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2.25 03:00
수현재컴퍼니의 실험 연극 '열두 명의 성난 사람들'
객석 사이 돌아다니며 연기 펼쳐… 함께 현장 있는 듯 생생해 호평

"지금 우린 한 인간의 목숨 줄을 쥐고 있다는 겁니다. 만약 우리가 틀렸다면?"
"당신이 뭔데 우릴 심문하려는 건가?"
"이런 게 바로 배심원실에서 해야 할 일이죠."
지난 23일 오후 서울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공연된 연극 '열두 명의 성난 사람들'(레지날드 로즈 작, 문삼화 연출)은 아주 독특했다. 공연이 열린 장소는 극장 안 무대가 아니라 3층 로비였다. 70㎡(약 21평) 공간 4면에 두 줄로 의자 50개를 배치해 객석을 만들었다.
재킷이나 양복 같은 평상복을 입고 나타난 배우 12명은 객석 사이 좁은 공간과 화장실로 이어지는 통로를 왔다 갔다 하고, 객석 사이사이 빈 의자에 앉아 연기를 펼쳤다. 얼핏 봐선 누가 배우이고 관객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이날 딱 두 차례 열린 이 공연은 배우 조재현이 대표로 있는 공연 기획사 수현재컴퍼니의 새로운 실험이다. 조 대표는 "연극은 반드시 정해진 무대에서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벗어나고, 무대에 설 기회가 적은 젊은 배우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했다. 자기도 20대 시절엔 대학로에서 연극 포스터 붙이고 다니면서 한 번이라도 더 무대에 서려고 했다는 것이다. 최근 그가 출연한 연극 '에쿠우스'에서 조연인 말(馬) 역할을 맡았던 20~30대 배우들을 모아 이 공연을 기획했다.
배우들은 한 달 전부터 극장 로비에 모여 연습에 몰두했다. 주인공인 '8번 배심원' 역을 맡은 배우 노상원(32)은 "이런 공연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의구심도 들었지만, 막상 해 보니 여러 동료가 내는 에너지가 시너지 효과를 냈다"고 했다.
헨리 폰다 주연의 할리우드 영화(1957)로도 유명한 '열두 명의 성난 사람들'은 90분 동안 배심원실이라는 한 공간에서 대사를 통해 전개되는 연극이다.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은 소년의 유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모인 배심원들은 처음엔 의심의 여지 없이 유죄라고 판단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 보자'는 8번 배심원의 제의를 받아들여 토론을 펼친다. 그 과정에서 애초 각자 가졌던 생각엔 빈부, 인종, 세대와 관련된 여러 편견이 도사리고 있었음이 드러난다.
반응은 뜨거웠다. 페이스북을 통해 무료 예매를 시작한 지 30초 만에 전석 매진됐다. 별다른 조명이나 음향 장치도 없고 창문에 암막(暗幕)도 없는 공간이었지만, 긴박한 극 전개와 젊은 배우들의 열정 넘치는 연기 덕분에 공연 시간 내내 몰입의 강도가 컸다. 관객들은 "어디서도 경험해보지 못한 연극이었다" "연극 속 현장에 들어가 앉아 있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조 대표는 "앞으로 일주일에 한두 번이라도 로비 공연을 상설화할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당신이 뭔데 우릴 심문하려는 건가?"
"이런 게 바로 배심원실에서 해야 할 일이죠."
지난 23일 오후 서울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공연된 연극 '열두 명의 성난 사람들'(레지날드 로즈 작, 문삼화 연출)은 아주 독특했다. 공연이 열린 장소는 극장 안 무대가 아니라 3층 로비였다. 70㎡(약 21평) 공간 4면에 두 줄로 의자 50개를 배치해 객석을 만들었다.
재킷이나 양복 같은 평상복을 입고 나타난 배우 12명은 객석 사이 좁은 공간과 화장실로 이어지는 통로를 왔다 갔다 하고, 객석 사이사이 빈 의자에 앉아 연기를 펼쳤다. 얼핏 봐선 누가 배우이고 관객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이날 딱 두 차례 열린 이 공연은 배우 조재현이 대표로 있는 공연 기획사 수현재컴퍼니의 새로운 실험이다. 조 대표는 "연극은 반드시 정해진 무대에서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벗어나고, 무대에 설 기회가 적은 젊은 배우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했다. 자기도 20대 시절엔 대학로에서 연극 포스터 붙이고 다니면서 한 번이라도 더 무대에 서려고 했다는 것이다. 최근 그가 출연한 연극 '에쿠우스'에서 조연인 말(馬) 역할을 맡았던 20~30대 배우들을 모아 이 공연을 기획했다.
배우들은 한 달 전부터 극장 로비에 모여 연습에 몰두했다. 주인공인 '8번 배심원' 역을 맡은 배우 노상원(32)은 "이런 공연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의구심도 들었지만, 막상 해 보니 여러 동료가 내는 에너지가 시너지 효과를 냈다"고 했다.
헨리 폰다 주연의 할리우드 영화(1957)로도 유명한 '열두 명의 성난 사람들'은 90분 동안 배심원실이라는 한 공간에서 대사를 통해 전개되는 연극이다.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은 소년의 유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모인 배심원들은 처음엔 의심의 여지 없이 유죄라고 판단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 보자'는 8번 배심원의 제의를 받아들여 토론을 펼친다. 그 과정에서 애초 각자 가졌던 생각엔 빈부, 인종, 세대와 관련된 여러 편견이 도사리고 있었음이 드러난다.
반응은 뜨거웠다. 페이스북을 통해 무료 예매를 시작한 지 30초 만에 전석 매진됐다. 별다른 조명이나 음향 장치도 없고 창문에 암막(暗幕)도 없는 공간이었지만, 긴박한 극 전개와 젊은 배우들의 열정 넘치는 연기 덕분에 공연 시간 내내 몰입의 강도가 컸다. 관객들은 "어디서도 경험해보지 못한 연극이었다" "연극 속 현장에 들어가 앉아 있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조 대표는 "앞으로 일주일에 한두 번이라도 로비 공연을 상설화할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