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2.26 17:37
'바이올린 여제' 정경화(67)와 재즈스타 나윤선(47)이 26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전날처럼 활짝 웃으며 서로를 안았다.
정경화는 25일 밤 알펜시아 리조트 콘서트홀에서 펼쳐진 '2016 평창 겨울음악제'의 오프닝 콘서트 '재즈 플러스' 무대에서 바이올린 인생 60년 만에 처음 재즈에 도전했다. 나윤선은 화려한 보컬로 그녀의 든든한 우군이 됐다.
재즈계의 전설 냇 킹 콜(1919~1965)의 '오텀 리브스(Autumn Leaves)'와 나윤선과 9년째 호흡을 맞추는 기타리스트이자 '나윤선 콰르텟' 멤버인 스웨덴의 울프 바케니우스가 정경화의 연주에 영감을 받아 만든 '그랜디오소(grandioso)'를 연주했다.
재즈의 옷을 안성맞춤으로 입은 무대에 600명이 환호를 보냈다. 정경화는 나윤선, 바케니우스와 손을 맞잡고 포옹했다. 클래식 아티스트와 재즈 뮤지션의 절묘한 화합은 그렇게 완성됐다.
나윤선은 전날 무대의 정경화에 대해 "오텀 리브스'가 중간에 스윙으로 바뀌는데 스윙을 하더라"며 놀라워했다. 본래 8분 음표가 두 개 있으면 보통 '따아안' '따아안', 두개를 똑같은 길이로 연주해야하는데 스윙은 앞음을 좀 더 길게 연주하는 기교가 필요하다.
정경화는 "스승들에게 음악 표현과 함께 루바토를 배웠다"며 웃었다. 이탈리아로 '도둑맞다' '잃어버리다'를 뜻하는 루바토는 음악에서 '임의의 템포'로 통용된다. 연주자가 자기 나름대로 해석, 템포를 바꿔도 되는 부분이다. 정경화는 "한 소절 안에서 루바토를 쓰면, 그 박자는 지키되 그 안에서 자기가 창조를 해야 하다"며 "루바토 연구를 해서 '오텀 리브스'를 할 때마다 매번 다르게 오프닝을 한다"고 했다. "행복하고 너무 고맙다. 내 속의 것을 표현할 수 있는 경험을 했다."
지금 재즈에 도전한 것이 "내게는 맞는 타이밍"이라고 여겼다. "전구가 번쩍 하듯이 '아하, 윤선씨랑 같이 이런 경험을 하려고 평생 루바토를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즐거워했다.
두 사람이 협업의 가능성을 감지한 건 지난해 여름. 당시 국립극장 '여우락 페스티벌' 예술감독 나윤선과 '대관령 국제음악제' 공동 예술감독 정경화는 리셉션에서 만나 친분을 나누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윤선이 정경화가 석좌교수로 있는 이화여대에서 하는 강연을 듣고 그녀에게 친근감이 더 생겨 올해 처음 여는 '평창 겨울음악제'에 함께 하자는 말을 용기 있게 건넸다.
전날 무대에서 '주눅이 들었다'고 고백하기도 한 정경화는 클래식과 재즈는 전혀 다르다고 봤다. "클래식은 짜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재즈는 임프로바이즈(연주를 즉흥적으로 하는 것)가 있어서 각자 스타일이 독특하다. 나 선생 같은 경우는 완전 유니크하다."
전날 소녀처럼 수줍어하며 "나 선생과 바케니우스 앞이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한 정경화가 재즈 연주를 소화한 지금 기쁜 이유다. "클래식 음악과 재즈를 모두 잘 아는 사람도 있지만 그게 교통이 안 될 때도 있는데 너무 행복하다."
정경화가 재즈에 도전한 이유는 "하는 게 안 하는 것보다 낫다"는 현시점의 가치관 때문이다. "젊을 때는 하고 안 하는 것을 지독히 따졌다. 클래식 뮤직이 그랬다. 나는 그래도 자유롭다고 쳐주는 아티스트였지만."
전날 '그랜디오소'를 연주했을 때 나윤선이 즉흥적으로 뮤지컬 영화 '오즈의 마법사'의 '오버 더 레인보'를 부르자 깜짝 놀랐다. "혼자 흥얼거리던 건데 나 선생이 그걸 즉흥으로 해서 이것도 메시지인가 했다. 우주 속에 있지만 아무것도 안 보일 때 이 곡을 흥얼거렸거든."
전날 연주를 마친 뒤 주변사람들이 놀랐는지 반응이 없다고도 했다. 대신 나윤선이 클래식 음악을 하는 젊은 친구들 사이에 "어떻게 이런 일이"라는 반응이 있다고 귀띔했다.
"정말 정 선생님이 나온 게 맞느나 등의 반응이 있었다. 조카가 피아노를 치는데 전날 공연을 보고 너무 놀라며 희망을 가지고 가더라. 사실 악보에 쓰여 있는대로 모두가 연주하는 클래식음악에서 유니크함을 만들어내기는 힘들다. 자신의 톤을 찾기 위해 평생이 걸리니까. 같은 멜로디에 같은 편곡이니 힘들 수밖에. 그런데 선생님은 그 안에서 첫 소리만 들어도 선생님인지 알 수 있다."
현대 음악 작곡가는 새로운 것으로 클래식을 만들어내는 것에 대한 가능성을 보고 도전해보고 싶어하는데, 정경화가 그걸 보여줬다는 것이다.
정경화는 젊은 클래식 아티스트들이 우선 자신의 색을 먼저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잔소리인줄 모르지만 젊은 사람들이 조금 급하다. 10시간 이상씩 연습하니 테크닉은 기가 막히다. 근데 좀 더 인내를 가지고 추진해야 한다. 다른 사람이 한다고, 나도 해보자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모든 일에는 자기만의 시간이 있다."
나윤선도 정경화의 말에 동의했다. "어른들의 말씀 중에 기본에 충실해야한다는 것이 있다. 재즈뮤지션도 무섭게 연주한다. 드럼 치는 친구는 혼자 스톱워치를 켜고 배 고파질 때까지 계속 드럼만 친다." 정경화는 "(연습에 혹독하게 매달리는, 재즈 드럼 연주자 지망생이 나오는) 영화 '위플래쉬'처럼 정말 그런다"고 확인했다.
나윤선은 "맞다. 누가 보지도 않는데 열심히 한다. 재즈나 클래식 음악이나 모든 것에 관심을 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쨌든 음악은 본인이 듣기에도 만족이 있어야 한다"며 눈을 빛냈다.
자신의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낸 두 사람은 내내 정다웠다. "파리에서 20년 동안 지독히 얼마나 연구를 하고 공부를 하고"라고 정경화가 극찬하면, "선생님이 한 것에 비하면 그렇지 않다"고 나윤선은 거듭 겸손해했다.
정경화는 미국 진출을 본격적으로 앞둔 나윤선이 창의적인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미국 뉴욕 줄리아드 음악원에 유학한 정경화는 1960년대 미국에 가서 국제 무대에 도전한다고 하면 "한국 사람들이 부둥켜 안고 난리법석이 났다"고 돌아봤다. "요새는 상황이 다르다. 메트로 폴리탄에 프리마 돈나로 홍혜경 씨가 나오고 발레리나, 발레리노 다 활약하고 있다. 이렇게 세계무대를 뚫을 수 있는 건 그만큼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빅 뉴스가 있을 거라 믿는다."
전날 나이지리아의 항아리 모양 드럼인 우두 드럼과 아프리카 토속 악기인 칼림바, 와인 컵 등으로 크리에이티브한 면모를 뽐낸 나윤선은 "재즈 무대가 실험실"이라고 했다. "집에서 혼자 하는 것보다는 뮤지션들과 같이 만들어내는 것이 새로운 프로덕트를 내놓을 수 있다. 관객들도 우리 음악의 일부분이니 좋아하면 보여준 걸 취하고, 그렇지 않으면 버리기도 한다."
전날 정경화와 한 무대에 선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경험 많은 바케니우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정 선생님이 좋아하는 재즈 뮤지션으로 전설적인 오스카 피터슨이 있는데 바케니우스가 그 분의 마지막 기타리스트다. 이것도 인연이다. 바케니우스도 정 선생님을 워낙 좋아해 유럽에서 공연이 있는데도 시간을 쪼개 한국을 들렀다. 전날 연주를 하고 오늘 새벽 네 시에 떠났는데 계속 또 협업을 해야 하다고 말하면서 갔다. 연주하는 내내 하트 눈으로 선생님을 쳐다보더라. 하하."
정경화는 자신이 공동음악감독인 '평창 겨울음악제'에서 재즈와 협업을 "계속해서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더 배우길 원한다. 자유가 많은데 더 열심히 해야 한다. 브람스 협주곡을 15세 때 연주했으니 이제 55년 가량 연주했는데 어릴 때부터 여자이기 때문에 소리가 작다는 소리를 참을 수 없고 받아들이지 못해 내 소리는 컸다. 작은 소리를 내는 게 힘들었지. 지금은 (소리의 크기가) 조절이 된다. 내가 원하는 감정의 표현을 (어깨를 극도로 움직여가며) 몸을 지독히 쓰지 않아도 된다. 그런 점을 이 분야(재즈)로 표현하는 것도 타이밍이 절묘하다."
28일까지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콘서트홀과 용평리조트 그랜드볼룸에서 펼쳐지는 평창 겨울음악제는 아시아적 음악축제로 성장한 대관령 국제음악제의 겨울버전이다. 2년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의 문화올림픽을 준비한다는 취지다.
"올림픽에 참여하는 선수들은 4년을 트레이닝하고 몇십초에 결과가 판가름이 난다. 그런 정열을 기본 정신으로 끌어안아야 하니 '피스 인 하모니'가 중요하다. 서로 존중하고 교통하는 거 말이다." 이번에 클래식 아티스트와 재즈 아티스트가 통한 것처럼 말이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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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화는 25일 밤 알펜시아 리조트 콘서트홀에서 펼쳐진 '2016 평창 겨울음악제'의 오프닝 콘서트 '재즈 플러스' 무대에서 바이올린 인생 60년 만에 처음 재즈에 도전했다. 나윤선은 화려한 보컬로 그녀의 든든한 우군이 됐다.
재즈계의 전설 냇 킹 콜(1919~1965)의 '오텀 리브스(Autumn Leaves)'와 나윤선과 9년째 호흡을 맞추는 기타리스트이자 '나윤선 콰르텟' 멤버인 스웨덴의 울프 바케니우스가 정경화의 연주에 영감을 받아 만든 '그랜디오소(grandioso)'를 연주했다.
재즈의 옷을 안성맞춤으로 입은 무대에 600명이 환호를 보냈다. 정경화는 나윤선, 바케니우스와 손을 맞잡고 포옹했다. 클래식 아티스트와 재즈 뮤지션의 절묘한 화합은 그렇게 완성됐다.
나윤선은 전날 무대의 정경화에 대해 "오텀 리브스'가 중간에 스윙으로 바뀌는데 스윙을 하더라"며 놀라워했다. 본래 8분 음표가 두 개 있으면 보통 '따아안' '따아안', 두개를 똑같은 길이로 연주해야하는데 스윙은 앞음을 좀 더 길게 연주하는 기교가 필요하다.
정경화는 "스승들에게 음악 표현과 함께 루바토를 배웠다"며 웃었다. 이탈리아로 '도둑맞다' '잃어버리다'를 뜻하는 루바토는 음악에서 '임의의 템포'로 통용된다. 연주자가 자기 나름대로 해석, 템포를 바꿔도 되는 부분이다. 정경화는 "한 소절 안에서 루바토를 쓰면, 그 박자는 지키되 그 안에서 자기가 창조를 해야 하다"며 "루바토 연구를 해서 '오텀 리브스'를 할 때마다 매번 다르게 오프닝을 한다"고 했다. "행복하고 너무 고맙다. 내 속의 것을 표현할 수 있는 경험을 했다."
지금 재즈에 도전한 것이 "내게는 맞는 타이밍"이라고 여겼다. "전구가 번쩍 하듯이 '아하, 윤선씨랑 같이 이런 경험을 하려고 평생 루바토를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즐거워했다.
두 사람이 협업의 가능성을 감지한 건 지난해 여름. 당시 국립극장 '여우락 페스티벌' 예술감독 나윤선과 '대관령 국제음악제' 공동 예술감독 정경화는 리셉션에서 만나 친분을 나누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윤선이 정경화가 석좌교수로 있는 이화여대에서 하는 강연을 듣고 그녀에게 친근감이 더 생겨 올해 처음 여는 '평창 겨울음악제'에 함께 하자는 말을 용기 있게 건넸다.
전날 무대에서 '주눅이 들었다'고 고백하기도 한 정경화는 클래식과 재즈는 전혀 다르다고 봤다. "클래식은 짜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재즈는 임프로바이즈(연주를 즉흥적으로 하는 것)가 있어서 각자 스타일이 독특하다. 나 선생 같은 경우는 완전 유니크하다."
전날 소녀처럼 수줍어하며 "나 선생과 바케니우스 앞이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한 정경화가 재즈 연주를 소화한 지금 기쁜 이유다. "클래식 음악과 재즈를 모두 잘 아는 사람도 있지만 그게 교통이 안 될 때도 있는데 너무 행복하다."
정경화가 재즈에 도전한 이유는 "하는 게 안 하는 것보다 낫다"는 현시점의 가치관 때문이다. "젊을 때는 하고 안 하는 것을 지독히 따졌다. 클래식 뮤직이 그랬다. 나는 그래도 자유롭다고 쳐주는 아티스트였지만."
전날 '그랜디오소'를 연주했을 때 나윤선이 즉흥적으로 뮤지컬 영화 '오즈의 마법사'의 '오버 더 레인보'를 부르자 깜짝 놀랐다. "혼자 흥얼거리던 건데 나 선생이 그걸 즉흥으로 해서 이것도 메시지인가 했다. 우주 속에 있지만 아무것도 안 보일 때 이 곡을 흥얼거렸거든."
전날 연주를 마친 뒤 주변사람들이 놀랐는지 반응이 없다고도 했다. 대신 나윤선이 클래식 음악을 하는 젊은 친구들 사이에 "어떻게 이런 일이"라는 반응이 있다고 귀띔했다.
"정말 정 선생님이 나온 게 맞느나 등의 반응이 있었다. 조카가 피아노를 치는데 전날 공연을 보고 너무 놀라며 희망을 가지고 가더라. 사실 악보에 쓰여 있는대로 모두가 연주하는 클래식음악에서 유니크함을 만들어내기는 힘들다. 자신의 톤을 찾기 위해 평생이 걸리니까. 같은 멜로디에 같은 편곡이니 힘들 수밖에. 그런데 선생님은 그 안에서 첫 소리만 들어도 선생님인지 알 수 있다."
현대 음악 작곡가는 새로운 것으로 클래식을 만들어내는 것에 대한 가능성을 보고 도전해보고 싶어하는데, 정경화가 그걸 보여줬다는 것이다.
정경화는 젊은 클래식 아티스트들이 우선 자신의 색을 먼저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잔소리인줄 모르지만 젊은 사람들이 조금 급하다. 10시간 이상씩 연습하니 테크닉은 기가 막히다. 근데 좀 더 인내를 가지고 추진해야 한다. 다른 사람이 한다고, 나도 해보자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모든 일에는 자기만의 시간이 있다."
나윤선도 정경화의 말에 동의했다. "어른들의 말씀 중에 기본에 충실해야한다는 것이 있다. 재즈뮤지션도 무섭게 연주한다. 드럼 치는 친구는 혼자 스톱워치를 켜고 배 고파질 때까지 계속 드럼만 친다." 정경화는 "(연습에 혹독하게 매달리는, 재즈 드럼 연주자 지망생이 나오는) 영화 '위플래쉬'처럼 정말 그런다"고 확인했다.
나윤선은 "맞다. 누가 보지도 않는데 열심히 한다. 재즈나 클래식 음악이나 모든 것에 관심을 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쨌든 음악은 본인이 듣기에도 만족이 있어야 한다"며 눈을 빛냈다.
자신의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낸 두 사람은 내내 정다웠다. "파리에서 20년 동안 지독히 얼마나 연구를 하고 공부를 하고"라고 정경화가 극찬하면, "선생님이 한 것에 비하면 그렇지 않다"고 나윤선은 거듭 겸손해했다.
정경화는 미국 진출을 본격적으로 앞둔 나윤선이 창의적인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미국 뉴욕 줄리아드 음악원에 유학한 정경화는 1960년대 미국에 가서 국제 무대에 도전한다고 하면 "한국 사람들이 부둥켜 안고 난리법석이 났다"고 돌아봤다. "요새는 상황이 다르다. 메트로 폴리탄에 프리마 돈나로 홍혜경 씨가 나오고 발레리나, 발레리노 다 활약하고 있다. 이렇게 세계무대를 뚫을 수 있는 건 그만큼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빅 뉴스가 있을 거라 믿는다."
전날 나이지리아의 항아리 모양 드럼인 우두 드럼과 아프리카 토속 악기인 칼림바, 와인 컵 등으로 크리에이티브한 면모를 뽐낸 나윤선은 "재즈 무대가 실험실"이라고 했다. "집에서 혼자 하는 것보다는 뮤지션들과 같이 만들어내는 것이 새로운 프로덕트를 내놓을 수 있다. 관객들도 우리 음악의 일부분이니 좋아하면 보여준 걸 취하고, 그렇지 않으면 버리기도 한다."
전날 정경화와 한 무대에 선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경험 많은 바케니우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정 선생님이 좋아하는 재즈 뮤지션으로 전설적인 오스카 피터슨이 있는데 바케니우스가 그 분의 마지막 기타리스트다. 이것도 인연이다. 바케니우스도 정 선생님을 워낙 좋아해 유럽에서 공연이 있는데도 시간을 쪼개 한국을 들렀다. 전날 연주를 하고 오늘 새벽 네 시에 떠났는데 계속 또 협업을 해야 하다고 말하면서 갔다. 연주하는 내내 하트 눈으로 선생님을 쳐다보더라. 하하."
정경화는 자신이 공동음악감독인 '평창 겨울음악제'에서 재즈와 협업을 "계속해서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더 배우길 원한다. 자유가 많은데 더 열심히 해야 한다. 브람스 협주곡을 15세 때 연주했으니 이제 55년 가량 연주했는데 어릴 때부터 여자이기 때문에 소리가 작다는 소리를 참을 수 없고 받아들이지 못해 내 소리는 컸다. 작은 소리를 내는 게 힘들었지. 지금은 (소리의 크기가) 조절이 된다. 내가 원하는 감정의 표현을 (어깨를 극도로 움직여가며) 몸을 지독히 쓰지 않아도 된다. 그런 점을 이 분야(재즈)로 표현하는 것도 타이밍이 절묘하다."
28일까지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콘서트홀과 용평리조트 그랜드볼룸에서 펼쳐지는 평창 겨울음악제는 아시아적 음악축제로 성장한 대관령 국제음악제의 겨울버전이다. 2년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의 문화올림픽을 준비한다는 취지다.
"올림픽에 참여하는 선수들은 4년을 트레이닝하고 몇십초에 결과가 판가름이 난다. 그런 정열을 기본 정신으로 끌어안아야 하니 '피스 인 하모니'가 중요하다. 서로 존중하고 교통하는 거 말이다." 이번에 클래식 아티스트와 재즈 아티스트가 통한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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