설을 할 때 우리는 수만가지의 세세한 부분을 함께 작업해 나간다"고 설명했다.

이번 내한에서 하이든 교향곡 제 44번,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5번, 모차르트 교향곡 제29번을 들려준다. "하이든과 모차르트는 단연 모든 클래식 음악의 가장 기본이자 기초"라고 강조했다.

"두 작곡가는 동시대를 살았지만 그들의 작품에는 명확한 차이점이 있다. 오케스트라가 두 작곡가의 곡을 연주할 때 각각의 특징을 살려 다른 사운드를 낼 수 있도록 한다. 하이든은 매우 혁신적인 작곡가였고 동시에 음악에 유머와 위트가 있다. 반면 모차르트의 음악은 항상 하늘 위를 날고 있다고 표현하고 싶다."

이것을 기술적인 측면으로 풀어 얘기해 본다면, "작곡가들 작품의 악보를 펴 놓고 보잉(현악기의 활을 쓰는 법)을 표시하다 보면 하이든은 내림활(down bow)이 많고 모차르트는 올림활(up bow)이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5번은 주미 강이 협연한다. 주미 강과 포펜이 한 무대에 서는 건 처음이다. 또 공연 당일은 정확히 20년 전 주미 강이 이 곡으로 서울 데뷔 무대를 선보인 날이라 더 뜻깊다.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5번은,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중 특색이 가장 뚜렷한 작품이다. 물론 개인적으로도 이 작품에 대해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 수십년에 걸쳐 이 곡을 연주를 하기도 했고, 지금은 지휘를 하고 있으며 동시에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으니 말이다."

클라라와 이 작품 또한 운명적이라고 여겼다. "처음 공연 날짜에 대해 논의할 때만 해도 알아차리지 못했는데, 이후 클라라가 먼저 이 사실을 알고 나에게도 얘기해줬다"는 것이다. "삶을 살아가다 보면 우리가 이해하고 깨닫는 것 이상으로 깊은 의미를 가지는 것들이 있다고 믿는 편이다. 이번 케이스 또한 그런것 중 하나가 아닐까…."

주미 강은 포펜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 특히 2010년 센다이 바이올린 콩쿠르 우승에 이어, 같은 해 인디애나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과 동시에 다섯 개의 특별상을 수상하는 등 주요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둔 뒤에도 포펜을 다시 찾아갔다. 지난해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주미 강이 4위 입상과 특별상을 받은 다음 그와 즐거워하며 통화를 나누기도 했다.

"클라라는 언제나 최고의 수준을 갖춘 학생으로 내게 예술적 파트너와 같다. 나 또한 현재 그녀가 있기까지 작게나마 영향을 줬을 것이라 생각하고 그래서 참 감사하다. 최근에도 자주 교류하며 음악적 디테일에 관한 부분들을 논의하곤 한다. 한국에서 클라라와 함께 무대에 설 수 있어 많은 기대가 된다."

유럽의 오케스트라 뿐 아니라 홍콩 신포니에타 수석 객원지휘자로 있는 등 아시아까지 아우른다. 포펜은 "오케스트라 단원 모두와 음악을 '같이' 만들고 싶다"고 바랐다. 그렇기 때문에 "단원들이 지휘자인 나뿐 아니라 단원들끼리의 소통을 중요시하며 음악을 하는 오케스트라는 내게 기쁨"이라고 여겼다.

오케스트라의 가장 큰 비중이 현악이라 바이올리니스트라는 점이 많은 도움이 된다는 포펜은 "현악기를 이해하는 것이 오케스트라의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고 질을 높이는데 아주 도움이 된다"고 귀띔했다.

온건한 리더십으로 정평이 난 포펜은 "지휘자의 요건은 굉장히 다양하며,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 다른데 심리학자이기도 해야하며, 진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공격적인 성향을 싫어하며 인간을 존중하고자 한다. 그러므로 나는 항상 예의를 갖춰 오케스트라와 소통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것이 내가 추구하는 음악에 대한 뚜렷한 주관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청중과의 소통에서도 역시 예의를 갖춘다. 쾰른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한국 청중의 첫 번째 만남이 "행복한 만남이었으면 한다"는 그는 비록 "연주자나 지휘자가 객석에 있는 사람 모두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는 없지만, 나는 관객 모두와 항상 깊은 유대감을 느낀다"고 했다. "말을 하지 않고 음악만으로 깊은 공감과 유대,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음악의 위대함이 아닐까?" 4만~13만원. 세나. 02-552-2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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