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2.25 00:26
클라리넷 연주자 채재일, 25일 프랑세 협주곡 연주
어릴 때부터 장난감처럼 갖고 놀던 악기가 클라리넷이었다. 2001년 타계한 부친은 1985~1991년 서울시향에서 클라리넷 수석을 지낸 채일희 전 서울시립대 교수. 덕분에 아들인 그는 까맣고 길쭉한 이 목관악기를 재미로 불고 또 불었다. "근데 전공하기로 마음먹은 뒤부턴 남한테 지는 게 싫었어요. 콩쿠르 나가서 1등 못하면 이불 뒤집어쓰고 울었죠. 연습해서 또 도전하고…." 채재일(38)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지금은? 져도 돼요. 최선을 다했는데도 저보다 클라리넷을 더 잘 연주하는 사람 나오면 어떡하겠어요. 현실을 받아들이고 더 열심히 연습해야죠, 뭐" 하고는 커피를 꿀꺽 삼켰다.
서울시향 클라리넷 수석을 지내다 2012년 영남대 교수로 부임, 지난해 9월부터 한예종 음악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미국에서 3년, 그 후 시향에서 다시 7년… 그렇게 오래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다 보니 다른 삶을 살아보고 싶었어요. 10년이란 세월이 비슷함의 연속이었거든요." 그는 "크리스마스 한번 제대로 즐긴 적이 없었다"며 "기회가 찾아올 때 변화를 추구하지 않으면 '은퇴할 때까지 이렇게 살겠구나'란 생각이 들어 덜컥 겁이 났다"고 했다. "그래서 마음먹었어요. 지금 아니면 언제 자리가 날지 모르니 빨리 해보자!"
클라리넷은 대부분의 다른 악기들과 달리 비브라토(음을 아래위로 가늘게 떨어 아름답게 울리게 하는 기법)를 거의 쓰지 않는다. "소리 자체가 순수해서 비브라토를 굳이 안 넣어도 표현력이 뒤지지 않아요. 관악기치고는 음역대가 넓어서 실내악곡 등 레퍼토리가 많고, 관악 합주에선 클라리넷이 바이올린 역할을 할 정도예요."
그는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일수록 세상은 넓고 나보다 잘하는 사람은 도처에 있다는 걸 절감하게 됐다"고 했다. "제 또래 피아니스트가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조성진을 보면 '아, 쟤는 진짜…' 하는 생각이 들겠죠? 그래서 저는 제가 가진 재능을 믿고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했어요. '더는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땀 흘리는 거죠. 연습하다 보면 항상 벽에 부딪히는 느낌이지만 그 벽을 기어올라야 하는 게 연주자의 숙명이니까요." 취미로 클라리넷을 부는 아마추어 연주자들을 위해 그는 "메트로놈(박자기)과 튜너(조율기)를 같이 쓰면 도움이 된다"고 했다. "박자를 잘 맞추는 것 같아도 메트로놈으로 확인해보면 아닌 경우가 많거든요. 음정도 내가 듣기엔 괜찮은데 알고 보면 이상할 수 있으니까 기계를 통해 확인해 보면 참 좋아요."
25일 수원시향(지휘 김대진) 정기연주회에서 입맞추는 곡은 프랑스 현대 작곡가 장 프랑세의 '클라리넷 협주곡'. 테크닉이 까다롭고, 오케스트라와의 앙상블은 더 어려워 무대에서 정식으로 선보이는 건 처음이다. "사실 좀 후회하고 있어요, 딴 거 할걸…" 하며 그가 씩 웃었다.▷프렌치 시크=25일 오후 7시30분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 (031)250-5362~5
서울시향 클라리넷 수석을 지내다 2012년 영남대 교수로 부임, 지난해 9월부터 한예종 음악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미국에서 3년, 그 후 시향에서 다시 7년… 그렇게 오래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다 보니 다른 삶을 살아보고 싶었어요. 10년이란 세월이 비슷함의 연속이었거든요." 그는 "크리스마스 한번 제대로 즐긴 적이 없었다"며 "기회가 찾아올 때 변화를 추구하지 않으면 '은퇴할 때까지 이렇게 살겠구나'란 생각이 들어 덜컥 겁이 났다"고 했다. "그래서 마음먹었어요. 지금 아니면 언제 자리가 날지 모르니 빨리 해보자!"
클라리넷은 대부분의 다른 악기들과 달리 비브라토(음을 아래위로 가늘게 떨어 아름답게 울리게 하는 기법)를 거의 쓰지 않는다. "소리 자체가 순수해서 비브라토를 굳이 안 넣어도 표현력이 뒤지지 않아요. 관악기치고는 음역대가 넓어서 실내악곡 등 레퍼토리가 많고, 관악 합주에선 클라리넷이 바이올린 역할을 할 정도예요."
그는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일수록 세상은 넓고 나보다 잘하는 사람은 도처에 있다는 걸 절감하게 됐다"고 했다. "제 또래 피아니스트가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조성진을 보면 '아, 쟤는 진짜…' 하는 생각이 들겠죠? 그래서 저는 제가 가진 재능을 믿고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했어요. '더는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땀 흘리는 거죠. 연습하다 보면 항상 벽에 부딪히는 느낌이지만 그 벽을 기어올라야 하는 게 연주자의 숙명이니까요." 취미로 클라리넷을 부는 아마추어 연주자들을 위해 그는 "메트로놈(박자기)과 튜너(조율기)를 같이 쓰면 도움이 된다"고 했다. "박자를 잘 맞추는 것 같아도 메트로놈으로 확인해보면 아닌 경우가 많거든요. 음정도 내가 듣기엔 괜찮은데 알고 보면 이상할 수 있으니까 기계를 통해 확인해 보면 참 좋아요."
25일 수원시향(지휘 김대진) 정기연주회에서 입맞추는 곡은 프랑스 현대 작곡가 장 프랑세의 '클라리넷 협주곡'. 테크닉이 까다롭고, 오케스트라와의 앙상블은 더 어려워 무대에서 정식으로 선보이는 건 처음이다. "사실 좀 후회하고 있어요, 딴 거 할걸…" 하며 그가 씩 웃었다.▷프렌치 시크=25일 오후 7시30분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 (031)250-5362~5